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뉴스요약

저농약∙규격 외 상품, 인터넷에서 소량 판매 -- ‘산직 테크’, 맛있는 협력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7.15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7-24 22:47:31
  • 조회수307

스타트업 X
저농약∙규격 외 상품, 인터넷에서 소량 판매
‘산직 테크’, 맛있는 협력 / 생산자의 마음을 알고 주문


국내에서는 농산물의 유통 대부분에 농협이 관여하고 있다. 대규모 농가는 대형 소매점과도 거래할 수 있지만 중소 농가가 자신만의 루트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 중소 농가와 소비자를 인터넷으로 직접 연결해 산지직송으로 채소나 과일 등을 배달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산직(산지직송) 테크’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 품질 향상에 도전하는 농가를 지원한다.

7월 상순, 와카야마현 가이난시에 있는 아오키농원의 아오키(青木) 씨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무화과를 손질하고 있었다. 어른 손바닥으로 감싸지는 크기로 자란 무화과가 여기저기 열려있다. “최근에는 계속 비가 내려 예년보다 자라는 속도가 늦지만 앞으로 10일 정도면 색이 들 것 같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 수확 전에 모집 --
아오키농원은 10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과수 농가다. 귤이나 무화과, 키위 등을 재배한다. 무화과는 8월부터 10월이 제철이다. 수확량의 70%는 농협을 통해 판매하며, ‘산직 테크’도 활용해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스타트업 ukka(도쿄)가 제공하는 농산물 판매사이트 ‘OWNERS’를 이용한다. 농가는 채소나 과일의 생육 상황을 사진으로 소개하고, 상품이 마음에 든 소비자가 ‘1계좌 오너’로서 등록한다. 일반적인 통신판매 사이트와는 달리 수확을 못하는 단계부터 미래의 ‘오너’를 모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오키 씨는 이전부터 고민이 있었다. 가장 맛있는 상태의 무화과를 소비자에게 배달하고 싶었지만 무화과는 껍질이 부드럽기 때문에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출하하면 수송 중에 상하기 쉽다. 농협이나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일수를 고려해 딱딱한 상태에서 수확해야 했다.

그럴 때 OWNERS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사전에 주문을 받아 두었다가 택배로 개별 직송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맛있게 익기 바로 직전에 수확할 수 있다. 아침 5시에 수확해 점심에 배송하면, 도쿄 지역은 최단 익일 오전 중에는 주문자에게 배달할 수 있다.

아오키 씨의 무화과는 OWNERS에서 톱10에 드는 인기 상품이다. 12개에 배송료 포함 3,650엔으로 다소 비싸지만 예약 판매는 항상 조기에 마감된다. 올해로 3년째인 아오키농원은 재구매자도 많다. “우리는 소비자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지만 OWNERS 사이트나 메일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조리한 사진을 보내주는 경우도 있다”(아오키 씨).

ukka는 지역 블렌딩 업무에 종사했던 다니가와(谷川) 씨와,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Aiming에서 CTO를 역임했던 고바야시(小林) 씨가 2017년에 창업하였다. 고집스럽게 소량 생산한 채소나 과일 등 연간 100 종류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다니가와 씨는 지역 블렌딩 업무를 통해 전국의 농가와 접할 기회가 많았다. 고바야시 씨는 조부모가 농가를 운영했기 때문에 소규모 농가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소규모 농가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하였다.

농림업센서스에 따르면, 일본에는 약 140만개의 농업 경영체가 있지만 연간 매출 1,000만엔 이상의 대규모 농가는 10%밖에 되지 않는다. 50만~1,000만엔 미만의 중규모 농가가 50%, 나머지 40%는 매출이 50만엔 미만의 소규모 농가다.

슈퍼나 인터넷통신판매 기업은 한 종류의 채소를 대량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필요한 수량을 중소 농가로부터 충당하는 것은 어렵다. 후계자 부족 문제도 있어 중소 농가의 폐업은 끊이지 않는다. 소량으로도 판매할 수 있는 산직 테크는 이런 상황을 전환시킬 힘을 안고 있다.

