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의 실패로 점철된 반도체 전략 -- 미래를 위해 과거 전략의 분석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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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3.6.21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06-29 15:27:42
- 조회수284
Nikkei X-TECH_2023.6.21
일본 정부의 실패로 점철된 반도체 전략
미래를 위해 과거 전략의 분석이 필요
일본 정부가 2021년부터 반도체 분야에 대폭적인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그 예산액은 2023년 6월 시점에서 공개된 것만 1조엔 이상이다. 그 상징적인 기업이 최첨단 반도체의 양산을 목표로 설립된 파운드리 Rapidus(도쿄)이다. 사실, 지금까지 일본의 반도체 전략 역사를 뒤돌아보면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 왔다. Rapidus의 성공을 위해 과거 전략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일본 반도체의 복권을 위해 최첨단 반도체를 소량 다품종 양산하는 파운드리를 설립.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 11개사가 출자하고, 국비에서 약 300억엔을 출자한다. 여기까지 들으면 Rapidus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2002년에 설립된 ASPLA라는 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은 일본 반도체가 회생에 나섰던 시기였다. 일본의 반도체 생산량이 세계 제일을 자랑한 것은 1980년대다. 거시서부터 미국과 한국의 추격으로 선두를 내주게 되었다.
반도체 시장에는 메가 트렌드로 불리는, 시장을 견인할 만한 게임 체인저가 여러 차례 나타났다. 80년대 메가 트렌드는 PC였다. 거대 컴퓨터인 메인프레임이 소형화되면서 미국 IBM이 81년에 발표한 PC ‘IBM PC’가 세계적으로 히트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 움직임에 뒤쳐지면서 니즈에 대응할 만한 저가 DRAM,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제공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2000년대, PC에 이어지는 메가 트렌드를 휴대전화기라고 전망했다. 다시 새로운 시대의 조류를 타고 80년대의 영광을 되찾으려 했다. ‘MIRAI’ ’아스카’ ‘HALCA’의 3대 프로젝트로 시작해 ‘아스카Ⅱ’ ‘쓰쿠바 반도체 컨소시엄(TSC)’ ‘DIIN’ 등 2001년도부터 수많은 반도체 전략을 실시했다.
ASPLA는 이 같은 반도체 전략 중 하나다. 당시는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까지 전개하는 IDM(수직통합형 디바이스 업체)에서, 설계는 팹리스(Fabless), 양산은 파운드리라는 수평분업 시대로의 전환이 과제였다. “ASPLA는 새로운 메가 트렌드에 대응하면서 파운드리의 국내 보급으로도 이어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기업이었다.
ASPLA와 Rapidus의 컨셉은 가깝다. 파운드리를 설립하고 그곳에서 소량 다품종 반도체를 양산한다. ASPLA가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기와 같은 디바이스는 모델이 몇 년마다 교체되고 품종도 많기 때문이다.
Rapidus가 대상으로 하는 것은 AI(인공지능)으로, IoT(사물인터넷) 등에 대한 내장을 전망하며 역시 소량 다품종을 노린다. 그런데 ASPLA는 2005년에 거품처럼 사라졌다. 출자한 반도체 회사들을 제대로 총괄하지 못했던 것이 사라진 원인 중 하나다.
ASPLA는 파운드리라고 해도 설립된 이후부터는 반도체 시제품만 제작했다. 당시 첨단 프로세스인 90nm 반도체를 11개사가 공동 개발/시작(試作)하고, 그 반도체를 각 사가 제품에 응용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ASPLA에서 각 사의 공통 프로세스가 정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는 타사와의 경쟁에 뒤쳐지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출자한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90nm 반도체를 제조해 차례차례 제공했고, ASPLA가 등장할 무대는 없어져 버렸다.
2023년 현재, 일본 국내에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파운드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반도체 전략은 실패였다. 일본에서만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자민당 전 간사장이자 반도체전략추진 의원연맹회의 아마리(甘利) 회장은 말한다. “일본 반도체의 지금까지의 실패는 일본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에 있었다”라고 Rapidus의 고이케(小池) 사장은 말한다. 그것도 큰 원인일 것이다.
다만 기자들은 더 뿌리 깊은 실패의 원인이 있다고 본다. 우유부단한 국가/기업의 전략이나 유연성 없는 경영 판단. 그리고 애초에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그동안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경제산업성의 방침에서는 미국이나 네덜란드, 대만, 한국 등의 해외와 협조한다고 한다. 이것만 가지고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라고 단언하는 것은 성급하다.
예를 들면, 2000년대의 3대 반도체 프로젝트의 하나인 ‘아스카’에는 한국의 삼성전자도 가세했었다. 기업 측을 예로 들면 미국 IBM이 1971년에 설치한 시가 노슈 공장에서 한때 첨단반도체를 양산하고 있었다. 국제 공조의 기운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국가 프로젝트는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겉으로 볼 때 분명히 실패로 보이는 프로젝트라도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패를 지식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의 반도체 전략 프로젝트 ‘MIRAI’를 이끈 히로세(廣瀬) 씨는 ‘닛케이 마이크로 디바이스’의 취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경향은 ‘MIRAI’ 이후의 반도체 국가 프로젝트나 연구개발 기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의 전략을 ‘실패’라고 인정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큰 전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산업성은 2021년부터 민관 협력으로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 검토회의'를 발족해 지속적으로 반도체 분야 등의 시장 분석과 전략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지금의 각국 정부의 동향이나 미래의 반도체 전략이 논의의 메인 테마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미래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거를 철저하게 분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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