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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혁명'에 스며드는 회의론 -- 멀어지는 자율주행 실현 시기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11.20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1-27 19:43:16
  • 조회수278

'CASE 혁명'에 스며드는 회의론
멀어지는 자율주행 실현 시기


자동차산업을 말할 때 빠뜨릴 수 없는 키워드가 ‘CASE’다. Connected(접속성), Autonomous(자율주행), Shared & Service(공유∙서비스), Electric(전동화)의 머리글자를 연결한 말로, 독일 다임러의 디터 제체 전 CEO가 만들었다. 4개의 기술혁신을 동시 병행으로 진행함으로써 자동차산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오늘의 승자(예를 들면 도요타자동차)가 내일의 패자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이 ‘CASE 혁명’이다.

19년 4월~9월기 결산은 도요타는 견고했지만 닛산자동차는 좋지 못했다. 닛산은 북미 사업의 부진과 함께 CASE에 대한 개발비 부담도 짐이 되었다. 그러나 정말 그 정도의 ‘변혁’이 지금 당장 일어날 것인가? 최근에 와서 ‘반동’이라고 할 수 있는 회의론이 서서히 퍼지고 있는 듯하다. 그 필두가 ‘A’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이다.

-- ‘A’와 ’E’에 대한 기대치 하락 --
자율주행 분야의 리더는 미국 기업이다. 그 중에서도 알파벳 산하의 웨이모와 제너럴모터(GM) 산하의 GM크루즈가 선두를 달려왔다. 그러나 과거 1년동안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떨어졌다. 사람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 이른바 ‘레벨5’의 완전 자율주행의 달성 시기는 뒤로 미뤄졌다.

▶ GM크루즈는 연내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무인택시 서비스 개시 시기를 연장한다고 7월에 발표. GM크루즈의 CEO는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충족해 전세계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9월에 웨이모의 상정 시가 총액을 1,750억달러에서 1,050억달러로 40% 내렸다. (그래도 충분히 큰 금액이지만) 지금까지 자율주행에 자신감을 보였던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의 보급 속도는 이전에 상정했던 것보다 조금 더 늦춰진다”라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인정했다.

▶ 미국에서의 보도에 따르면 웨이모의 간부는 10월에 열린 컨퍼런스에서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미디어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과장을 펼쳐왔다”라며 당장이라도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될 것처럼 부추겨온 미디어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뉴스채널인 CNBC는 “웨이모야말로 환상을 퍼뜨린 장본인이다”라며 반격, “눈이 불편한 사람이 자율주행 차로 이동의 자유를 만끽한다”라는 웨이모의 과거 홍보 동영상이나 블로그를 소개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것은 올해 10월 12일자 영국 경제지가 인용한,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 씨의 발언이다. “내 아들은 평생 핸들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항상 말해왔던 엄슨 씨. 그러나 지금은 “자율주행은 30~50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진화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완성까지 30년에서 50년이 걸린다면 그것은 이미 ‘혁명’이라고 부를 수 없다. 눈을 크게 뜨고 살피지 않으면 1년 전과 비교해 어디가 어떻게 개량됐는지 알 수 없는 천천히 진행되는 ‘변화’일뿐이다. JR토카이의 리니어주오신칸센의 오사카 개통이나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준공과 어느 쪽이 먼저일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의 속도감이다.

또 다른 반동은 ‘E’다. 전기자동차(EV)에 대해서는 독일 폭스바겐이 25년까지 폭스바겐 브랜드만으로 EV를 20개 모델 발매, 연간 판매 대수를 100만대로 끌어올린다고 선언했다. 10월에 열린 도쿄모터쇼에서는 마쓰다나 혼다가 EV를 소개, 다음 주에 개막하는 광저우모터쇼에서는 도요타자동차가 ‘렉서스’ EV판을 공개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판매 실적은 좋지 않다. EV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올해 6월부터 구입 보조금이 대폭 삭감된 영향도 있어 EV 최대 기업인 BYD를 비롯해 업체들의 업적은 저조하다.

10월 29일의 일경산업신문 보도에 따르면 “급성장해 온 EV 등의 ‘신에너지차’도 (보조금 삭감으로) 감속이 선명하다. 최대 기업인 BYD의 판매 대수는 7월부터 전년 실적을 밑돌고 있다. 9월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감소하며 크게 떨어졌다. 중국 전체에서도 9월의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34.2% 줄어든 8만대에 그쳤다. 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라고 전했다.

미즈호은행 산업조사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EV를 구입하고 있는 것은 택시나 버스 등 공공교통 사업자다. 완성차업체가 자사에서 설립한 렌터카 회사나 승차공유 기업에 EV를 납품하는 사례도 보인다” “일반적인 소비자의 의식이 본격적으로 EV에 집중돼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 EV를 대신해 하이브리드차(HV)에 주목 --
기대를 받던 루키지만 일군(소비자시장)에서 활용하기에는 아직 실력이 부족한 EV를 대신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2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 선수 하이브리드차(HV)다. 하이브리드도 일부는 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동차의 범주에 들지만 동력의 주체는 가솔린이며 EV나 플러그인HV와 비교하면 전동화 정도는 작다. 그만큼 기존의 엔진차와의 가격차가 적다. 지금까지 거의 일본에만 집중됐던 시장이 (유감스럽게도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맹주인 도요타의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HV 비율(18년)은 일본 시장이 40%다. 이에 대해 유럽 27개국에서는 총판매 대수 100만 5,000대 중에 HV가 46만 5,000대로 46%를 차지했다. 올해는 50%를 웃도는 비율로 추이하고 있다. 소비자가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도 6년 전에는 3%였던 HV 비율이 올해는 15%에 달하며 도요타의 중국에서의 약진을 뒷받침하고 있다.

독일 보쉬 등 유럽의 대형 공급업체도 마일드하이브리드라고 불리는 간이형 HV시스템에 주력하고 있다. EV나 연료전지차(FCV)까지의 ‘연결고리’로 경시됐던 HV의 존재감은 높아질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오해를 풀기 위해 한마디 하겠다. 필자는 ‘혁명’을 꺼리는 보수반동주의자가 아니다. EV의 경우는 (특히 중국에서) 지금 역풍이 불고 있지만 배터리 성능은 확실히 진화하고 있다. 폭스바겐 등의 대량판매 EV 투입이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에 다시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 키워드에만 의존해 현실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하다. CASE의 허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점도 가졌으면 좋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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