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컴퓨터 개발, 세계가 경쟁 -- 슈퍼컴퓨터의 15억 배, 국가 패권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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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19.10.25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1-03 21:44:29
- 조회수368
양자컴퓨터 개발, 세계가 경쟁
슈퍼컴퓨터의 15억 배, 국가의 패권도 좌우
현재의 슈퍼컴퓨터의 15억 배의 성능을 가진 차세대 컴퓨터의 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구글이 현재의 슈퍼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간단히 풀어내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실마리를 찾으면서, 산업 및 금융에서 군사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일변할 가능성이 있다. 실용화까지는 아직 20~3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AI와의 결합으로 그 영향은 전세계에 미칠 것이다. 개발을 위한 공방은 국가의 패권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구글은 24일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성과 내용을 발표했다. 구글은 이번에 최첨단 슈퍼컴퓨터로 약 1만년 걸리는 난수(亂數)를 만드는 계산 문제를 양자컴퓨터로 3분 20초 만에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계산 성능은 약 15억 배로, 연구그룹은 “컴퓨터의 개발사에서 1903년의 라이트 형제의 첫 유인 비행에 필적하는 의미를 갖는다”라고 성공에 대한 의의를 강조했다.
이 양자컴퓨터는 2014년에 연구실 전체가 구글의 연구소에 영입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존 마르티니스 교수가 이끄는 그룹이 개발했다. 지금까지도 양자컴퓨터는 AI의 계산 및 금융 리스크의 예측, 화학 실험 등 폭 넓은 분야에서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증명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컴퓨터의 성능은 반도체 미세 가공의 진전으로 계속 강화되고 있다. 집적도가 1년 반 동안 2배가 되는 ‘무어의 법칙’ 덕분에 현재의 스마트폰은 예전 슈퍼컴퓨터의 성능에 필적한다.
그럼에도 계산의 기본 원리는 1946년에 등장한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 ‘ENIAC’ 이래 변하지 않았다. 양자컴퓨터는 이 부분에서 큰 변혁을 이루어냈다. 데이터를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닌, 동시에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양자역학이라는 물리학의 법칙에서 태어난 획기적인 계산 방법이 그것이다.
AI 분야에서의 양자컴퓨터의 임팩트는 크다.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심층학습은 방대한 데이터처리가 전제이다. 양자컴퓨터를 통해 계산 능력이 강화된다면 AI의 활약 분야는 크게 확대되어 정치, 교육 및 경제 등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미래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 양자컴퓨터를 핵심으로 한 양자정보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에 ‘양자정보과학의 국가 전략’을 책정해 매년 약 2억달러(약 218억엔)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이 전략에 참여, 중점 테마로 내걸고 있다.
중국도 ‘과학기술이노베이션 5개년 계획’에서 양자컴퓨터 개발을 중대 프로젝트로서 추진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이 2015년, 중국과학원에 ‘양자컴퓨터 실험실’을 설치하는 등, IT대기업들도 잇따라 이 분야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전, NEC가 양자컴퓨터의 기본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초연구에서 활약했었다. 하지만 2000년 전후부터 기업들이 기초연구를 단념,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도 해외에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그 가장 큰 요인은 실용적인 장치 개발이 어렵다는 점에 있다.
