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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자동차 업계 전망-- 'EV 무덤'이 암시하는 차기 경쟁 조건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4.1.4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1-09 10:38:12
  • 조회수179

Nikkei X-TECH_2024.1.4

편집장이 전망하는 2024년
2024년의 자동차 업계 전망
'EV 무덤'이 암시하는 차기 경쟁 조건

2023년에는 중국의 신흥 전기자동차(EV) 업체의 경영 파탄이 잇따랐다. 팔리지 않은 EV 더미는 'EV 무덤' 등으로 불리며 EV 사업의 어려움을 부각시켰다. EV 시프트는 환상이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정말일까? 필자는 EV 시프트 움직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옥석이 섞여 있었던 스타트업 업계에서 퇴출되는 EV 업체들이 있는 반면에 중국의 BYD 등 일부 승자가 세계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은 중국 EV 업체들의 세계 진출이 한층 가속화되는 해가 될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S&P Global Mobility에 따르면, EV의 세계 판매 대수는 2023년에 추정 960만대, 2024년에 133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 승용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EV의 비율(EV 점유율)은 23년에 12%, 24년에 16.2%로 예상된다. 상품과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될지를 가늠할 때 '16%의 보급률'을 넘는 것이 하나의 기준으로 꼽히는데, 2024년에 세계 EV 점유율이 16%를 넘을지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세계 자동차 업체 중에서 지금 가장 기세가 좋은 곳은 BYD이다. BYD는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시장에서 미국 테슬라를 누르고 세계 1위가 되었다. 23년 상반기(1~6월)에는 세계 신차 판매대수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125만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125만 대라는 숫자는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의 123만 대, BMW의 121만 대를 웃도는 숫자다. BYD는 5년 이내에 연간 신차 판매대수가 1000만대(현재 도요타자동차 수준)를 넘어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BYD는 원래 휴대전화기용 배터리업체로 창업했으나 EV의 심장부인 배터리에서 자체 강점을 가지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배터리와 더불어 전동파워트레인이나 전자제어유닛(ECU) 등 핵심 부품을 내제화하고 있어 비용 경쟁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의사결정 속도가 매우 빠르고, 상황에 따라 즉시 전술을 바꾸는 등 유연성도 뛰어나다. 이 같은 특징은 세계 1위 EV 업체인 테슬라와도 공통된다. 도요타나 독일 폭스바겐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BYD와 테슬라 같은 수직통합형 신흥 기업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24년에는 수평분업형의 새로운 플레이어들도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가 거대 통신기기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다. 화웨이는 중견 자동차업체와 공동으로 설립한 NEV 브랜드를 통해 전동파워트레인이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자체 운영체제(OS)인 ‘훙멍(鴻蒙, Harmony) OS’ 등을 제공한다.

자동차 자체는 만들지 않지만 자동차의 가치와 직결되는 기반기술을 제공해 NEV의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찍부터 ‘중국의 애플’로 불렸던 거대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도 24년에 EV 양산을 시작한다. 차량 제조는 타사에 맡기는 한편 ADAS/자율주행시스템 등 전자/소프트 영역에서 강점을 발휘한다는 생각이다.

'애플카'가 아닌 '샤오미카'의 가능성에 많은 소비자가 기대를 걸고 있다.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신흥 업체가 NEV라는 틀을 초월해 차세대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지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

EV/SDV에 대한 대응에서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일본의 자동차 업체는 24년에 반격을 노릴 수 있을까? ‘절망적’ ‘늦었다’는 소리가 들릴 것 같지만 여기서는 굳이 ‘지금이 기회’라고 말하고 싶다. 중국산 EV의 약진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과 유럽이 단숨에 보호주의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정치적 대립이 계속되는 미국에서는 22년에 성립한 IRA법(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해 중국산 EV의 퇴출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집행기관인 유럽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거액의 보조금으로 중국산 EV 가격을 인위적으로 깎아주고 있다며 23년 10월에 실태조사를 시작했다.

프랑스는 EV 보조금 적용 조건에 제조/수송 시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포함시킴으로써 중국산 EV를 실질적으로 배제할 방침이다. 이런 움직임에 일본도 따를 가능성이 높다.

각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배제' 움직임으로 인해 EV 시프트의 기세는 일시적으로 둔화되고, 일본이 자랑하는 HEV나 PHEV로 기회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HEV와 PHEV의 세계 수요는 30년 무렵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시기가 조금이라도 미뤄지면 일본 업체들에게는 플러스다.

특히 PHEV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평소 거리주행에서는 EV 주행이 가능하고,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하이브리드 주행이 가능한 PHEV는 개인적으로도 현 시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수익성이 높은 HEV와 PHEV가 팔리는 동안 본격적인 EV/SDV 시대를 대비한 기술 개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단기 개발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적 관측을 포함하는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달콤한 시나리오를 뿌리째 뒤집는 대사건이 23년에 발생했다. 다이하쓰공업의 품질인증 부정 문제이다.

23년 4월, 내부 고발에 의해서 측면 충돌 시험의 인증 절차에 관한 부정이 발각되었다. 이후 제3자위원회 조사 결과, 23년 12월에는 새로 174건의 부정 행위가 드러나면서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전 차종의 출고를 중단하는 이례적인 사태로 발전했다.

개발 기간 단축을 우선시한 결과 ‘강한 압박 속에 몰린 직원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제3자위원회의 분석이다. 불길하게도 이러한 상황은 HEV나 PHEV가 팔리는 동안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EV/SDV를 개발해야 하는 일본의 많은 자동차 업체에 해당된다.

BYD와 테슬라 등 신흥 기업들의 약진으로 인해 일본 업체의 선진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이번 품질인증 부정이다. 이 문제가 향후 어디까지 확산될지 현시점에서는 전망할 수 없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본 브랜드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품질/안전이라는 강점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비리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고름을 베어낼 각오를 해야 한다. 2024년에 ‘EV 무덤’이 아닌 ‘일본차 무덤’이 생기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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