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xt Tech 2030: 액정으로 ‘궁극의 여과막’ 실현 -- 제거율 거의 100%
-
- 카테고리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19.10.25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6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1-03 21:39:17
- 조회수350
Next Tech 2030
액정으로 ‘궁극의 여과막’ 실현
제거율 거의 100%, 식수로도 가능
TV와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액정패널 및 디스플레이. 사회를 극적으로 변화시킨 이러한 디바이스의 소재인 액정은 사실, 이 외에도 많은 활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도쿄대학의 가토(加藤) 교수는 액정분자가 질서정연한 구조를 형성하는 성질을 이용해 물을 정화하는 수처리 막을 개발하고 있다. 2030년경에 실용화된다면 식수와 화학공장의 여과시스템 등을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액정분자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주로 이용되는 것은 막대 형태의 분자이다. 액정은 액체와 고체 사이의 상태로, 분자는 액체와 같이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막대의 방향은 고체와 같이 질서정연하게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성질이 있다. 액정분자가 질서구조를 형성하는 성질은 ‘자기조직화’라고 불린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한 것이 액정 디스플레이의 표시 소자. 샤프 등이 1970년대에 전자계산기의 표시부분에 액정을 이용했다. 막대 형태의 액정분자 방향을 세로에서 가로로 제어함으로써 빛의 굴절을 통해 흑백 표시를 실현했다. 이후 액정은 컬러TV 등에 응용되었다.
이 기술을 발전시켜 수처리에 응용하려는 것이 가토 교수의 연구이다. 지금까지 이용되어온 막대 형태의 액정분자보다도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 새로운 기능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교수는 보고 있다. 분자의 구조를 연구해 자기조직화를 통한 질서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나노 사이즈의 다양한 분자 형태를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가토 교수팀은 실제로 액정분자를 고체화해 액체 내부의 원하는 물질을 여과하는 수처리 막을 제작했다. 부채 모양의 액정분자를 여러 개 모아 튜브 형태를 형성, 이것을 무수히 나열해 막을 만든다. 이 때 튜브의 중앙에는 0.6~2.4나노미터의 원하는 크기의 구멍이 형성된다. 물 분자는 이 구멍을 통과하지만 바이러스는 통과하지 못해 99.996% 이상 여과할 수 있다고 한다.
액정으로 만든 수처리 막은 원하는 물질을 가능한 한 모두 제거하는 ‘궁극의 여과막’이 될 것으로 가토 교수는 보고 있다. 해수의 담수화 등에 이용되는 역침투막 등에 비해 구멍의 크기가 균일한 것이 특징으로, 제거율이 매우 높다. 20나노미터 이상 크기의 바이러스는 거의 완전하게 제거된다. 역침투막과 병용해 안전한 식수를 만드는 등의 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는 구멍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고, 제거하려는 물질이 포함된 물이 막을 통과할 때의 압력을 줄이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가토 교수는 개발한 액정 막은 수처리 막 외에도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리튬이온전지 내부에서 이온을 운반하는데 이용되는 전해질의 일부이다. 구멍의 크기가 균일하다는 이점을 살려 효율적으로 리튬이온을 통과시키면서 발화의 원인이 되는 전해액 누수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액정이 빛과 압력에 반응하는 성질을 활용해 센서 및 모터 등을 만드는 연구도 추진되고 있다.
“액정TV 분야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액정분자의 용도는 앞으로 확대될 것이다”라고 가토 교수는 강조한다.
-- 균일한 구멍, 확대되는 용도 --
액정분자 이용을 위한 연구개발은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960년대, 무수의 액정분자가 질서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전장(電場)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액정 디스플레이에 응용되었다. 같은 시기, 미국 듀폰은 액정분자를 이용해 파라계 아라미드 섬유를 개발했다. 액정분자를 나열해 고체화한 결과 강도 및 신축성이 우수한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지금도 강도가 높은 목장갑이나 자동차 및 항공기 몸통의 일부에 사용되고 있다.
한편, 화학공장이나 정수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수처리 막은 현재까지 다수 개발되면서 계속 진화되고 있다. 제거하려는 물질의 크기에 맞춰 개발되고 그 소재도 다양하지만, 액정분자의 이용은 지금까지 거의 검토되지 않았다.
가토 교수의 수처리 막은 지금까지 나노 사이즈의 구멍을 만드는데 과제였던 구멍의 불균일성을 극복해 거의 동일한 크기의 구멍을 설계할 수 있다. 1~10나노미터 크기의 비교적 큰 분자에서 바이러스까지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액정 수처리 막이 보급된다면 화학공장에서 증류로 인한 혼합물 분리가 막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브라운관으로 대체된 액정 디스플레이처럼 액정 여과막이 수처리 기술의 세대 교체를 이끌어나갈지도 모른다.
▶ 액정을 둘러싼 연구개발과 제품화의 역사
- 1888년: 액정 상태 발견
- 1960년: 듀폰이 케블라섬유 개발
- 1970년대: 샤프가 액정 계산기 개발
- 2000년대: 액정 TV 보급
- 2010년대: 센서와 막, 모터에 대한 응용 연구 진전
- 2030년대: 바이러스 등 원하는 물질을 제거하는 막 탄생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