구글은 이번 실증 실험에서 연산의 기본적인 소자(큐비트)를 53개 연결하는데 성공했지만, 이것을 안정적으로 장시간 가동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구글은 다음 단계로서 양자비트 수 100~1,000개를 목표로 하고, 이어서 100만 레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10년 정도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과제도 있다. 양자컴퓨터 기술이 추진된다면 인터넷 안정성의 기반인 암호가 해독될 가능성이 있다. 24일의 금융 시장에서는 암호자산(가상통화) 가격이 급락했다. 양자컴퓨터의 대두는 디지털사회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양자컴퓨터, 기업의 혁신 뒷받침
신약개발∙소재개발, 극적으로 빨라져
미국 구글이 개발 중인 컴퓨터가 실용화된다면 반도체의 처리 능력에 제한되어 있던 컴퓨터가 새로운 발전 단계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방대한 선택지에서 순식간에 최적의 해답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경제 및 산업에 대한 영향은 클 것이다. 반면, 현재의 암호화 방식이 간단히 해독될 가능성도 있어 정부와 기업들 사이에서는 불안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암호기술에는 위협 --
구글은 최근 자사의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성능을 나타내는 ‘양자초월(Quantum supremacy)’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초전도 회로를 이용해 범용성이 높은 ‘게이트(Gate)방식’을 채택했다.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었던 양자초월 달성은 개발을 경쟁해오던 IBM 등 다른 기업들을 자극, 방대한 데이터를 취급하는 소재 및 신약 개발 등의 연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쓰비시케미컬은 IBM과 협력해 차세대 배터리의 유력 후보로 주목 받고 있는 ‘리튬공기배터리’와 유기재료개발의 모델 케이스에 양자컴퓨터를 이용한다. 일본IBM과 게이오대학이 2018년에 설립한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에도 참여했다.
신약개발에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는 제약회사들도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에자이는 “한번에 현재의 수 천 배의 속도로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신약개발 시뮬레이션에서의 고속 계산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게이트 방식’보다 간편하고 개별 문제 최적화에 특화된 ‘어닐링(Annealing)방식’의 양자컴퓨터 실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OKI는 올 여름까지 캐나다의 D웨이브시스템의 제품을 반도체 제조장치 공장에서 시험적으로 도입, 작업자의 이동 거리를 평균 28% 단축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공장 안에 있는 수 십~수 백 대의 장치들의 배치 조합이 10의 100승 이상으로 방대해 슈퍼컴퓨터로도 계산이 어려웠다. OKI는 본격적인 양자컴퓨터 활용을 검토 중이다.
-- 교통체증 해결에 기대 --
덴소와 도요타통상은 2017년부터 태국에서 약 13만대의 택시와 트럭을 통해 위치정보 등 데이터를 수집하는 실증 실험을 실시.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교통체증 해소 등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루카리는 양자기술 전문연구팀을 신설. 기계학습으로의 응용 및 상품 배송 루트의 최적화 등으로의 활용에 대해 연구 중이다.
금융계에서도 활용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2018년 4월부터 IBM 등과의 공동연구를 시작. 디리버티브(Derivative, 금융파생상품) 가격을 산출하거나, 주식이나 채권에서 어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인지를 계산하는 등, 시장 거래에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계산 작업도 큰 폭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기존의 컴퓨터로는 100만 번의 계산을 필요로 하는 경우, 1천 번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편, 양자컴퓨터는 지금의 디지털 사회의 전제를 바꾸며 보안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암호화 기술은 소인수분해가 어렵다는 등의 컴퓨터 특성을 응용해 인터넷 통신 및 암호자산(가상통화)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후지쯔연구소의 시모야마(下山) 데이터시큐리티프로젝트 주관연구원은 “이상적인 양자컴퓨터가 완성되는 미래에는 현재 주류인 암호방식은 해독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안전보장 상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는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양자컴퓨터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암호화 방식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 정부도 대응 서둘러 --
정부도 양자컴퓨터의 실용화에 대비해 암호기술이 해독되는 것을 방지하는 대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계산 속도가 높아져도 해독이 매우 어려운 암호의 요건을 제시하는 지침을 만드는 방향으로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를 일부러 불규칙하게 늘어놓음으로써 계산을 통한 해석을 어렵게 하는 ‘격자(Lattice)암호’ 등 양자컴퓨터로도 해독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 기술이 후보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래에 정부 조달에서는 지침에 따라 암호기술 채택이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은행으로부터 “안전성 저하에 대비해 지금부터 대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50개 정도의 큐비트라면 보안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현시점에서는 상황을 주시할 수 밖에 없다”라는 의견들도 적지 않다.
일본은행금융연구소의 우네(宇根) 정보기술연구 그룹장은 “금융기관은 양자컴퓨터의 위협을 파악한 후에 금융서비스 보안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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