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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지에 맛을 전달하는 '텔레테이스트(Tele-Taste)' -- 맛 분석과 맛 재생으로 실현에 도전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22.6.17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06-27 21:32:58
  • 조회수400

Nikkei X-TECH_2022.6.17

‘좋은 맛'을 측정하는 식품 DX
원격지에 맛을 전달하는 '텔레테이스트(Tele-Taste)'
맛 분석과 맛 재생으로 실현에 도전

식품 분야에서의 디지털 기술 활용이 한층 더 앞서가고 있다. 기린홀딩스는 사람이 느끼는 ‘짜다’ 등의 감각을 전기신호를 통해 제어하는 ‘전기미각’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저염식으로도 일반 식사와 동등한 짠맛을 재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야마가타(山形)대학은 3D프린터를 통해 '푸드로스(Food Loss)'나 개호식(간호식) 등 음식에 관련된 사회적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맛의 디지털 출력 기술과 미각 센싱을 조합함으로써 원격지에 맛을 전달하는 ‘텔레테이스트’가 실현되는 미래가 보이고 있다.

건강식, 개호식, 푸드로스 문제와 같은 음식에 관련된 사회 과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는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람이 느끼는 맛을 조작하는 ‘전기미각’ 기술이다. 미약한 전기신호를 통해 음식 내 이온의 움직임을 제어하거나, 혀의 막전위(膜電位) 변화를 모방해 맛을 착각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저염식의 짠맛을 강화할 수 있다.

기린홀딩스(이하, 기린)와 메이지(明治)대학 종합수리학부 첨단미디어사이언스학과 미야시타(宮下) 교수 연구팀은 4월, 0.5mA 이하의 미세 전류를 발생시키는 젓가락형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발표. 저염식 샘플의 짠맛을 실제보다 강하게 느끼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 젓가락형 디바이스는 한쪽 끝에 전극이 붙어 있어 흐르는 전류를 통해 음식에 포함되어 있는 나트륨이온(Na+)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젓가락을 입안에 넣은 직후 전류를 흐르도록 해 전극 부근에 짠맛의 원인 물질인 Na+를 유인한다. 그 후 전원을 끄면 고밀도의 Na+이 한꺼번에 이동하기 때문에 혀에 닿는 확률이 높아져 짠맛이 증강하는 시스템이다. 젓가락에서 흐르는 전류는 0.5mA 이내로 사람의 혀에 전기 자극이 느껴지지 않아 맛을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

기린과 메이지대학이 공동 개발한 이 짠맛 증강 기술의 개요는 이하와 같다. Na+가 혀에 닿는 확률을 향상시켜 염분을 적게 해도 원래와 동등한 짠맛의 강도를 재현하는 기술이다. 전용 디바이스도 개발되었다. 현재는 젓가락형과 손목시계형의 디바이스로 나뉘어져 있지만, 향후에는 젓가락형에 제어 장치도 내장할 계획이다.

기린과 메이지대학은 실험에서 일반 식품을 모방한 샘플 A(식염 0.80%함유)와 저염식을 모방한 샘플 B(식염 0.56%함유) 2종류를 준비해 느껴지는 짠맛의 강도를 평가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기 자극을 가함으로써 샘플 B의 짠맛은 1.5배 증강되어 저염식이면서 일반 식품과 같은 정도의 짠맛을 재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이 느끼는 짠맛 강도를 샘플 별 및 짠맛 증강 기술의 유무에 따라 비교한 결과, 짠맛 증강 기술을 이용해 식염 함유량이 30% 낮아도 일반 식품과 동등한 짠맛을 재현할 수 있는 것을 알아냈다.

짠맛이 느껴지는 저염식을 재현하기 위한 접근법으로는 전기미각 외에도 칼륨계 대체염 등이 있다. 하지만 대체염은 짠맛의 재현성이 낮다는 과제가 있어 보급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기린은 전기미각의 조기 실용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겔과 같은 단순한 샘플뿐만 아니라, 저염 된장국과 같은 실제 식사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이다. “2023~2024년경에 사업화하고 싶다. 실용화되면 젓가락형 디바이스와 저염식을 세트로 판매할 예정이다”(기린 헬스사이언스사업부 신규사업그룹의 사토(佐藤) 씨)라고 한다.

