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J, 로망에서 현실로 급선회 -- 흔들리는 '국산', 관련 산업에게는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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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6.19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6-26 20:24:09
- 조회수469
MRJ, 로망에서 현실로 급선회
흔들리는 '국산', 관련 산업에게는 전환점
미쓰비시항공기(아이치현)가 ‘국산 제트기’라는 로망을 버리고 현실 노선으로 전환한다. 개발 중인 민간항공기 ‘미쓰비시 리저널 제트(MRJ)’의 명칭을 바꾼다.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여 추가 기종을 개발, 미국 생산도 검토한다. 소형기의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으로의 시프트가 진행되면 일본의 항공기산업에게도 전환점이 될 것이다.
▶ 미국 시장에 조준, 70석형 추가
프랑스 파리 교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파리에어쇼 2019’에서 브랜드를 MRJ에서 ‘스페이스 제트’로 변경,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70석 클래스의 추가 기종 개발 전략을 표명하였다. 17일, 미쓰비시항공기의 전시회장 앞에는 각국의 보도진과 방문 고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MRJ가 전략을 크게 전환하는 배경에는 미국 시장 시프트가 있다. ‘Scope Clause’라는 파일럿 보호를 위한 노동규제가 있는 미국 시장에서는, 리저널 제트의 운항에는 76석 이하가 하나의 기준이 되어 있다. 실질적으로 중대형기의 시장을 소형기에 뺏기지 않기 위한 진입규제다.
-- 경쟁력을 우선 --
MRJ는 당초에 이 진입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고, 08년에 보다 큰 90석 클래스 개발을 시작하였으나 예측이 빗나갔다. 당시 개발자는 “결국, 처음에는 Launch Customer인 ANA(전일본공수)를 의식한 것이 되었다”라고 회상한다.
100석 미만의 소형 제트기는 북미 시장이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년부터 38년에 걸쳐 연 200기의 경신 수요를 포함해 5,000기 이상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70석 클래스는 실질적으로 미쓰이항공기의 주력 제품이 될 것이다.
MRJ 프로젝트는 원래 개발비를 정부가 일부 보조하고, 아이치현을 중심으로 하는 항공부품 공급업체를 사용하는 등 첫 ‘국산 제트’ 개발이라는 의미가 강했다. 실태는 미쓰비시항공기의 모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이 6천억엔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하였고 지금까지 5번 납품을 연기하였다. 18년에는 미쓰비시항공기의 1,100억엔 채무 초과를 지원하기 위해 2,000억엔 규모의 금융 지원을 단행하였다.
로망에서 현실주의로. 미쓰비시중공업은 최대 미국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움직인다.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에는 4월에 이즈미사와(泉沢) 씨가 취임하였지만 MRJ는 미야나가(宮永) 회장이 이끈다. 실제로 이번 국제파리에어쇼에도 이즈미사와 사장은 17일의 주주총회 대책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미야나가 회장이 현지에서 진두지휘한다.
스페이스 제트 계획의 개발 부대도 외국인이 중심이 된다. 책임자인 Alex Bellamy 씨는 라이벌 기업인 봄바디어(Bombardier)의 ‘C시리즈’ 개발에 관여하였다. 봄바디어의 인재를 노골적으로 대량 투입하여, 봄바디어로부터 기술 유출을 이유로 제소를 당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 부품 해외 조달 확대도 고려
부품 조달이나 생산에서도 북미를 의식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국제파리에어쇼에서 스페이스 제트를 내세워 어필하려는 곳은 항공사만이 아니다. 미국의 부품공급업체에 널리 홍보함으로써 비용을 더욱 저감하려는 목적이 있다.
MRJ 부품의 국산 조달 비율은 30% 정도다. 이 비율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미쓰비시항공기의 미즈타니(水谷) 사장은 “국산이라는 말은 의미가 넓은 말이다”라고 지적한다. 협의의 국산 제트에 집착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더욱 가능성이 있는 것이 미국에서의 현지 생산이다. 미즈타니 사장은 “우리들은 일본에서 앞으로도 사업을 해 나간다. 해외 생산은 어디까지 장래의 선택지 중 하나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치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공급업체의 대부분은 항공기가 자동차를 잇는 일본의 전략산업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MRJ용으로 설비 투자를 단행한 기업도 있어 동요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인수로 역전을 노리다 --
11일, 스페이스 제트의 내부 설명회가 열렸다. “70석은 일부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결정되었고 일부는 미정이다. 설계 단계부터 제조를 북미로 가져간다는 소문도 있다”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조달망의 재검토를 통해 미국 부품업체의 채용이 증가하면 ‘국산’에서는 멀어진 항공기가 될 것이다.
MRJ의 개발 기간은 이미 10년을 넘었고 투자회수의 장기화는 피할 수 없다. 세계의 소형기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도 이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역전을 노리기 위해 미쓰비시중공업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것이 봄바디어의 소형기 ‘CRJ’ 사업의 인수 교섭이다.
인수가 실현되면 스페이스 제트를 북미에서 판매한 후에, CRJ의 애프터서비스 거점이나 인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CRJ를 이용하는 항공사에 대해 “노후화된 스페이스 제트를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교섭 관계자). 그러나 적자인 CRJ 사업은 위험자산도 많다고 한다. 미쓰비시중공업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강하다.
또한 봄바디어의 경쟁 상대는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로, 엠브라에르의 여객기 부문 모회사는 미국 보잉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보잉기의 기간부품을 생산하는 등 광범위하게 제휴하고 있다. MRJ가 미국에서 존재감을 높인다면 미국을 지반으로 하는 보잉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