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을 달리는 스위스 대학 발 벤처기업 -- CO2의 상업적 이용, 계단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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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4.19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4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4-28 20:42:57
- 조회수507
첨단을 달리는 스위스 대학 발 벤처기업
CO2의 상업적 이용, 계단 오르는 휠체어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ETHZ) 발 벤처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다. 크라임웍스(Climeworks, 취히리)는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채취해 농업 등에 활용하는 신기술을 상용화했다. 스케보(Scewo, 취리히)는 주행용 고무 트랙 등이 구비되어 계단을 오를 수 있는 휠체어를 개발했다. 미국과 영국의 명문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ETHZ는 아낌없는 창업 지원으로 300개사 이상의 벤처기업들을 배출,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의 최대 도시 취히리의 외곽에 있는 온실. 오이와 가지 등 야채들 사이에 배치된 관에서 ‘슉’ 하는 소리가 들린다. 크라임웍스가 전송한 고농도 CO2가 온실 안으로 뿜어져 나오는 소리다.
크라임웍스의 상업용 플랜트는 쓰레기 소각장 지붕 위에 있다. 사람의 키만한 거대한 팬이 6개씩 3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로켓의 부스터처럼 보인다. 이를 이용해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CO2를 특수 필터로 흡착해 회수. 농축한 뒤 파이프 라인을 통해 인근의 온실에 제공한다.
크라임웍스의 공동 창업자인 월츠버커 CEO는 “CO2를 흡착하는 상업용 플랜트는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플랜트로부터 CO2를 제공 받으면 온실 야채의 광합성이 활발해져 약 20% 빨리 성장한다고 한다.
크라임웍스의 상업용 플랜트는 연 900톤의 CO2를 회수할 수 있다. 현재는 1톤 회수하는데 600달러(약 6만 6천엔)이 소요. 생산 비용을 얼마만큼 낮출 수 있는지가 보급의 열쇠가 된다.
지구온난화가 세계 공통 문제로 떠오르면서 각국의 정부 및 기업들은 CO2 절감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크라임웍스는 배출되는 CO2를 어떻게 제거할지에 초점을 맞췄다.
크라임웍스의 2명의 공동 창업자, 월츠버커와 기술 담당 게발트 씨는 함께 ETHZ 에서 공부했다. 2003년에 만나 대기오염과 경영 노하우를 공부하면서 2009년에 시작품을 완성, ETHZ 발 벤처기업으로서 독립했다. 월츠버커 CEO는 “이 기술은 식품 제조와 농업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라며 성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ETHZ 발 벤처기업, 스케보도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곳이다. 스케보가 개발한 신형 휠체어는 ‘세그웨이(Segway)’처럼 두 바퀴로 균형을 맞추면서 주행한다. 큰 바퀴 2개와 작은 바퀴 2개로 주행하는 기존의 휠체어와는 달리 세밀한 움직임에 강하다. 자동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고, 전후 좌우의 이동과 스피드 조절은 조이스틱 하나로 가능하다. 기자가 실제로 시승해본 결과 처음 타본 사람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계단 이용 시, 바닥 부분에 수납되어 있는 주행용 트랙이 나오고 이 고무 트랙으로 원활하게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올 수 있다.
스케보 사원의 평균 연령은 27세. 최근 제품 개량에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곧 독일 등 타국으로 확대 판매해나갈 계획이다. 1대에 3만 5천스위스프랑(약 390만엔)으로 가격이 비싼 것이 걸림돌이지만 저렴한 제품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드론 개발업체 윙트라(Wingtra, 치리히)가 개발한 드론은 비행기처럼 수평 비행한다. 2014년에 ETHZ에서 연구가 시작되어 2017년에 판매를 시작했다. 채굴이나 건설 현장으로 신속하게 이동해 상공에서 관찰, 측량 조사 등에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나 광산 등에서 이용되고 있다.
서핑보드와 같은 모양의 이 드론은 55km의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고 계측 오차는 1cm이하로 정밀도가 매우 높다. 한번 비행으로 도쿄의 네리마(練馬) 구와 거의 동일한 크기인 45평방미터를 계측할 수 있다.
창업자인 브스펠드 CEO는 “드론 비즈니스에서 지도 시장은 아직 개척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라고 말한다. 윙트라는 펀드로부터 투자도 받는 등,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 아낌없는 지원으로 ‘죽음의 골짜기’ 막아 --
ETHZ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항상 상위에 드는 명문 대학이다. 로봇과 의료, 생명과학 연구가 활발하고 산학 연대, 국제성 등에서의 평가도 높다. ETHZ는 학생의 약 40%가 외국인이다.
영국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THE)의 올해 랭킹에 따르면, 세계 1,250개 이상의 대학 중 ETHZ는 11위. 미국과 영국의 대학들이 상위를 독점, 유럽 이외에는 22위의 칭화대학(중국) 등 일부에 불과하다. 도쿄대학은 42위이다.
ETHZ는 창업 지원도 적극적이다. 캠퍼스에는 여러 지원 단체가 존재해 다양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ieLab은 유망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18개월 간 15만스위스프랑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자금 부족 등으로 사업화하지 못하는 ‘죽음의 골짜기’를 막기 위한 지원책으로 상환은 필요 없다. 자금 측면 외에도 기술, 사업 계획, 재무, 법무 등 경영 코칭도 철저하게 지원해준다. 스케보 또한 이 ieLab을 통해 탄생했다.
2000년 이후 ETHZ 발 벤처기업들은 350개사 이상 탄생했다. ieLab의 블레너 박사는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움직이게 되면 고용 등이 경기에 좌우되어버린다”라고 지적. “연구 성과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도 젊은 학생의 아이디어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말한다.
▶ 세계의 대학 랭킹 2019
1위: 옥스퍼드 (영국)
2위: 케임브리지 (영국)
3위: 스탠퍼드 (미국)
4위: MIT (미국)
5위: 캘리포니아 공과대 (미국)
6위: 하버드 (미국)
7위: 프린스턴 (미국)
8위: 예일 (미국)
9위: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영국)
10위: 시카고대학 (미국)
11위: 스위스연방공과대 (스위스)
42위: 도쿄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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