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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시대의 스푸트니크 쇼크 -- 중국의 4,600km 양자암호통신망
  • 카테고리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21.5.7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1-05-13 22:22:27
  • 조회수374

Nikkei X-TECH_2021.5.7

양자 시대의 스푸트니크 쇼크
중국의 4,600km 양자암호통신망

양자컴퓨터의 급속한 발전으로 현재 통신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암호 시스템이 단번에 해독될 위험성이 표면화되고 있다. 국가기밀 등 민감한 정보를 지키는 기술로서 세계적으로 양자암호통신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규모적으로 세계를 압도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해 세계 각국이 대항하는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만들어낸 양자암호통신망은 '스푸트니크 쇼크'와 같은 사건이다." 과학 이노베이션에 관한 조사·분석을 담당하는 씽크탱크인 연구개발전략센터(CRDS)의 마나코(眞子) 펠로우는 이렇게 강조한다.

스푸트니크 쇼크는 소련이 1957년 10월,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의 우주 및 미사일 개발에 있어 리더로 자부하던 미국이 자신감을 잃고 군사적 위협을 받은 상황을 말한다. 중국이 구축한 양자암호통신망은 양자시대의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할 만한 위협을 세계 각국에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위협적인 것일까?

“양자암호통신으로 주고받는 정보는 대규모 양자 컴퓨터가 실현되었다고 해도 물리 법칙상 절대로 암호를 해독할 수 없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도청이 불가능한 네트워크를 중국은 장대한 규모로 실현한 것이다. (군사적으로 대립 관계에 있는) 미국 등에게 이것은 안전 보장상의 밸런스가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라고 CRDS 시스템·정보과학기술유닛 시마다(嶋田) 펠로우는 설명한다.

-- 사이버 공간의 만리장성 --
중국이 만들어 낸 이 경이로운 양자암호통신망은 올 1월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린 중국과학기술대(USTC) 등의 그룹 논문에서 전모가 드러났다. 그것은 사이버 공간의 ‘만리장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외적으로부터 완벽하게 방어하는 거대한 암호 네트워크이다.

상하이 시에서 베이징 시까지 2,000km의 네트워크, 더 나아가 상하이 시와 허페이(合肥) 시, 지난(済南) 시, 베이징 시 등 중국의 핵심 도시 내에는 그물코처럼 양자암호통신망이 펼쳐져 있다.

중국은 지상뿐 아니라 우주 공간에도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은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위성 ‘묵자(墨子)호’ 발사에 성공. 이 양자통신위성을 통해 중국 난산(南山) 구와 중국 싱룽(興隆) 현을 잇는 2,600km의 암호 네트워크도 가동하고 있다.

지상과 위성을 포함한 중국의 양자암호통신망의 총 길이는 무려 4,600km이다. 이 암호 네트워크를 중국 내에서는 이미 신화사통신(新華社通信), 중국공상은행(中國工商銀行), 국가전망(國家電網) 등이 기밀 정보를 송수신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빛의 최소 단위를 암호키 공유에 활용 --
양자암호통신은 공식적으로 ‘양자키 배송(QKD: Quantum Key Distribution)’이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암호화하기 위한 ‘키’ 정보를 양자역학의 원리에 근거해 송수신한다.

세계적으로 실증이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인 양자암호통신은 ‘BB84’로 불리는 방식이다. 광섬유 양끝에 송신기와 수신기를 1대 1로 배치하고 암호키를 빛의 최소 단위인 단일광자에 정보를 담아 전송한다.

빛은 입자뿐만 아니라 파장으로서의 성질도 가지고 있다. 광자의 특정 진동 방향에 대해 ‘1’ 또는 ‘0’의 값을 할당. 복수의 광자를 비트열(Bit string)로 취급함으로써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기와 수신기 간에 공유하는 구조이다.

또한 단일 광자를 사용해 주고 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암호키뿐이다. 실제 데이터의 송수신은 통상적인 통신로를 사용한다.

