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 데이터 연계에 기업 소극적 -- 어디까지 공유해야 할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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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7.3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7-12 22:26:53
- 조회수571
농업 데이터 연계에 기업 소극적
어디까지 공유해야 할지 고심
▶ 농업데이터연계기반(WAGRI): 농업에 관련된 다양한 시스템 및 데이터 연계를 촉진하는 시스템. 2016년에 내각부와 농림수산성에서 구상이 시작되었고 2017년에 NEC와 구보타 등 약 20개 사로 이루어진 협의회가 발족했다. 협의회를 중심으로 사양 등을 협의해 내각부의 사업으로서 시스템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협의회의 회원에게는 무료로 시스템을 공개하고 있었지만 올 4월에 운영 주체가 정부에서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로 옮겨지면서 유료 상용 운용이 시작되었다.
농업을 효율화하기 위해 정부가 올 봄에 상용화한 데이터 연계∙공유 시스템 활용에 기업들이 소극적이다. 준비 단계에서는 약 350개 사가 활용 의사를 밝혔지만 정작 활용을 시작한 기업은 20곳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자사의 노하우가 담겨 있는 데이터를 기업 간에 주고 받는 것에 대해 신중한 목소리를 내는 곳이 많다. 이번 시스템은 산업계에서 데이터 연계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농업 재생이란 목표와의 갈림길에서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도쿄 시내에서 6월 중순에 열린 ‘농업데이터연계기반(WAGRI)’의 보급 촉진 이벤트. 이벤트에는 예상의 80%를 넘는 약 350명이 모여들었다. 농업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에, IT 도입이 뒤처져 있는 농업의 재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WAGRI는 농기계의 가동 상황 및 기상정보 등 농업에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의 연계와 기업 간에 데이터 자체를 거래하는 것을 중개하는 시스템이다. 농가와 농업생산법인이 기업의 서비스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원스톱으로 확보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스마트농업’은 기업이 개별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생산자를 확보하는 것이 주류였다. 구보타는 쌀의 수확량과 맛, 비료 살포의 양 등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이미 약 1,700가구의 농가가 농기계와 연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농기계의 가동 상황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집약하는 것은 어려웠다. WAGRI를 이용한다면 제조사 간 시스템 연계가 용이해진다.
올 3월까지 사이타마(埼玉) 현 혼조(本庄) 시에서 시행된 WAGRI의 실증 실험에는 구보타, 야마하, 이세키(井関)농기 등 농기계회사 3사와 영농 지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후지쓰, NEC솔루션이노베이터가 참가했다.
농기계의 가동 데이터를 각 농기계 회사들이 자동으로 송신해 후지쓰와 NEC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생산자라면 누구나가 한 눈에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농기계를 지역 내에서 공유할 경우, 농기계의 가동 상황을 알 수 있다면 효율적인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업에는 폭 넓은 기업들이 관련되어 있다. 농약이나 비료를 만드는 화학 및 종묘 업체뿐만 아니라 스마트 농업을 뒷받침하는 IT기업, 농작물을 판매하는 소매업체 등 다양하다. 도요타자동차도 2014년에 영농 지원 소프트웨어 공급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농기계회사의 재배 및 수확 데이터와 소매업체의 물류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면 생산자는 작물 별로 판매에 적합한 재배 시기를 알 수 있게 된다.
NEC솔루션이노베이터와 이세키농기뿐만 아니라 기상정보회사 하렉스(도쿄)도 올 봄 이후, WAGRI의 유료 회원이 되었다. 드론 농업업체 나일웍스(도쿄)의 야나기시타(柳下) 사장은 “지금까지 시스템 상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정부의 데이터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큰 기대와 달리 기업 간 데이터 거래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많지 않다.
WAGRI 구축을 위한 협의회에는 약 350개 사가 참여했지만 실제로 유료 회원이 된 곳은 6월 말 시점에서 24개 사.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해온 소프트웨어로 생산자를 확보해온 기업들에겐 시스템 연계가 추진된다면 진영 구축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활용을 망설이는 기업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WAGRI의 컨셉트에는 찬성하지만 이용은 좀 더 지켜보겠다”. 영농 지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 신흥 기업 간부는 이렇게 말한다. 온도와 토양의 조사 방법, 농작물 명칭 등의 보유 데이터의 내용이 생산자와 기업에 따라 다르다. 자사가 필요한 정보가 WAGRI를 통해 얻을 수 있을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 제공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운용 측면에서도 과제가 남아있다. 운영 주체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는 시스템 오류로 WAGRI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을 때의 피해에 대해 일체 책임지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 영농관리 소프트웨어개발회사는 “보상 규범이 불안해 이용은 보류하겠다’라고 말한다.
WAGRI에서는 축적 데이터의 공개 범위를 생산자와 기업의 재량으로 설정할 수 있다. 한 대형 IT기업 담당자는 “자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개하는 데이터 범위를 좁히면 좁힐수록 데이터의 가치는 떨어진다”라고 우려한다.
산업용 빅데이터의 활용은 제조업과 물류에서도 기업의 틀을 초월한 플랫폼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WAGRI는 기업 간의 데이터 활용 시스템으로서 선진 사례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환경 정비 및 기업의 동향은 다른 업계에도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디지털화 변혁 과도기
인력부족∙농업인구 급감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8년 농업 취업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30% 감소한 175만명으로 65세 이상이 70%를 차지했다. 농업은 일본의 산업계 중에서도 특히 인력부족과 고령화가 두드러지고 있어 디지털 대응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농업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에서는 스마트농업의 선도 역할을 하는 ‘어그로노미스트(Agronomist)’라는 직업이 확립되어 있다. 어그로노미스트가 농가에서 데이터를 받아 분석해 작업을 지시하고 그에 따라 생산자가 작업하는 분업 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구보타의 도야마(富山) 상무집행위원은 일본에서는 “전통적인 농가일수록 장인의 기술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어 (IT도입 등) 신기술과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지가 과제이다”라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고령의 생산자가 경작하는 농지의 집약화로 만들어진 대규모 농업생산법인이 늘어나고 있다. 생산자의 의식 개혁 등 일본의 농업은 디지털 대응을 향한 변혁의 과도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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