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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냉경냉(政冷經冷)’의 위기 -- 역사문제, 무역, 투자에 먹구름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8.16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8-26 07:58:23
  • 조회수229

한∙일 ‘‘정냉경냉(政冷經冷)’의 위기
역사문제, 무역, 투자에 먹구름

8월 15일에 74번째 종전 기념일을 맞이했으나, 강제징용 판결이 발단이 된 한국과의 대립은 해소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엄격한 수출관리로 응수를 펼치며 무역, 투자, 사람의 왕래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한국의 문 재인 대통령은 15일의 연설에서 대화의 필요성을 호소했으나 양국 간 감정의 골은 여전히 깊다. 정치의 대립이 견고한 연대를 유지해 온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냉경냉(政冷經冷)’의 위기가 엄습해 오고 있다.

2000년대의 고이즈미 수상에 의한 야스쿠니 신사의 참배, 2012년의 한국 이 명박 대통령의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방문 때처럼 한일 관계의 악화는 예전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경제가 크게 흔들린 적은 없었다.

한국으로부터의 방문객은 2012년과 2013년에 증가해 2013년의 무역액은 전년대비 약 10% 늘어났다. “경제가 탄탄했기 때문에 정치에 있어서는 안심하고 다툴 수 있었다”(전 외교관).

1997년의 통화 위기를 극복한 한국은 고도성장을 이뤘다. 일본 기업이 부품을 공급해 삼성전자 등이 완성품으로 만드는 수평 분업이 확립되었다. 정치 대립에 경제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정냉경열(政冷經熱)'이 한일 관계를 뒷받침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서울의 중심부에서 일본으로의 항의 집회 개최.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패스트 리테일링의 ‘유니클로’이다. 불매 운동의 장기화를 내다본 관계자는 “점포의 재고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삿포로 맥주는 한국에서 맥주계 음료를 판매하는 합병회사의 7월 판매량이 전년대비 70% 줄어들었다. 기린 맥주와 아사히 맥주도 한국에서의 TV 광고를 자제하고 있다. 1월~ 6월기는 한일 무역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줄었다.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것은 강제징용 공판에서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 新日鐵住金)의 패소를 확정한 작년 10월의 한국 최고법원의 판결이다. 소송 및 자산 압류에서 일본 기업이 대상이 되었다.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이 추진된다면 일본 측이 대항 조치를 취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앞으로의 태평양경제연대협정(TPP)으로의 한국 참가를 거부하는 안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8월 2일, 수출 절차 상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고 결정. 한국도 12일, 일본을 9월에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조달처를 다른 나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역사문제의 대립은 한·일 기업에게 심리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삼성중공업과 액화천연가스(LNG) 설비의 건설을 추진하는 JGC는 현지 주재원의 비자 발급이 엄격해 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형 상사의 한국 담당자는 “사내에서도 ‘하필이면 이 시기에 한국에서?’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위축된 분위기가 장기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한일 무역액은 증가해 왔지만, 한국의 수출 상대로서의 일본은 2018년에 5위로, 2000년의 2위에서 하락했다. 중국은 3위에서 1위로 부상. 일본의 중요성이 줄어들게 된 것이 한일 마찰의 장기화를 초래하고 있는 면이 있다.

문 대통령은 15일의 연설에서 2045년까지 한국의 남북 통일을 목표로 한다고 표명했다. 정치 면에서 남북 융화를 중시하는 한국과 압력 노선의 일본과의 차이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이번 사태를 냉정하게 보는 면도 있다. 한국에 생산 거점을 가지고 있는 도레(東レ)는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후카자와 전무)고 한다. 미쓰비시(三菱) 상사는 한국 기업 등과 베트남에서 연내에 완성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가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1965년의 국교 정상화로부터 반세기 이상을 거치면서 산업계와 사람들 간의 교류 관계는 더욱 두터워졌다. ‘정냉경냉’의 역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해 온 한일 관계의 유대는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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