 

중국은 어떻게 이러한 구조를 통해 양자컴퓨터로도 암호를 해독할 수 없는 통신을 실현할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더 이상 분할할 수 없는 단일 광자를 비트열로 사용함으로써 도청 움직임을 확실하게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청자가 광자를 빼낼 경우 송신 측과 수신 측 간에 광자 수가 맞지 않게 되기 때문에 도청 여부를 알 수 있다.

-- 도시바 개발자에게 물었다. “양자암호는 ‘절대’ 해독이 불가능한 것인가?”--
도청자가 광자를 빼낸 후 빼낸 수만큼 광자를 끼워 넣는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 도청자가 광자를 몰래 엿보면 양자역학적 특성상 광자의 상태에 변화가 생긴다. 이를 통해 도청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암호키는 유출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제거하면 된다. 도청되지 않은 암호키만을 사용함으로써 이론적으로 해독되지 않는 암호통신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 양자 컴퓨터의 발전으로 실증 가속화 --
양자암호통신은 10년 이상 전부터 세계적으로 실증이 추진되어 왔다. 하지만 크게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이다. 그 배경 중 하나가 양자컴퓨터의 급속한 발전이다.

구글는 2019년,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리는 계산을 양자컴퓨터가 몇 분만에 해결하는 양자초월성(Quantum Supremacy)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 성과는 실용화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고 여겨져 온 양자컴퓨터를 단번에 진보시킨 것으로 획기적인 사건이다. 동시에,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현재의 암호시스템이 순식간에 해독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인터넷에서 널리 사용되는 암호 시스템에는 공개키 암호라 불리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공개되는 키(공개키)로 암호화된 데이터는 비밀키로밖에 복호화(復號化)할 수 없다. 현재의 컴퓨터에서는 방대한 시간이 걸리는 것을 담보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계산 양적 안전’이라는 이론에 근거한다.

하지만 향후 양자컴퓨터가 발전할 경우 이 전제는 무너지고 만다. 공개키 암호 방식이 순식간에 풀릴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웹서버와 웹브라우저 간에 사용되는 HTTPS도 공개키 암호가 기반이 되고 있어 주고 받는 정보가 전부 노출될 수 있다. “중국이 양자암호통신에 크게 주력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양자컴퓨터에 대항하기 위함일 것이다”라고 어느 국내 정부 관계자는 말한다.

현실적으로 현시점의 양자컴퓨터 성능은 기존의 암호 시스템을 순식간에 해독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구글이나 IBM가 2019년에 상용화한 양자컴퓨터는 아직 양자비트 수도 한정되어 있어 오류 내성 등에 과제가 남아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 실현까지는 아직 10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컴퓨터의 급속한 발전은 현재의 암호시스템에 대한 장기적인 신뢰성을 흔드는데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국가기밀이나 금융정보, 게놈 데이터 등 민감한 정보에 대해 지금부터 비용을 들여서라도 양자컴퓨터로도 해독되지 않는 암호 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되고 있다.

-- 가속화되고 있는 양자암호통신 개발 경쟁 --
이러한 위기 의식 속에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도 각국도 양자암호통신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중국에 이어 대응이 눈에 띄는 곳은 유럽이다. 2019년, 네덜란드와 독일 등 7개국이 합의해 향후 10년 이내에 유럽 내에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European Quantum Communication Infrastructure(Euro QCI)’를 스타트했다. 현재 참가국은 24개국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같은 2019년, 영국의 BT와 프랑스의 Orange 등 유럽의 대형 통신업체와 도시바 등 38개 산학(産學) 파트너가 공동으로 양자암호통신의 테스트베드(Testbed)를 만드는 'Open QKD'라는 활동도 시작되었다.

미국은 지금까지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양자암호통신 연구 활동에서 뒤처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움직임을 위협적으로 느꼈는지, 미국은 올해, 양자기술 관련 예산을 배분함에 있어 양자암호통신 등 네트워크 관련의 규모를 배증해 계상했다”(CRDS의 시마다 펠로우).

총무성의 국제전략국 기술정책과의 야마노(山野) 연구추진실장은 세계 각국의 양자암호통신을 둘러싼 움직임에 대해 “국가 정보를 지키는 암호 시스템에 대한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추측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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