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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의 도전장, 바다에서의 자율주행 -- 세계 최초의 무인운항 소형 여객선, 국제 표준 주도권 쟁탈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2.1.14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01-23 20:36:35
  • 조회수366

Nikkei X-TECH_2022.1.14

세계로의 도전장, 바다에서의 자율주행
세계 최초의 무인운항 소형 여객선
국제 표준 주도권 쟁탈을 향한 일보

2022년 1월 11일. 비가 몰아치는 추운 날씨 속에 기자는 도쿄만에 있는 무인도 사루시마로 향하는 선상에 있었다. 물론 관광으로 온 것은 아니다. 세계 최초의 소형 무인 운항선의 실증실험을 취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무인 운항선 실증실험에서 세계 최초라는 것은 소형 관광 여객선에 관한 것으로, 다른 유형의 선박의 경우는 이미 실험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 소형 무인 운항선은 요코스카(横須賀) 시의 신미카(新三笠) 돌제부두에서 사루시마까지 운항하는 소형 관광여객선 ‘씨프렌드제로(Sea Friend Zero)’(길이 19.8m, 총 톤수 19톤)를 무인 운항을 위해 개량한 것이다. 여객선에 오르면 조타실 앞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고, 곳곳에 각종 센서류가 탑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조타실 지붕에는 영상인식용 카메라 3대가 설치. 뱃머리 쪽에는 GNSS 수신기가 2대, 그리고 접안하는 좌현 쪽에는 LiDAR(레이저 레이더)와 부두 이착(離着)센서가 각각 2대씩 설치되어 있었다.

무인 운항은 센서와 카메라 등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활용해 조타실 앞에 설치된 PC(자율화 유닛)가 AI(인공지능)를 구사해 자동으로 선박을 조종한다. 이번 실증실험에서는 시스템 모니터링 등을 위해 많은 관계자가 승선했지만, 기본적인 선박 조종은 모두 자동화되어 있었다.

무인 운항의 포인트는 ‘자동 부두 이착’과 ‘자동 피항(避航)’에 있다. 다시 말해, 선체의 위치나 방향을 미묘하게 조절하면서 자동으로 원활하게 부두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할 수 있는지, 운항 시 다른 배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항로를 변경해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선박은 크지만 결코 튼튼하지 않다. 바람이나 파도 등 외부 영향을 크게 받아 안벽(岸壁)에 부딪치기도 한다. 핸들 조작이 어려운 저속 시에는 선박의 위치나 방향의 미묘한 제어가 중요하다”. 무인 운항 기술을 개발한 미쓰이E&S조선사업개발의 히라야마(平山) 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 AI로 다른 선박 회피 --

오후 2시 반, 씨프렌드제로호가 신미카 돌제부두에서 드디어 출발했다. “지금부터 자동운행 모드로 들어갑니다”라는 선내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부두에서 천천히 멀어져 가는 씨프렌드제로호의 움직임은 부드러웠다. 미쓰이E&S조선에 따르면, 부두의 이착 시 선체 제어에는 주로 GNSS의 정보를 사용. 백업으로 LiDAR와 부두 이착센서를 비치했다고 한다. GNSS는 통상적으로 수 미터 정도의 오차가 있지만, 수 센티미터의 오차로 측위가 가능한 RTK(Real Time Kinematic)기술을 활용. “상당히 높은 정밀도로 선체를 제어할 수 있다”(히라야마 개발부장)라고 한다. RTK는 고정국(전자 기준점)과 이동국(측위 대상)에 설치한 2개의 GNSS 수신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2지점 간의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씨프렌드제로호는 부두를 벗어나 1.7km가량 떨어진 사루시마로 향했다. 비가 계속 내려 추웠지만, 운항은 순조로웠다. 조타실을 들여다보니 조타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보였지만, 감시만 하고 있을 뿐 오른쪽에 있는 레버가 자동으로 움직이고 있어 시스템에 의한 자율 항행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갑자기 "전방에서 선박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사루시마 방향에서 또 다른 배가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씨프렌드제로호는 진로를 오른쪽으로 약간 틀어서 그 선박을 피했다. “심층학습은 사용하지 않지만, 항로를 영역으로 나누고 리스크 등을 수치화해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는 AI를 활용하고 있다”(히라야마 개발부장)라고 한다. 조타실 지붕 위의 카메라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GNSS 데이터 등을 토대로 AI가 판단하는 것이다.