동일하게 전기미각을 연구하는 도쿄대학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의 아오야마(靑山) 특임강사는 보다 사용하기 쉬운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기린의 시제품이 젓가락을 전극으로 이용하는 데 반해, 아오야마 특임강사가 개발하는 것은 턱과 목 뒤쪽 피부에 각각 전극이 부착되어 있다. 젓가락형 디바이스의 경우, 젓가락을 입에서 떼면 이온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지만, 피부에 부착하면 그 제약을 받지 않게 되어 짠맛의 강도나 지속 시간 등을 보다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몸에 전극을 붙인 채 식사를 하기 때문에 ‘먹기 어렵다’, ‘보기 좋지 않다’ 등, 실용성에 과제가 남는다. 아요야마 특임강사의 연구팀은 입안에 소형 전극을 넣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 쌀가루×3D 프린터 --
전기미각 외에도 맛을 출력하는 디지털 기술로는 야마가타(山形)대학 공학부 기계시스템공학과의 후루카와(古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3D 프린터를 이용한 식품 제조 기기 ‘3D 푸드 프린터’가 있다.

3D 푸드 프린터는 페이스트 형태로 가공된 식재료를 프린트해 본래의 식재료를 재현하는 기술이다. 후루카와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D 프린터는 겔 형태의 재료를 성형하기 어려워 식품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과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후루카와 교수 연구팀은 재료에 쌀가루를 섞어 쌀가루에 함유된 전분을 접착제로 사용함으로써 이 과제를 극복했다.

연구팀이 3D 푸드 프린터를 통해 해결하려는 사회 과제는 2가지. 하나는, 푸드로스 문제 해결이다. 야채 등의 식재료를 분쇄해 분말로 보존한 후, 필요한 타이밍에 분말과 쌀가루를 물에 녹여 3D프린터로 성형해 원래의 식재료로 복원할 수 있다. 분말은 연 단위의 장기 보존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통상적으로 폐기되는 규격 외 야채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식량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또 하나는 개호식으로의 활용이다. 개호식은 씹는 힘이 쇠약해진 사람을 위한 식사이다. 식재료를 갈아 페이스트 형태로 만든 죽과 같은 형태가 많다. 야마카타대학의 가와카미(川上) 준교수에 따르면,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형태 때문에 이용자가 식사 시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야마카타대학 연구팀은 3D 푸드 프린터를 사용해 개호식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시각적으로도 맛있게 보이도록 했다. 예를 들어, 당근을 갈아 걸쭉하게 만든 다음 쌀가루를 섞어 3D 푸드 프린터로 다시 당근 형태로 성형했다. 그러면 모양은 당근이지만 매우 부드러워 고령자도 씹을 수 있는 요리가 된다. 쌀가루의 양으로 부드러움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씹는 힘에 따라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3D 푸드 프린터는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1대에 300만엔이라고 하는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되어 보급이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후루카와 교수는 보급 촉진을 위해 ‘야와라카이 3D 공창(共創) 컨소시엄’이라고 하는 3D 푸드 프린터 보급 단체를 설립해 산학 제휴로 사업화의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미쓰이화학(三井化学)과 식품업체 등이 가입하고 있다.

-- 집에서 유명 음식점의 맛을 재현? --
이러한 맛의 출력 기술과 맛의 센싱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마치 영상을 전송하는 것처럼 맛을 원격으로 전달하는 ‘텔레테이스트’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시 말해, 어떤 요리의 기본이 되는 5가지 맛(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을 센싱한 뒤 원격지에서 전기미각이나 3D 푸드프린터를 통해 재현하는 것이다. 전기미각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메이지대학의 미야시타 교수는 텔레테이스트 실현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기 신호로 사람의 혀 위에 5가지 기본 맛을 각각 재현하는 맛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이 맛 디스플레이는 튜브처럼 생겼으며 내부에 5가지 기본 맛을 느끼게 하는 전해질을 각각 녹여 겔 형태로 굳힌 것이다. 이 5개의 겔을 혀에 닿게 한 다음 전류를 흘려 보내 겔 내부의 이온을 전기영동시켜 사람의 입맛을 조작한다. 이를 통해 혀가 느끼는 5가지 기본 맛의 비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텔레테이스트 실현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제 중 하나는 후각 센싱이다. 사람은 식사할 때 미각뿐만 아니라 후각도 함께 지각한다. 이 때문에 텔레테이스트에는 후각의 재현도 불가결하다. 하지만 후각은 원인 물질이나 수용체의 수가 많아 센싱이 매우 어려워 “식사 체험 전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미각 센서를 개발하는 AISSY의 스즈키(鈴木) 대표이사장)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텔레테이스트는 언젠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야마카타대학의 가와카미 조교는 “결국 공동 연구는 무산되었지만, 3D 푸드 프린터로 텔레테이스트 실험을 하기 위해 3년 전 미야시타 교수와 논의한 적이 있다”라며 적극적으로 연구를 추진할 의향을 밝혔다. 앞으로 집에 있으면서 유명 음식점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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