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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4회): 라피더스 설립에 투영되는 미국의 그림자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3.6.15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06-26 21:25:47
  • 조회수281

Nikkei X-TECH_2023.6.15

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4회)
라피더스 설립에 투영되는 미국의 그림자

라피더스(RAPIDUS)의 설립 기자회견에서 고이케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저희는 이 사업을 제대로 육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창업 개인 주주 12명이 이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라피더스는 고이케 사장과 히가시 회장이 경영주주가 되면서 반도체 전문가 그룹인 12명과 협업해 설립되었다. 8개 사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해 출자했다고 밝혔다.

설명을 들으면서 기자회견장에는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첫 번째가 “왜 최첨단의 2나노미터 세대인가?”이다. 일본에는 원래 첨단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회사가 극히 적다. 현재의 주된 용도는 스마트폰이지만, 일본에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같은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제조사가 없기 때문이다. 보물을 썩힐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는 GAFAM(구글, 애플, 메타(구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마이크로소프트로 구성된 거대 IT기업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은 이들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으로, 새롭게 그 수요를 가로채는 것은 쉽지 않다.

“일본에 유저가 있을까요?”
한 기자가 마지못해 질문을 던지자 히가시 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세계적으로 2나노미터 세대가 실용화하는 것은 2025년경. 그때쯤이면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자율주행 등에서 수요가 생길 것입니다”.

이러한 답변에도 기자들은 납득하지 않았다. 전세계 파운드리들이 진을 치고 있는 싸움에서 신생 기업인 라피더스가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그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저는 충분한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도 명확한 답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왜 2나노미터인지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2나노미터 세대 반도체 양산에는 일본과 미국이 연대하고 있다. 라피더스 설립에 미국 정부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 대만은 10나노미터 세대 이후의 이른바 ‘첨단 반도체’ 양산에 있어 세계점유율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만 포위 가능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을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바로 일본이다. 파운드리에서 세계 2위 삼성전자를 거느린 한국도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북한의 도발 가능성, 중국과 미국을 저울질하는 정치적 자세 때문에 선택하기 어렵다.

일본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비교적 낮고, 정치적으로도 미국과의 관계가 깊으며 주요 반도체 6개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최첨단, 즉, 2나노미터 이후의 제조 기반을 갖추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어떻게 첨단 반도체의 제조·양산 노하우를 획득할 것인가? IBM이 그 해답이다. IBM은 라피더스에 첨단 반도체 제조 노하우를 제공한다. 라피더스는 IBM 같은 해외 기업이나 imec와 같은 연구기관에 자사 엔지니어를 파견해 노하우를 획득한 뒤 일본으로 돌아온다. 이른바 ‘반도체의 이와쿠라(岩倉) 사절단(메이지 4년에서 메이지 6년까지 유럽과 미국에 파견된 사절단)’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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