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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열의 사령탑 '옥토밸브' -- 소프트웨어 시대의 하드웨어를 묻다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1.2.5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1-02-14 21:20:41
  • 조회수1414

Nikkei X-TECH_2021.2.5

테슬라, 열의 사령탑 '옥토밸브'
소프트웨어 시대의 하드웨어를 묻는다

미국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씨가 “’모델Y’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로 꼽은 부품이 있다. 그것은 자율주행 기능을 관장하는 차량탑재 컴퓨터도,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도 아니다.

머스크 씨가 대단하다고 자찬하는 부품은 ‘옥토밸브(Octovalve)’라는 전기자동차(EV)의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사령탑’이다. 복잡하게 생긴 기구에 눈을 빼앗기지만 옥토밸브의 진가는 자동차를 구입한 후의 진화에 있다. 소프트웨어 시대의 하드웨어의 존재 방식을 시사하는 중요 부품의 전체상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 중앙집중형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 --
“이런 부품은 본 적이 없다”. 놀라움을 감치지 못하는 것은, 연간 약 80대의 신형차를 분해∙조사하는 벤치마킹 회사 프랑스 A2Mac1의 일본법인의 니나가와(蜷川) 매니징 디렉터다. 1997년에 창업한 A2Mac1은 유럽차뿐 아니라 일본차나 중국업체의 EV 등 900대 이상의 차량을 분해한 실적을 보유한다. 20년에 분해한 차량에서 나온 부품 중에서 특히 이채로웠던 부품이 테슬라의 옥토밸브였다고 한다.

옥토밸브는 실내의 공조나 리튬이온 배터리, 파워트레인, ECU(전자제어유닛) 등 냉각∙가온 등 필요한 부품의 열 매니지먼트의 중핵을 담당하는 부품이다. 모든 냉각∙가온 회로를 옥토밸브와 연결해 열을 운반하는 냉각수(Coolant)가 흐르는 경로를 조건에 따라서 변경한다.

차량은 일반적으로 공조나 리튬이온 배터리 등 부품마다 독립된 냉각∙가온 회로를 갖추고 있다. 독일 아우디의 EV ‘e-tron’처럼 모터의 배열(排熱)을 난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회로를 만든 사례는 있지만 “차량 시스템 전체에서 열을 최적 관리하도록 구성하는 것은 과거에 전례가 없다”(니나가와 디렉터).

옥토밸브의 이름이 라틴어로 ‘8’을 의미하는 ‘옥토(Octo)’에서 유래한 것처럼 내부에는 8개의 유로가 있다.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각 층은 냉각수를 4방향으로 분배한다. 이에 연결되는 배관은 9개로, 하나의 배관은 닫힌 상태가 된다. A2Mac1의 분석에 따르면, 옥토밸브에는 4개의 포지션(위치)이 있고, 이를 통해 12종류의 가온 모드와 3종류의 냉각 모드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기온이 낮은 기후에서 주행할 때는 모터나 인버터 등으로 구성되는 전동 액슬이나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전달하도록 한다. 정차해서 급속 충전할 때는 배터리가 과열되지 않도록 열을 라디에이터에 보내 외기로 방출한다. 기온이나 각 부품의 온도 상황 등에 따라 구분 사용하는 15 종류의 가온∙냉각 모드를, 옥토밸브의 위치에 따라서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집중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옥토밸브를 사용한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이점 중 하나는 부품 개수의 삭감이다. 모델Y의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 개수는 72개이며, 질량은 33.1kg이다. 독일 폭스바겐의 EV ‘ID.3’의 부품 개수는 78개이며 질량은 42.5kg이었다고 한다.

A2Mac1의 조사를 통해, 프랑스 푸조의 소형차 ‘e-208’이나 독일 메르세데츠 벤츠의 ‘EQC’ 등 타사의 EV보다도 “심플한 부품 구성의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니나가와 디렉터).

그러나 부품 개수를 줄이는 것이 옥토밸브의 본질은 아니다.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소프트의 원격 업데이트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OTA(Over The Air)’와 조합했을 때다.

‘자동차의 진가는 하드에서 소프트로’. 이러한 생각에 근거해 도요타자동차나 폭스바겐 등 대형 자동차업체는 모두 소프트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각 사는 자율주행 기능이나 차량탑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OTA에 대응시켜, 차량의 구입 후에 기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한다. 이 점은 테슬라도 예외는 아니다.

소프트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점에 의심의 여지는 없지만 이것이 하드를 경시하는 이유는 되지 않는다. 뛰어난 제어 알고리즘을 표현할 수 있는 만큼의 하드도 차세대 차량에는 빠뜨릴 수 없는 것이다.

테슬라의 옥토밸브를 통해 엿볼 수 있는 것은 열 매니지먼트의 영역에까지 OTA를 도입하려고 하는 자세다.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지금까지 차량을 구입한 후에 제어 알고리즘을 경신해 성능을 높이는 일은 없었다. 타사보다 빨리 이 영역에 OTA의 도입을 의식한 점에 테슬라의 선견지명이 있다.

OTA에서 어려운 것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무선으로 소프트를 오류 없이 경신하기 위해서는 많은 ECU 간의 호환성을 포함해 시스템 전체의 동작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ECU를 비롯한 구성 부품의 수가 적으면 확인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테슬라가 모델Y부터 도입한 중앙집중형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그 사령탑인 옥토밸브를 제어하는 ECU를 OTA로 소프트 경신함으로써 기능을 높여 나갈 수 있다. 공조나 파워트레인 등 기능마다 독립한 냉각∙가온 회로를 갖추고 있던 기존 시스템에서는 각 ECU의 경신이 필요해진다.

열 매니지먼트는 EV의 생명선인 항속거리를 크게 좌우하는 영역에서 아직은 개선의 여지가 크다. A2Mac1가 모델Y의 실제 차량을 이용해 배터리의 냉각 로직을 추정한 결과, 불필요함이 많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실험에서는 (1) 배터리 셀의 온도와 (2) 배터리 셀의 냉각 시스템 입구의 냉각수 온도, (3) 배터리 셀의 냉각 시스템 출구의 냉각수 온도, (4)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전동 펌프의 유량을 측정했다.

배터리 셀의 온도가 상승해 48도를 넘은 시점에서, 펌프의 유량이 13L/분 정도까지 증가했다. 이 펌프 유량에서 10분간 냉각수가 돌았지만 배터리 셀의 온도 상승은 멈추지 않았다.

그 후에 유량은 17L/분 정도까지 올라 15분간 작동을 계속했다. 그 결과, 배터리 셀의 온도는 실험 전보다도 낮은 43도 이하가 되었다. A2Mac1은 테슬라의 배터리 냉각 시스템에 대해, “10분이나 15분 단위의 타이머 설정으로 펌프 유량을 제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추측한다.

결과를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 펌프 유량이 17L/분 정도의 상태는 5분 정도로 충분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배터리의 안전성이나 열화를 상정해 확실하게 냉각하는 제어 알고리즘을 채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 소프트와 하드의 융합을 전제로 --
테슬라는 아마 보다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냉각하는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대로 OTA를 통해 소프트를 경신해 나갈 것이다. 이 때, 열 매니지먼트 회로를 옥토밸브에 집약시킨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왜 이와 같은 새로운 발상이 가능할까?” 옥토밸브의 존재를 알게 된 어느 국내 자동차업체의 개발담당자는 감탄했다. 엔진차 시대부터 역사가 긴 열 매니지먼트 영역은 일본이 잘하는 영역이었다. 기존 시스템의 연장선이 아니라, OTA를 전제로 한 하드와 소프트의 융합이라는 이점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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