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주하는 모빌리티(5): 2025년, 택시는 하늘을 난다 -- 도시도 지방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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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7.3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8-07 21:44:38
- 조회수401
Disruption 단절 너머로; 제 4부 질주하는 모빌리티(5)
2025년, 택시는 하늘을 난다
도시도 지방도 변화한다
독일 뮌헨 교외에 있는 오버파펜호펜 스페셜 공항 (OBF). 항공·우주 관련 연구기관 및 기업들이 모여 있는 이 지역에 올 여름, 한 스타트업 기업이 비행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커다란 범고래를 떠올리게 하는 매끄럽고 하얀 기체에 촘촘하게 톱니 모양이 새겨져 있는 전후 2쌍의 날개. 이것은 5인승의 하늘을 나는 택시 ‘제트(Jet)’의 모습이다. 날개가 짧은 쪽이 앞부분이라고 한다. 톱니처럼 보이는 부분을 36개의 전기 엔진이다. 엔진에 시동이 걸리고 기체가 흔들리면서 수직으로 이륙. 15m 정도의 상공에서 정지하거나 전후 좌우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실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죠?”라고 말하는 사람은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 기업 리리움(Lilium)의 위건드 CEO. 리리움이라는 회사명은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가 안정적으로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 지던 시대에 글라이더와 같은 형태의 기체로 유인 비행에 계속 도전해 1891년에 성공한 독일의 발명가 오토 릴리엔탈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리리움의 제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나는데 성공한 것은 5월 4일. 전 사원이 숨죽이며 지켜 보는 가운데 하얀 기체가 공중으로 떠올랐을 때에는 모두가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고 한다.
■ 도심에서 나리타(成田)까지 10분, 활주로 필요 없어
하늘을 날았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흔들리는 가운데 약 1분간 5m 정도 날아오른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리움은 대항해 시대에 버금가는 대항공 시대의 스타트라인에 섰다. 기술 개선으로 하루가 다르게 안정감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위건드 CEO는 “늦어도 2025년에는 2~3개 도시에서 상업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리리움이 목표로 하는 것은 누구든지 언제나 이용이 가능하고 모든 장소를 연결하는 하늘의 택시와 같은 이동 서비스이다. 최고 시속은 300km가 목표. 날아오르는 동시에 지상의 교통 체증에서 해방될 수 있다. 위건드 CEO는 “자동차보다 4~5배 빠르고 요금은 택시와 거의 동일. 이동 시스템의 모든 것을 바꾸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뉴욕의 맨하튼에서 존F케네디국제공항까지 6분, 70달러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택시로 1시간~1시간 반의 이동 시간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 도쿄 도심에서 나리타 공항이라면 10분, 2만엔 정도로 상정한다고 한다.
대부호들이 이용하고 있는 프라이빗 제트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하늘을 나는 택시의 특징은 ‘전동, 수직 이착륙, 자율주행’이다. ‘Evtol(수직 이착륙기)’는 전기 엔진으로 부력을 통해 수직으로 이착륙한다. 소음도 작고 활주로도 필요 없다. 대규모 인프라를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착륙 장소를 늘릴 수 있다. 리리움은 1대당 가동률을 높여 택시 배차 앱과 같은 전용 앱을 통해 예약 및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를 이용하는 기체의 항속 거리는 300km로, 넓은 범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위건드 CEO는 뼈 속부터 비행기 매니아다. 14살 때 자동차 운전 면허보다도 먼저 소형 비행기 면허를 땄다. “자동차보다 자유롭고 새로운 이동 수단을 개발하고 싶었다”. 뮌헨공과대학 재학 중에 3명의 친구들과 리리움을 설립했다. 그 장래성에 주목해 스카이프를 창업한 니클라스 젠스트롬의 벤처캐피탈과 중국 인터넷 대기업인 텐센트 등이 출자. 공개된 금액만해도 1억 1천만유로(약 130억엔)에 달한다.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유인 비행에 성공한 지 1세기가 넘었다. 올해 들어 유력 기업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 구상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하늘의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우버 테크놀로지는 2020년부터 미국과 호주의 맬버른에서 실증실험을 시작해 2023년의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 등 항공기 대기업들도 참여를 결정, 미국 알파벳 CEO가 출자하고 있는 미국 키티호크 등 70개 이상의 기업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실용화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플랫포머, 스타트업, 투자자가 모여드는 가운데 새로운 ‘에코시스템(생태계)’가 만들어 지고 있다. 미국 모건 스탠리는 2040년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세계 시장 규모가 1조 5,000억달러(약 170조엔)로 성장, 세계 전체 GDP의 1.2%를 차지하는 유망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사람이 조종하는 것이 사고 리스크 커
사람이 아닌 화물을 운반하는 물류 세계에서는 이미 드론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아마존닷컴은 6월, AI로 자율비행 하는 소형 드론의 배달 서비스를 수 개월 뒤에 개시한다고 밝혔다. 야마토홀딩스는 미국 벨헬리콥터와 연대해 400kg 이상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대형 드론 도입도 모색하고 있다.
