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약효, AI가 발견 -- 개발비∙의료비 절감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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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4.22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5-01 22:53:53
- 조회수378
숨겨진 약효, AI가 발견
개발비∙의료비 절감을 기대
▶ 드럭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기존 의약품이나 개발이 중지된 후보 화합물을 다른 질병 치료를 위해 다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사람이나 동물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검증 등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약의 효능이 확인될 경우 실용화로 이어진다.
신약 개발에는 약 2,000억엔의 자금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성공률은 3만분에 1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 드럭 리포지셔닝의 경우, 개발에 약 300억엔, 6년 이하면 충분하다는 추산도 있다.
약의 효과 및 부작용에 관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 등으로 분석해 기존의 약을 다른 질병에 전용하는 ‘드럭 리포지셔닝’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규슈(九州)공과대학은 약 7,000종의 약품에 대해 다른 질병에 대한 효과를 예측, 그 중 몇 가지 종류는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긴키(近畿)대학은 심장병약에서 암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를 발견. 특정 약이 의외의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앞으로 신약 개발 비용을 낮추고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약 개발은 일반적으로 병태를 해명해 질병에 관계하는 물질을 억제하는 화합물을 모색. 그 효과와 안전성을 세포나 동물실험으로 확인한다. 임상시험에서 예상 외의 효과가 발견되는 등, 우연성에도 의존해왔다.
드럭 리포지셔닝 연구는 이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방약이나 성인병약을 장기간 복용한 사람의 건강에 나타나는 영향을 정리한 데이터 베이스 등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약의 효과와 부작용, 유전자 변화 등의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도 연구가 활발하다.
규슈대학의 야마니시(山西) 교수는 의약품과 후보 화합물의 효과에 대한 국내외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 AI의 기계학습을 통해 병에 걸리면 나타나는 단백질 이상을 약 1,300종류, 약의 성분을 약 8,000 종류 분석했다.
-- 변비약, 대장암 예방 --
야마니시 교수는 변비의 한방약 ‘대건중탕(大建中湯)’은 대장암에 유효, 정신병약 ‘펜플루리돌(Penfluridol)’은 전립선암에 효과가 있다는 등, 약 7,000종의 약품의 또 다른 효과에 대한 예측을 발표. 도야마(富山)대학 및 도쿄대학과 사람의 세포 실험 등을 통해 몇몇 종류의 효과를 확인했다. AI의 일종인 심층학습을 이용해 정밀도를 높였고, “기업과 함께 5년 내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야마니시 교수).
-- 심장병약, 암 가능성 저하 --
긴키대학의 다카다(高田) 교수 팀은 투여 후의 부작용 및 유전자 변화에 대한 국내외 데이터 베이스를 분석. 심장병약 ‘강심배당체(强心配糖體)’에 위, 대장, 전립선 및 혈액 암의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밖에도 수 종류의 항간질약이 암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다카다 교수는 “(이러한 데이터 베이스를 대량으로 활용한다면) 드럭 리포지셔닝 연구를 효율화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도쿄대학 발 벤처기업 의료정보종합연구소(도쿄)와 약 처방전의 데이터 베이스 분석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이와 같은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신약 개발 비용 증가와 성공률 하락으로 2010년경부터 활발해졌다.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은 전문부서를 마련해 방대한 수의 논문과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후보 화합물의 새로운 용도를 다수 발견했다. 다케다약품 발 벤처기업, GEXVal(시나가와 현)이 후보 화합물 일부의 개발을 이어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뼈 질환 치료약의 후보 화합물 등을 심장병의 일종인 폐 고혈압증과 희귀신경질환 치료약으로 전용할 계획이다. 이 두 가지 모두 2020년의 임상시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약으로 승인을 받게 된다면 최대 10년 간의 독점 판매권을 얻을 수 있어 매출도 증가할 것이다”(GEXVal).
해외에서도 드럭 리포지셔닝 연구는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형 제약회사와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드럭 리포지셔닝 학회가 다수 개최되는 등, 새로운 용도 개척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러한 연구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도 있다.
앞으로 AI 보급 및 데이터 베이스 정비가 추진됨에 따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항체 의학 등 바이오 의학의 확대 등으로 인해 연구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연구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면 약 가격이 내려가 의료 재정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교토대학의 가네코(金子) 교수는 데이터 베이스를 분석해 정신분열증 약의 부작용인 고혈당을 골다공증 약인 비타민D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16년에 발표했다. 하지만 “신약보다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익을 기대할 수 없어 임상치료에 나서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가네코 교수).
희귀질환 치료약 승인 등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를 확충하지 않으면 드럭 리포지셔닝의 보급은 쉽지 않다. 정부가 기존 약의 적용을 확대하는 임상시험을 지원하거나, 새로운 용도를 개척한 치료약 특허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등 정책면에서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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