출발부터 약 10분. 에도막부 말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도쿄만의 수도 방위 거점으로 사용되었던 사루시마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씨프렌드제로호는 속도를 줄이고 부두로의 접안을 시도했다. 우선 뱃머리를 기슭에 대고 조심스럽게 방향을 바꿔 자동 접안에 성공했다. 숙련된 선원도 어려움을 겪는 조종이지만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 경제 효과는 1조엔 --
이번 실증 실험은 일본재단이 추진하는 무인 운항선 프로젝트 ‘MEGURI2040’의 제1탄이다. MEGURI2040는 2040년까지 국내에서 화물을 수송하는 내항선의 절반을 무인화한다는 계획 아래 추진되고 있다. 실현되었을 경우의 경제적 효과는 ‘1조엔’(일본재단)에 이른다고 한다.

현재,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의 실증실험이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선박의 경우, 선륙(船陸) 간의 통신환경 정비나 장애물을 순식간에 피하기 어려운 점 등 기술적 측면의 과제가 많다는 점과,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무인 운항선 개발은 거의 시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 국내를 항행하는 내항선의 인력 부족이 심각하고, 휴먼 에러로 인한 해난 사고 증가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내항선 선원의 절반 이상은 50세 이상으로, 해난 사고의 80%가 인재(人災)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대로는 국내 400여 개 유인도(有人島)의 교통 유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선박의 무인 운항 실현이 강력히 요망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일본재단은 올 재팬 체제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MEGURI2040을 설립했다. 구체적으로는 3개의 스테이지를 설정. 스테이지 1에서는 2021년도(2022년 1~3월) 내에 무인 운항선의 실증실험을 실시. 타 분야를 포함한 총 50개 사로 구성된 5개의 컨소시엄, 6척의 선박으로 실험을 추진한다 .사업비 총액은 약 88억엔으로, 약 74억엔을 일본재단이 조성할 예정이다. 컨소시엄 멤버 대표로 상선미쓰이, 미쓰비시조선, 마루베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스테이지 2에서는 2025년 무인 운항선을 본격적으로 실용화하고, 스테이지 3에서는 2040년까지 내항선의 절반을 무인화한다. “올 재팬 체제로 개발을 추진해 2025년의 오사카 세계박람회에서 선보이고 싶다”(일본재단의 우미노(海野) 상무이사).

스테이지 1에서는 이번 소형 여객선에 이어 장거리·장시간(12시간 이상) 항행, 혼잡 속 해역 항행(도쿄만), 고속 항행(25노트 이상), 대형선(1만톤 이상), 수륙양용선을 이용한 무인 운항 실험을 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실용화를 목표로 소형선에서 대형선까지 많은 데이터를 수집, 복수의 선박을 무인화했을 경우 어떻게 움직일까 등을 검증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 조선(造船) 강국 부활의 신호탄 될까? --
“세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우미노 상무이사). 무인 운항선이라는 '바다의 자율주행'은 과거 '조선 대국’이었던 일본의 위상 회복을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 아직 선박 무인 운항에 대한 국제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에 조기에 실적을 쌓아야 국제표준화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지금까지 해운업계는 유럽 기업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에게 유리하도록 룰을 만들어 왔다. 이젠 일본 기업들이 무인 운항 실적에서 앞서나가 차세대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기술만으로 룰 만들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이나 실적이 없으면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 수 없다. 우선은 해외 항구 간을 화물 수송하는 외항선에 관한 세계 단일한 룰을 결정하는 IMO(국제해사기구)에서 국토교통성의 담당자가 교섭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해나갈 계획이다”(우미노 상무이사)라고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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