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 열풍, 3개의 오해 -- 과도한 기대보다는 착실한 전략을
-
-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9.4.23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5-02 23:17:30
- 조회수391
5G 열풍, 3개의 오해
과도한 기대보다는 착실한 전략을
차세대통신규격 ‘5G’를 둘러싼 화제가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총무성이 4월 10일에 NTT도코모 등 국내 통신 4사에게 전파 할당을 발표하며 ‘5G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IoT(사물인터넷)나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기술을 지원하는 차세대 통신인프라에 5년간 투입될 3조엔의 설비투자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5G는 정말 장밋빛 통신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5G에 대한 3개의 오해를 풀어보자.
‘5G’는 이름 그대로 아날로그 이동전화부터 시작해 ‘제5세대’에 해당하는 통신기술이라는 의미다. 즉, 디지털 이동전화가 제2세대(2G), ‘i모드’ 등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제3세대(3G), 통신속도를 높인 LTE 등이 제4세대(4G)가 된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의 배경에는 이러한 통신기술의 진전이 있다.
그럼 ‘5G’가 왜 이렇게까지 세상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최대 이유는 기존의 이동통신 기술이 주로 인간이 사용하는 통신서비스였다면 5G는 기계나 장치 등 IoT 단말을 지원하는 통신기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5G의 3대 특징 --
5G에는 3개의 큰 특징이 있다. 현행 속도의 100배라고 하는 ‘초고속’ 통신, 정보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1,000분의 1초라는 ‘초저지연’, 1㎢권내에 100만대의 단말을 수용할 수 있는 ‘다수동시접속’이다. 2020년에는 IoT 단말이 전세계적으로 500억대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을 연결하는 통신인프라로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G의 열풍은 해외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통신기업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가 4월 3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자마자 한국의 SK텔레콤이나 KT 등 통신기업 3사가 일정을 앞당겨 서비스를 시작, 시차를 이용하여 ‘5G,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시’라는 사실을 국내외에 어필하였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자. 우선, 첫 번째 오해는 ‘5G 기술은 만능’이라는 과도한 기대다. 앞에서 설명한 ‘초고속, 초저지연, 다수동시접속’은 확실히 5G의 특징이지만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알려져 있지 않다. 즉, 5G 특징은 통신 리소스를 모두 그 요소에 쏟아 부었을 때의 최대치를 말하며, 어느 하나를 우선하면 다른 요소는 희생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통신기술에서도 이용자가 많으면 그 만큼 속도가 느려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두 번째는 ‘5G의 등장으로 모든 통신인프라가 일신한다’라는 오해다. 4G까지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 이전의 기술을 완전히 대체해 왔지만 5G는 지금까지의 통신 방식도 같이 사용하게 된다. 이유는 5G에 할당된 전파는 3.7GHz(기가헤르츠)/4.5GHz대나 28GHz대 등 높은 주파수대로, 전파의 특성 상 직진성이 강해 도달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5G 시대에는 다시 일본이 세계의 통신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라는 오해다. 3G까지는 NEC나 파나소닉 등 일본의 전기업체가 세계의 통신시장을 리드해 왔다.
그러나 5G에서는 외국 업체가 앞서고 있어, 국내 기업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상황이 아니게 되었다. NEC가 한국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고 후지쓰가 에릭슨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그러한 사정이 배경에 있다. 세계의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미국 애플조차도 미국 통신반도체 기업인 퀄컴과 지적재산 소송에서 화해를 하기 전까지는 5G 이동단말을 세상에 출시하지 못했다.
그럼 3개의 오해를 이해한 후에 일본이 5G 시장에서 세계에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 일본의 과제 --
우선은 5G 기술로 일본이 1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일본의 대형 통신기업은 지금까지 국내 업체가 자신들의 지시대로 움직여 왔던 습관 때문에 외국 업체에게도 같은 자세로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5G 서비스는 오히려 해외가 앞서고 있으며 외국 업체가 경험을 쌓고 있다. 그 의미에서는 일본이 스스로 개발한 규격이나 기술을 업체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의 성공 사례를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비스와 통신이 일체화되는 5G의 사업모델은 통신서비스 자체에서 수익을 얻기보다는 통신과 일체화된 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도 필요해진다.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업체는 통신료를 고객에게서 받지 않고 다른 메인터넌스 서비스 등에서 그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그와 닮은 사업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5G로 세계가 일변한다’는 식의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다. 5G는 기술적으로는 2시간짜리 영화를 몇 초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할 경우에는 그러한 통신환경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역적으로도 5G 서비스는 전국에서 일률적으로 바로 실시할 수 없다. 이번에 전파를 할당 받은 통신 4사의 지역 커버율을 봐도, 도코모는 5년 후에 97%를 목표하고 있다. KDDI는 93.2%, 소프트뱅크는 64%, 라쿠텐모바일은 56.1%라는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5G의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지만 5G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한다면, 5G가 IoT나 자율주행뿐 아니라 제조업, 물류, 의료, 교육, 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디지털 변혁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인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이 나타내듯이 화제의 중심에 있는 동안은 실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지 않게 된 시점부터가 본격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의미에서는 일본 정부나 기업에게도 장기적인 시점에서 착실한 5G 전략을 추진해 나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