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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5회): IBM의 전화로 시작된 라피더스 설립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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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일자 2023.6.1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06-26 21:31:13
  • 조회수282

Nikkei X-TECH_2023.6.16

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5회)
IBM의 전화로 시작된 라피더스 설립의 여정

원래, 라피더스(RAPIDUS)는 IBM의 제의로부터 시작되었다.
“2나노미터 세대 기술을 제공하고 싶다”.

IBM의 이러한 제의는 설립 3년 전인 2019년 중반에 들어왔다. 이때부터 일본에서는 그 기술의 수용처를 어디로 할 것인가 등의 논의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기업 설립에 이르렀다고 한다.

IBM이 일본에 노하우를 제공하는 주된 이유는 2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자사 제품용 파운드리를 갖고 싶다는 것. 다른 하나는 노하우 제공으로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수익이라고 하는 비즈니스 메리트이다.

IBM은 중앙집권적 거대 컴퓨터에서 시작해 대형 컴퓨터 시스템인 IBM 메인프레임(IBM mainframe)과 1980년대 폭발적인 유행을 불러 일으킨 초기 PC ‘IBM PC’를 출시. 현재는 AI '왓슨(Watson)', 상용 양자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 등이 IBM의 간판 제품이다.

IBM은 100년 넘게 테크놀로지 업계의 기술 진보를 이끌어 왔다. 반도체 연구개발에서도 아직 세계 최전선에 있다. 2나노미터 반도체에서는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시험 칩 작성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IBM은 현재까지 반도체 양산에 착수하고 있지 않다. 개발과 양산에는 각각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공장에서 양산된 반도체 중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양품의 비율을 수율(Yield)이라고 한다. 이 수율 향상에는 독자적인 노하우가 요구된다.

IBM의 현재 입장은 연구개발은 하되 대량 양산은 파운드리에 위탁한다는 것. 혹은 파운드리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나 인텔과 제휴해 첨단 반도체 노하우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일본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은 동맹국에 IBM용 파운드리가 있으면 IBM의 입장에서는 편리하다. 자율주행과 AI,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으로 전세계 데이터량은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 IBM이 제공하는 데이터 서버의 수요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IBM이 설계한 칩을 만들어 주는 가까운 관계의 파운드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IBM의 생각이다.

비즈니스 메리트도 크다. 삼성전자와 인텔에 대한 노하우 제공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이 거래되는 비즈니이스이다. 라피더스와의 제휴로 일본 측으로부터 “IBM에 수 천억 엔이 전달될 것이다”(어느 반도체 업계 관계자)라는 소문도 있었다. IBM 입장에서 라피더스와의 제휴는 기존 노하우를 전수해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돈벌이'라고 할 수 있다.

“2나노미터 기술을 제공하고 싶다”. 2019년, 현 라피다스의 히가시 회장에게 기술 제공을 제안한 것은 IBM의 켈리 CTO(최고 기술 책임자)였다. 히가시 회장은 이 직전까지 제조장치 제조업체인 도쿄일렉트로닉의 회장이었다. IBM과의 관계가 깊다고는 하지만, 제조장치 제조사에서 반도체 제조를 담당할 수 없었다.

히가시 회장으로부터 제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경제산업성의 간부는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반도체 재건을 드디어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즉시 기술의 수용처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산업계의 반응은 경제산업성의 기대와는 정반대였다.

가장 첫 번째 후보는 국내 반도체 업계를 선도하는 르네사스였다. 르네사스는 설계부터 제조, 양산까지 추진하는 IDM(수직통합형 디바이스 제조사)이라고 불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었다. 1987년, 파운드리가 등장해 보급되기 이전부터 있었던 방식이다. 대표적인 IDM 채택 기업으로는 인텔이 있다.

르네사스의 나카(那珂)공장(이바라키 현)에서는 차량용으로 40나노미터 반도체를 자체 제조한다. 국내 양산 공장으로는 최첨단이다. 하지만 40나노미터 이전 세대의 반도체 제조는 파운드리에 위탁할 방침이어서 경제산업성으로부터의 제의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

역시 IDM을 채택하는 일본 기업 기오쿠시아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오쿠시아는 스마트폰 등의 메모리 장치로 활약하는 반도체 메모리를 제조하고 있다.

기오쿠시아는 원래 도시바에서 파생된 회사이다. 도시바(정확히는 자회사인 도시바 디바이스&스토리지)도 후보 중 하나였지만 사장 교체와 타사로부터의 인수 제안 등으로 경영이 어수선해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었다.

다른 대기업들도 대체로 비슷했다. 일본에서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회사의 상당수는 파운드리에 위탁하고 자체적으로 제조하지 않는 팹리스(Fabless)라고 불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 시장 상황에 따라 경영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반도체 부문을 폐기하거나 매각했다.

새롭게 파운드리를 시작하는 동기 부가가 이들 기업에는 없었다. 이들 기업의 경영자 입장에서는 양산화 및 수익화 전망이 불투명한 최첨단 파운드리는 시한폭탄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제기된 것이 새로운 회사의 설립이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추진한 것이 민관 합동으로 반도체 및 정보통신 인프라의 미래를 논의하는 반도체디지털산업전략검토회의(반도체전략회의) 구성 멤버들이었다. 회의는 2021년부터 부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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