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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힘으로 세계를 바꾼다 -- 도쿄대학 발 벤처기업, 아리스머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12.29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9면
  • 작성자hjtic
  • 날짜2020-01-06 14:08:58
  • 조회수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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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힘으로 세계를 바꾼다
도쿄대학 발 벤처기업

“앞으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일본 경제를 뒷받침 해나가는 주역은 수학에 기반을 둔 기업이다”라고 아리스머(Arithmer, 도쿄)의 오타(大田) 사장은 말한다. 아리스머는 AI기술을 이용한 화상인식과 자연언어처리,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기업의 서비스 및 생산 향상에 도움이 되는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오타 사장은 도쿄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특임 교수로, 사내에는 수학이나 물리학 박사들이 많다. 현실 사회의 수요와 수학을 결합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와 아카데믹한 수학 연구를 양립시키는 것이 오타 사장의 꿈이다.

“스스로도 놀랐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오타 사장). 아리스머는 신사복 전문업체 코나카와 공동으로 ‘AI화상 치수 측정앱’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으로 신체의 전후 좌우를 찍은 4장의 영상을 바탕으로 어깨 폭과 몸 둘레 등 주문제작에 필요한 치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옷을 입은 채 촬영하면 된다.

개발 의뢰가 들어왔을 당시 오타 사장은 “직감적으로 무리라고 생각되었다”라고 한다. 하지만 다양한 수학을 구사한 결과, 오차 1cm 이내로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었다.

“사람은 오감을 바탕으로 한 경험을 통해 판단하지만, 오감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 이러한 세계를 개척해나가는 툴이 수학이다”라고 오타 사장은 말한다. 마이크로의 원자와 유전자의 세계, 또는 거대한 데이터로 만들어진 정보 공간 등 사람이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상대로 할 때 수학과 수학세계를 가시화할 수 있는 컴퓨터기술이 힘을 발휘한다.

아리스머는 9월에 도요타(豊田)통상과 자본업무를 제휴. 도요타통상 관련 기업의 공장에서 AI로 품질 검사를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숙련된 검사 담당자 부족에 대응해 비용 절감 및 안전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또한 아리스머가 개발한 OCR(Optical Character Reader, 빛을 이용해 문자를 판독하는 장치)은 NEC의 본인확인서비스에 채택되어 금융기관 등에서 이용되기 시작했다. 자동차운전면허 등 얼굴 사진이 있는 증명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본인확인을 할 수 있다. 얼굴 영상을 인식하는 기술에서 정평이 나있는 NEC 기술과 아리스머의 강점인 OCR기술이 결합된 서비스이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해상화재보험과는 사고 차량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험 견적서를 작성하는 앱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AI가 자동으로 영상을 인식해주기 때문에 보험 직원이 직접 입력해 작성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금융, 제조, 전력, 의료 등 30~40개 사로부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수주하고 있는 아리스머는 닛케이신문이 정리한 ‘NEXT 유니콘 조사’에서 기업가치가 160억엔을 기록, 1년 사이에 3배로 증가했다.

오타 사장은 도쿄대학 수학과 출신이다. 히타치제작소와 일본IBM 연구소를 거쳐 도쿄대학에 복귀, 2016년에 아리스머를 창업했다. 도쿄대학 발 기업은 현재 약 360개 사 있지만, 수학 벤처기업은 아리스머가 유일하다. 현재 직원 수는 약 100명. 21명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대학원 석사 수료가 43명이다.

영국의 에딘버러대학과 프랑스의 렌느 제1대학 출신 연구자들도 입사. 연간 100명 정도의 국내외 입사 희망자가 있다. 일본은 AI인재 부족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지만 이곳은 전혀 다른 세계이다.

아리스머는 사원의 논문발표와 학회참여를 권장한다. 사원이 해외에서 국제회의를 주재한 적도 있다. “사장이 수학자인 것도 연구자들에게 인기 있는 한 요인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존경 받는 사람들이 이미 사내에 있어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고, 그것이 비즈니스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오타 사장은 말한다. 사원의 평균 연령은 33세. 가장 연구에 한창 물이 오른 시기이지만 일본의 대학에서는 이 세대의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포스트닥터이다.

아리스머는 홋카이도 니세코 정(町)에 ‘국제수학연구소’를 만들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필즈상 급 세계적 수학자들을 초청해 테마 별로 1주일에서 10일 정도 집중적으로 워크숍을 오픈 할 계획이다. 이것을 연 40~50회 열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오타 사장. 전세계 수학자들이 모이는 독일의 오르볼파크수학연구소와 캐나다의 밴프국제연구센터가 모델이다. 올 9월에 시험적으로 유체역학과 수학을 테마로 한 워크숍을 힐튼니세코빌리지에서 오픈 했다.

국제적으로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도쿄대학 수학과의 지가(儀我) 교수가 협력, 니세코 정(町)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탑 클래스의 연구자들과의 만남은 일본의 젊은 학생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나카와 개발한 AI화상 치수 측정앱이 성공한 배경에는 “숙련된 테일러가 측정한 양질의 데이터가 있었다”라고 오타 사장은 말한다. AI의 성능을 결정하는 것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다. 일본 기업들은 각 사업 분야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이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구글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일본이 이길 수 있는 분야가 있다. “일본 발 기술로 세계의 B2B 비즈니스를 구축해 경쟁에서 승리하고 싶다”라고 오타 사장은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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