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3회): 라피더스 설립을 위해 가동된 경제산업성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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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일자 2023.6.14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06-25 22:16:12
- 조회수327
Nikkei X-TECH_2023.6.14
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 (제3회)
라피더스 설립을 위해 가동된 경제산업성의 청사진
라피더스(RAPIDUS)라는 기업이 탄생하게 된 이유에는 ‘산업 육성’이라고 하는 경제산업성의 남다른 집념이 있었다. 라피더스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국책 파운드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산업성은 ‘국책’을 부정하며 라피더스는 어디까지나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민간 기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반도체 재건이라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국책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일본에는 오랜 기간 반도체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세계 반도체 제조 시장에서 일본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파운드리는 예를 들면, 미국의 애플과 같은 단말기 제조사로부터 반도체 칩 제조를 수탁하는 기업이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노트북인 ‘맥북’의 기초를 이루는 반도체 칩 설계는 자사에서 실시하지만, 그 제조는 파운드리에 위탁하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 칩은 막대한 투자와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된 노하우가 없으면 제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품의 판매 상황에 따라 그 조달수가 크게 변동하는 반도체 칩 제조 공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높다. 애플뿐만 아니라 미국의 AMD(Advanced Micro Device)와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업계의 거인들도 반도체 칩 제조를 파운드리에 의존하고 있다. 즉, 파운드리는 최첨단 반도체의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그것을 공급하는 핵심적인 존재이다.
일본은 낙오되었다고는 하지만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는 아직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시점의 반도체 생산 능력은 세계 4위로, 15%를 차지했다(미국 노메타리서치 조사). 한국(23%), 대만(21%), 중국(16%), 미국(아메리카 대륙 전역 11%), 유럽(5%)과 함께 반도체 주요 6개 국 중 하나이다.
최첨단 반도체 칩 파운드리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로는 미국에는 인텔, 한국에는 삼성전자, 대만에는 TSMC(臺灣積體電路製造)가 있다. 중국에도 SMIC(中芯國際集成電路製造)라는 파운드리 기업이 있다. 이러한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능력 증강에 주력해야 한다. 유럽에는 대형 파운드리가 없으며, 6개 국 중에서도 반도체 생산능력이 5%로 크게 낮다.
일본이 현재도 15%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반도체 메모리 제품 덕분이다. 하지만 데이터 처리를 위한 로직 반도체는 세대 교체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최첨단이 40나노미터 세대에서 오랜 기간 머물러 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의 고도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향후 한층 더 새로운 세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로직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일본에 파운드리가 없는 것은 반도체 제조 분야의 쇠퇴를 의미한다.
전회에 기술한 ‘마스터 팹(Master Fab)’ 구상과 같이 기존에도 일본에 파운드리를 만들려는 움직임은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거듭된 실패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지금까지의 실패 경험을 활용해 더욱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지 않으면 성공을 거둘 수 없을 것이다.
라피더스의 공식 사이트에는 사업 내용에 대해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 반도체 소자, 집적회로 등 전자부품의 연구, 개발, 설계, 제조 및 판매
• 친환경 고효율 전력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
• 반도체 산업을 담당하는 인재의 육성·개발
즉, 라피더스와 그 배후에 있는 경제산업성이 그리는 청사진은 이렇다. 라피더스는 2나노미터 세대의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제조까지를 담당한다. 또한 전세계 반도체 기술자들을 확보. 국내 엔지니어들이 세계 최첨단 기술 및 제일선의 엔지니어들과 접함으로써 인력 부족이 심각한 반도체 업계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2나노미터 세대는 아직 세계에서도 양산이 시작되지 않았을 정도의 최첨단 기술이다. TSMC는 이 세대의 반도체 ‘N2’의 양산을 2025년에 개시한다고 밝히고 있고, 삼성전자와 인텔도 아직 양산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라피더스 전략이 지금까지의 반도체 전략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인재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1980년대 황금기를 지나면서 일본의 반도체 인력 수요는 급속히 줄었다. ‘이직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를 떠나고 싶다’라고 말하는 반도체 기술자들이 다음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문제가 심화된 것은 2010년대로, 먼 옛날 일이 아니다.
과거 반도체 입국을 담당했던 젊은이들이 50대가 되면서 업계의 짐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들이 자녀에게 반도체 업계에 취직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리고 지금, 반도체 인력은 현저히 부족하며 첨단 노하우도 없다. 인재 확보는 급선무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본에 최첨단 반도체를 들여올 것인가? 라피더스의 양산 로드맵은 이렇다. 2나노미터 세대 연구개발은 새로운 연구기관 LSTC와 협업한다. LSTC는 산/관/학 연대를 위한 가상 조직으로, 전국 대학 및 정부 연구기관 등이 참여한다.
이와 함께 IBM와 벨기에의 반도체 연구기관 imec, 신설된 미국의 연구기관 NSTC(National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와 연대한다. 라피더스는 LSTC와 협력해 반도체 파일럿 라인을 가동. 이것을 사업화해 라피더스의 양산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 설립 발표 전날 시점의 보도에서는 도요타와 NTT, 소니그룹과 같은 대기업들이 라피더스를 전면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일본 정부(정확하게는 국립연구개발법인인 NEDO)가 3~10억 엔을 거출하는 데 반해, 민간 기업 8개 사는 700억엔으로 적다.
도요타는 자율주행, NTT는 통신용 반도체 유저로서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출자를 제의 받았다. 설립 시점에서는 형식적으로 참여한 민간 기업들도 많아 라피더스에 대한 열의는 기업마다 다르다. 라피더스는 경제산업성의 지휘 아래 첨단 반도체의 제조기반을 확립하는 회사라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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