ANA홀딩스와 드론 개발업체의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ACSL)는 5월, 후쿠오카(福岡) 시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이도(離島), 겐카이(玄界) 섬과의 거리 약 5km를 드론을 이용해 식품 등을 운반하는데 성공했다. 사전에 드론의 항로를 설정, 조종자는 겐카이 섬의 건물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어떻게 비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ACSL의 오타(大田) 사장은 “사람이 조종하는 것이 추락이나 사고 리스크가 더 크다”라고 말한다. 기체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로 주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비행하는 드론이 실용화된다면 인력 부족 시에도 원격지나 이도 등에 쉽게 화물을 운반할 수 있게 된다.
드론뿐만 아니라 하늘을 나는 택시의 실용화에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 사고를 내지 않고 안전하게 비행하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기체에는 지상을 주행하는 자동차와는 차원이 다른 안전성이 요구된다.
가장 먼저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지 여부가 중요하다. 항공 거리는 전기자동차(EV)와 동일하게 배터리 성능으로 좌우된다.
그 다음은 어디를 비행하는가 이다. 하늘을 나는 택시의 공역은 제트 여객기보다 훨씬 낮은 지상 수백 미터의 높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상 150m 전후 높이의 상공을 비행하는 드론은 항공법으로 규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가되지 않은 장소를 비행하는 드론이 많아 각지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리리움의 위건드 CEO는 우선 소형 비행기로서 현재의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고 정해진 규범에 따라 ‘운전자가 탑승하고 있는 왕복 셔틀 편’으로서 사업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와 유럽항공안전국(EASA)에 허가를 얻기 위해 신청 절차에 들어갔다.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미래에서 하늘의 교통 체증이나 예기치 못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운항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드론의 운항관리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하라다(原田) 씨는 “비행 목적에 따라 공역(空域)을 사전에 나누거나, 기체 간 통신으로 접근을 알리는 등, 여러 단계의 안전 대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다.
하늘에서 자동차 간의 통신이 가능하게 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기술 혁신도 중요하다. 현재의 4G의 네트워크에서는 수백 미터의 높이까지는 전파가 닿지 않는다. 차세대 통신규격 5G의 기술을 발전시켜 전파를 닿게 할 수 있을 것인지, 전파가 닿는 공역에서 전용 규범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지 등, 규제 당국도 참여한 제도 설계와 하늘의 이동 혁명의 주역인 기업 간의 연대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 도시도 지방도 변화한다 --
말에서 자동차, 그리고 비행기. 기술혁신이 가져다 준 이동 수단의 진화는 세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차와 철도의 등장을 촉진시켰고 이후 우편 및 은행, 신문의 발전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하늘에서는 2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1950년대에 제트기가 보급되었고, 사람과 사물의 대량 수송 시대가 도래했다. 전세계 도시를 연결하는 시간과 거리는 극적으로 짧아졌다.
최근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를 둘러싼 경쟁 구도를 크게 바꾸려 하고 있다. 리리움, 우버 등 이동의 디스럽션(창조적 파괴)의 주역들은 남겨진 프론티어 하늘을 제패하기 위해 기술 축적을 서두르고 있다.
하늘의 이동이 우리들에게 좀 더 가까워 진다면 도시의 생활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활주로가 필요 없는 하늘을 나는 택시는 기존의 인프라와 타임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는 ‘점에서 점까지’라는 최단 거리의 이동을 제공한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의 오키(大木) 씨는 “최대 장점은 원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온디멘드(On-Demand) 서비스’라는 점이다. 일상적인 이동이 편리해 지면서 도시권의 개념이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역이나 상업 시설이 도시로 집중되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교통 체증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큰 해외에 비해 일본에서는 ‘하늘의 이동’을 인력 부족과 도시와 지방의 격차와 같은 구조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도록 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기 시작하고 있다. 드론이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산간 지방과 이도 등에서 사람과 사물을 자유자재로 운반할 수 있게 된다면 인력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보다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경제산업성 제조산업국의 이토(伊藤) 씨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활용될 곳은 지방이다. 의사가 탑승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구급차처럼 여러 곳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면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한계집락(限界集落, 사회적공동생활 유지가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는 지역)에서도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10년 후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생명을 구조하는 일이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 이동수단의 진화가 세계를 변화시켜 왔다
- 18세기 중반: 증기기관차의 발명, 산업혁명의 시작
- 19세기 초반: 철도와 증기선 등장
→ 사람·사물을 먼 곳까지 운반. “우편, 은행, 신문의 등장으로 이어졌다”(드러커)
-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세계 최초의 유인 비행에 성공
- 1908년: 대중차 ‘T형 포드’ 발매
→ 자동차의 시대, 개인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됨
- 1910년대: 제1차 세계대전
→ 군용기가 처음으로 등장
- 1950년대: 제트여객기 개발
→ 전세계 도시 간의 이동이 용이해 짐
- 2000년대: EV 실용화
- 2010년대: 자율주행차의 실증실험 본격화
- 2020년대: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장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