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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8회): 일본 반도체 부활 전략의 출발점, ‘구마모토(熊本)’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3.6.21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06-29 15:26:28
  • 조회수224

Nikkei X-TECH_2023.6.21

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8회)
일본 반도체 부활 전략의 출발점, ‘구마모토(熊本)’

“크다”.
논밭이 펼쳐진 길 끝에 상자 모양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 거대함에 자신도 모르게 탄식이 새어 나왔다.

올 봄, 필자가 찾은 이곳은 준공이 임박한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코너에는 'jasm'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고, j의 동그라미는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붉은색으로 되어 있었다. 여기가 라피더스(RAPIDUS)로 이어지는 일본 반도체 전략의 출발점이다.

규슈(九州)의 중앙에 위치한 구마모토(熊本) 현 기쿠요(菊陽) 정. 구마모토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곳에 건설 현장이 있었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했을 때에는 이곳이 일본 정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땅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다. 주위에는 고즈넉한 전원 풍경만이 펼쳐져 있어 반도체라는 첨단기술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였다.

그러나 공장 지대에 가까워지면서 풍경은 확 달라졌다. ‘세미콘 테크노파크’라고 적힌 간판을 지나자 반도체 공장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재팬 어드밴스드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JASM)의 거대한 신설 공장이었다. JASM은 2021년, 대만 TSMC의 자회사로 설립되었다.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는 첨단 반도체 제조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TSMC의 일본 유치는 경제산업성의 비원이었다.

세계에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정밀 기기의 두뇌를 담당하는 ‘로직 반도체’ 분야에서 미세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로직 반도체 공장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일본 반도체의 재건을 위해서는 TSMC와 같은 해외 파운드리가 일본에 공장을 설립해주는 것밖에 대안이 없었다.

이것이 새로운 기업 JASM으로 승화되었다. 라피더스가 목표로 하는 2나노미터 세대 반도체보다도 구세대인 22/28나노미터가 타깃이다. 트랜지스터 구조인 ‘FinFET’을 사용해 12/16나노미터 세대 반도체도 제조한다고 한다.

하지만 구세대라고 해도 그 용도는 최첨단이다.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는 예를 들어, 차량용 마이크로컴퓨터나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탑재되는 이미지센서라는 부품에 사용된다. 자동차의 전자 제어나, 최첨단 스마트폰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부품이다.

JASM에는 국내 산업을 리드하는 2개 사가 관련되어 있다. 도요타그룹 계열의 자동차부품업체 덴소와 소니그룹 계열로 이미지 센서를 중심으로 생산하는 소니세미컨덕터솔루션즈(SSS)이다. 양 사는 출자 기업인 동시에 미래의 유저이기도 하다.

반도체 마을이 완성되는 모습은 마치 축제와도 같았다.
SSS의 자매 회사인 소니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 반도체 장치를 생산하는 도쿄일렉트론큐슈, 장치 부품을 생산하는 나카야마정밀(ナカヤマ精密), 반도체 제조용 가스를 생산하는 일본에어리퀴드 등, 여러 기업들이 기쿠요 정 인근에 공장을 설치 및 증축하고 있었다.

JASM의 새로운 공장 현장에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왕래했다. 건설 부재를 운반하는 트럭과 현장 인부들이었다.

건물 완공은 2023년으로, 1년도 채 남지 않아 구마모토 전역의 현장 작업자들이 집결해 있는 것 같은 성황이었다.

그 경제 효과도 막대했다.
설비투자 비용은 무려 86억 달러(약 1조 1,400억 엔)에 이른다. 경제산업성은 반도체 관련 예산에서 JASM의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의 약 절반을 조성. 이것은 사실 산업 육성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효율이 좋은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경제산업성은 JASM 이외에도 기오쿠시아의 미에(三重) 현 욧카이치시(四日市)의 반도체 메모리 공장에 대해서도 약 2,800억 엔을 조성. 경제산업성의 공표 자료에 따르면, 이 두 공장의 건설은 일본의 GDP(국내총생산)에 약 4조 2,000억 엔의 플러스가 된다고 한다.

경제 파급효과는 더욱 커 약 9조 2,000억엔. 세수 효과는 약 7,600억 엔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일본에 있어서 이익이 되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규슈는 일명 실리콘 아일랜드로도 불리고 있다. 지금까지도 일본 반도체 제조의 대부분을 담당해 왔다. 경제산업성 규슈경제산업국에 따르면, 2020년 시점의 IC 생산 금액은 전국의 43.1%를 차지. 반도체 제조업 전체에서도 약 20%로 국내에서 가장 비율이 높다.

그렇다면 규슈에 반도체 제조 공장이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중 하나가 물이다.
“우선 물이 많은 땅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대량으로 물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지자체가 협력적인지, 넓은 부지가 있는지, 교통편이 좋은지 등이 중요하다”.

필자가 이전 한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을 견학했을 당시, 담당자에게 반도체 공장 용지는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질문하자 이러한 답변이 돌아왔다.

반도체 공장에는 대량의 수자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회로의 폭이 나노미터 규모인 반도체가 있다고 하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쓰레기라도 반도체 안에 들어가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게 된다. 이 쓰레기(파티클이라고 불린다)를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는 순수한 물로 세정·제거한다. 쓰레기를 최대한 없애 불량품 발생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번 세척해야 한다.

예를 들어, TSMC는 2021년, 보유한 공장에서 총 1,400만~1,500만 개 가량의 웨이퍼(직경 12인치)를 생산했다. 그리고 그 해 소비한 수자원의 무게는 약 8,267만 톤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웨이퍼 1장 당 약 6톤의 물이 소비된 것이다. 양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는 원판에 거대한 트럭 한 대 분량의 물이 사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물이 풍부한 땅이 필요하다.

규슈는 물이 풍부하다. 강수량이 많아 지하수와 하천수가 풍부하게 저장되어 있다. 넓은 용지도 확보할 수 있으며, 공항이 산재해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러한 좋은 조건 때문에 반도체 공장과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거점이 모여들고 있다.

규슈의 TSMC 유치와 JASM 설립이 발표된 이후, 규슈에 반도체 공장의 신설 및 증설이 잇따랐다. 구마모토 현에서만 총 6개 사, 규슈 전체에서는 총 11개 사가 관련 공장 거점 강화를 실시하고 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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