재해를 경험한 것이 계기가 돼서 산직 테크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창업가도 있다. Pocket Marche(포케마루, 이와테현)의 다카하시(高橋) 사장은 이와테현의 의회 의원 시절인 11년에 동일본대지진을 경험했다. 쓰나미가 지나간 후에 농산물 생산이나 어업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농가나 어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1차 산업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이 경험이 바탕이 돼서 농가나 어부 등 생산자의 정보와 먹거리를 묶어 전국에 배달하는 월간 정보지 ‘도호쿠 먹거리 통신’을 13년에 창간한다. 원가 600엔의 식재료를 2,580엔에 판매하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시작한 사람의 90%는 계속해서 재구매로 이어졌다.

“소비자는 생산자의 얼굴을 알 수 있는 식재료를 선호한다. 정보에는 큰 가치가 있다”. 그렇게 생각한 다카하시 씨는 포케마루를 창업하고 16년 9월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는 채소나 어패류, 고기 가공품 등 상시 2,750개 이상의 상품을 갖추고 있다.

생산자는 납품부터 주문관리까지 모두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하다. 이 간편함 때문에 등록 생산자 수는 6월 말에 1,500명을 돌파하였다. 그 중 약 70%가 중규모 생산자다. 포케마루 측은 판매액의 1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농업 관계자에 따르면, 채소나 과일의 소매가격 중 농가의 몫은 3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남은 70%는 도매나 소매점 등이 가져간다. 그 30%에서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농가의 이익은 적다. 15%라는 수수료는 생산자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 기업에 출장 판매 --
너무 크거나 구부러졌거나 해서 ‘규격 외’ 판정을 받은 채소의 판로도 담당한다. 규슈지역의 한 농가는 작년에 발생한 서일본 호우의 영향으로 아스파라거스의 성장이 부진해 길이나 들쭉날쭉하게 자랐다. 농협에서는 ‘규격 외’라고 판정했지만 포케마루에 납품하자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맛은 좋은데 모양이 나쁘다는 이유로 팔리지 않는 식재료가 많다. 포케마루에는 다리가 하나 없는 게가 납품된 적도 있다”. 다카하시 사장은 산직 테크가 담당하는 역할을 이렇게 강조한다.

vivid garden(도쿄)을 창업한 아키모토(秋元) 사장은 농업을 경영했던 양친의 말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농업은 돈이 되지 않으니 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졸업 후에 DeNA에 입사했지만 농업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입사 3년째인 25살에 퇴사하고 17년에 농가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채소를 직송하는 ‘다베초쿠’를 시작하였다.

다베초쿠는 농약이나 화학비료 사용을 억제한 오가닉 채소로 특화된 서비스다. 약 350개의 농가와 계약을 맺고, 채소의 연간 생산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였다. 농가는 다베초쿠의 사이트에 생산지 사진이나 독특한 재배 방식 등을 게재한다. 판매 가격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새로운 농가와 계약할 때는 아키모토 사장이나 사원이 농가와 대화를 통해 어떤 생각이나 방법으로 오가닉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지 묻는다. 최근에는 메루카리 등의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채소를 납품하는 농가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면 결국은 가격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생산자의 고집을 소중히 지키고 싶다”(아키모토 사장)

산지직송과 함께 기업을 대상으로 실제 판매 현장도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개최를 희망하는 기업의 부지 내에 ‘출장 마르쉐’를 열어, 사이트에 등록한 생산자가 직접 키운 채소를 판매한다. 매월 2~3사에서 개최하고 있다. 건강 경영에 관심이 있는 기업의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산직 테크는 농가의 자유도가 높은 한편으로 큰 책임도 따른다. 농협 등의 중간 유통조직은 소비자에게 농작물의 품질을 보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산직 테크는 채소나 과일 등에 문제가 있으면 그 책임은 농가와 스타트업 양쪽이 져야 한다.

산직 테크가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불만이나 요구를 농가에 정확하게 전달하고, 협력을 통해 과제를 개선하는 성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 끝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