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 혁명’, 아직 시작단계 -- 본격적 EV시대 위한 기술 및 상품 전략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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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10.1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7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0-26 09:03:56
- 조회수345
‘리튬 혁명’, 아직 시작단계
본격적인 EV시대를 위한 기술 및 상품 전략 요구
21세기의 석유라고 하면 ‘데이터’를 떠올리는 사람이 최근에는 많다. 하지만 ‘리튬’이라고 답하는 사람도 꽤 많을 것이다.
노벨화학상 수상이 결정된 리튬이온전지 개발자, 요시노 아키라(吉野 彰) 아사히카세이(旭化成) 명예 펠로우도 ‘IT∙모바일 혁명 다음은 ET(에너지 및 환경기술) 혁명’이라고 하며 원소기호 ‘Li’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기자동차(EV)를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EV의 보급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요시노 명예 펠로우일지도 모른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소재 측면에서는 아직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라고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말한 ‘어려운 문제’란 어떤 것일까? 제4차 붐이라고 불리는 EV이지만, 일반용으로 팔리고 있는 것은 닛산자동차의 ‘리프’와 미국 테슬라의 스포츠카 등 소수에 불과하다. 길에서 볼 기회가 적은 것은 이 때문이다.
배터리 재료인 리튬의 채굴 현장도 살펴보자. ‘천공의 거울’이라고 하는 유명한 남미의 우유니 소금호수는 리튬 매장량이 지구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하지만 소금호수가 있는 볼리비아와 칠레, 아르헨티나의 국경 부근에서는 19세기 말, 아라비아반도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자원 쟁탈전이 벌어지지는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자동차 분야에서 앞으로 이루어지게 될 석유에서 리튬으로의 에너지원 전환은 20~30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시장에는 반도체와 같은 ‘무어의 법칙’이 존재할 수 없다.
무어의 법칙이란 ‘반도체의 연산 능력이 1년 반마다 2배로 증가하고 비용은 절반이 된다’라는 하이테크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경험법칙이다. 1960년대에 시작된 이래 한번도 끊긴 적 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 진화의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것이 예전 슈퍼컴퓨터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가졌다고 일컬어지는 최근의 스마트폰 및 AI이다.
만약 이 같은 법칙이 가솔린차에도 유효하다면 어떻게 될까? 1971년에 만들어진 폭스바겐 비틀(Beetle)은 지금 ‘1리터 당 85만킬로 주행, 가격은 겨우 4센트이어야 한다’라고 미국 뉴욕타임즈의 컬럼리스트, 프리드만은 저서 ‘지각해줘서 고마워’에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고, 리튬이온전지가 탑재된 EV도 무어법칙과는 관계가 없다. 실리콘을 세밀하게 가공하는 기술의 진화가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반도체와는 달리, 배터리에는 ‘출력이 커지게 되면 축전량이 적어진다’라는 Trade-off의 관계, 다시 말하면 물리적 한계가 발생하게 된다. 경이적인 축전량 확대를 기대할 수 없는 이상, 차량용 배터리처럼 큰 전력이 필요한 제품일수록 성능 향상이 어려워진다.
리튬은 다른 소재에 비해 충전 효율이 높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위 당 에너지는 가솔린의 20분의 1 정도. 이 차이를 크게 줄이지 못할 경우, 마력 및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 크기를 크게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출력에 항속거리가 긴 테슬라의 차량에는 AA배터리보다 조금 큰 원주형 리튬이온전지가 6천개 이상 필요해 배터리분야 가격이 300만엔 이상에 달한다.
획기적인 배터리의 진화를 목표로 하는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많이 추진되고 있다. 그 중에는 마법과 같은 기술개발로 화제가 되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지만, 그 대부분은 연구소 안에서만 성립하는 것이 많다. 리튬이온배터리에 이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일본 기업들도 개발 중인 ‘전고체전지’라고 불리는 신기술이다. 리튬이온이 전기를 일으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같지만, 저장할 수 있는 전기의 용량, 충전 시간, 가벼움은 기존의 리튬이온전지를 크게 앞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용화는 2025년 이후라고 알려져 있으며, 원재료의 안정 조달 및 생산 비용 면에서도 과제가 많다. 결국, 1년 간 전세계에서 약 9천만대 판매되는 신차 가운데 어느 정도의 비율이 EV로 대체될 것인가에 대해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예측한 2030년에 14%라는 것은 높은 편으로, 7~8% 정도로 보는 싱크탱크 및 조사회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EU와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온난화 및 대기오염 대책으로서 EV의 조기 도입을 촉진하는 정책 목표를 내걸고 있다. EU는 2040년 이후, 가솔린 및 디젤엔진을 이용하는 차량을 완전히 없앤다는 정책을 표명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일목요연하다.
최근, 세계적으로 엔진과 모터를 병용하는 일본이 개발한 하이브리드기술이 재평가 받고 있다. 중국은 올 여름, EV와 연료전지차 보급을 목표로 한 환경 규제를 완화, 가솔린차와 동일하게 취급해왔던 하이브리드차도 친환경차 대상에 포함시키는 궤도 수정을 결정했다. EV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 최초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초대)’의 개발책임자였던 야에(八重) 전(前) 도요타자동차 이사는 우유니 소금호수 사진이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이라고 한다. 그는 “일본은 전동기술의 보물창고이다. 하이브리드기술로서 좀 더 다양한 조합을 해외에 제안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도 말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리튬 혁명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EV시대를 위한 기술 및 상품 전략이 일본에게도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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