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aaS의 충격 (2): 고속버스 기업 WILLER, 아시아에서 패권 -- 기업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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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4.2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4-09 15:49:40
- 조회수301
XaaS의 충격 (2)
고속버스 기업 WILLER, 아시아에서 패권
기업 연합 형성, 실적은 빠르게 수평 전개
차세대 이동서비스 ‘MaaS(Mobility As A Service)’에서 일본의 자동차기업들이 합종연횡에 분주한 가운데 한발 먼저 해외 진출을 달성한 기업이 있다.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WILLER(오사카시, 무라세(村瀬) 사장)다. 아시아에서 기업 연합을 형성하여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WILLER의 시도를 통해 ‘모빌리티의 공백 지대’인 아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 WILLER
일본 국내 최대의 고속버스 기업이다. 전국 22개 노선에서 292편을 매일 운행하며 연간 총 309만명(2018년)을 수송한다. 넉넉한 좌석과 여성 전용석 등을 마련하는 등 두터운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창업은 1994년. 무라세 사장이 “일본 전역 구석구석까지 간단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창업하였다. 인허가 규제에 묶여 있는 버스를 여행상품으로 판매하면 비교적 자유롭게 행정이나 과금 등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여행회사로 발족하였다. 버스의 자사 운행은 01년부터다. 15년부터 교토, 효고현에서 철도도 운행하고 있다. 18년의 연결 매출은 203억 엔이다.
-- 각지의 기업과 협력 --
적도 근처의 도시국가 싱가포르. WILLER는 이곳에서 제휴기업과 함께 5월에 사업을 시작한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예약하면 루트 상의 어디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한 자율주행 ‘온디멘드 버스’다. 보조 요원을 태워서 반년 정도 실제로 승객을 수송하며 실증실험을 실시한다. 상용화를 목표로 수요나 개선점을 찾는다. 규제가 엄격한 일본에서는 어려운 시도다.
18년 6월에 싱가포르 자회사를 설립, 중심부의 복합빌딩에 오피스를 개설하였다. 올해 1월 이후는 무라세 사장을 포함하여 3명의 직원이 상주한다. 무라세 사장이 목표하는 것은 ‘아시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MaaS’다. 우선 추진하고 있는 것이 자율주행 버스다.
구체적으로는 WILLER가 차량을 제공하고 운행시스템이나 앱을 개발한다. 자율주행의 제어기술은 싱가포르 기업이, 고객이나 차량관리 등 운용은 미쓰이물산 산하의 현지 차량공유 기업 Car Club(WILLER도 출자)이 담당한다.
이러한 차세대 모빌리티의 개발을 아시아 각지에서 각각의 교통사업자들과 협력하여 추진한다. 베트남에서는 택시 기업인 마이링(Mai Linh)그룹과 일본의 안전기술을 탑재한 차량을 운행할 예정이다. 4월에는 택시나 승차공유 배차 앱을 시작한다.
대만에서는 고속버스 기업인 궈광여객버스(国光汽車客運)와 인공지능(AI)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승차공유 차량의 개발을 목표로, 우선은 택시와의 환승 실험 등을 전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미얀마에서도 협력을 추진하여 기업 연합의 형성을 서두른다.
왜 일본이 아니라 아시아일까? 이유에 대해 무라세 사장은 “모빌리티를 일본에서 진화시키는 것은 어렵다”라고 지적한다. 도로교통 관련 법 규제가 엄격한데다 각지를 영업 지반으로 확보하고 있는 철도, 버스, 택시 등 기존의 교통사업자가 존재한다.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승차공유도 일본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지다.
아시아에서는 법 규제는 물론 도로 인프라와 지하철 등의 대량 수송 수단도 한창 정비 중이다. 자택과 학교나 직장 등을 연결하는 ‘도어 투 도어’의 이동수단으로서 바이크가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나 정체가 심하고 배기가스나 더위 문제도 있어 결코 쾌적하지 않다. 무라세 사장은 “이는 생각을 달리하면 모빌리티의 공백 지대를 의미한다”라고 말한다. 바이크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있다고 보고 있다.
-- 데이터 축적 분석 --
아시아 각지에서 축적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다른 지역으로 도입하여 빠르게 횡단 전개한다. 또한 스마트폰 앱 하나로 검색에서 예약, 결제까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WILLER가 목표하는 ‘아시아 MaaS’다.
버스나 택시 외에 철도, 렌터카, 차량공유, 자전거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통합 가능한 MaaS 앱으로서 6월까지 완성한다. 플랫폼은 아시아에서 공통이지만 지역별 수요에 맞춘 이동수단을 순차적으로 전개한다. 제1탄은 이르면 7월에 일본의 홋카이도 동부에서 관광용으로 투입한다.
“MaaS에서는 이용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무라세 사장). 기존의 교통을 경로 검색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이익은 별로 크지 않다. 데이터를 통해 이동 수요를 발굴하여 새로운 이동수단을 투입, 개인의 소비를 환기하거나 기업에 대한 사업 제안으로 연결시켜야 비로소 수익화가 가능하다. 아시아 전역에서 수집되는 이용 데이터는 원칙적으로 싱가포르의 클라우드 서버에 집약하여 해석할 생각이다. 교통 정체의 완화 등 사회 과제의 해결에 공헌하면서 방대한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것이 아시아 각지에서 MaaS를 전개하는 숨겨진 이점이다.
WILLER는 IT기업으로서의 면모도 갖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버스 상품의 예약을 접수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자사가 개발. 타사와도 협력하여 전국 약 90개 업체의 버스와 여객선, 호텔도 커버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수송 수단에서 기획력, IT까지 MaaS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 WILLER에 대해서는 대형 종합상사도 인정하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100% 자회사였던 싱가포르의 Car Club으로 18년 8월, WILLER의 싱가포르 자회사에 대한 제3자할당증자를 하여 제휴 관계에 들어갔다. 현지에서는 대기업이지만 성장이 한계에 달한 Car Club에 WILLER를 끌어들임으로써 “마케팅 능력을 높여 서비스 개발을 가속하고 싶다”(미쓰이물산 출신의 다쓰세(龍瀬) 디렉터)라고 기대한다.
MaaS 시장에서는 신흥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편으로 자본력을 갖춘 자동차기업이나 IT기업 등도 사업 기회를 찾아 잇달아 참여하고 있다. 무라세 사장은 “이용자의 심층 심리를 겨냥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승부를 가른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낸다. 그러나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이제부터다.
자본력이나 인재 수에서 뒤쳐져 있는 WILLER는 대기업에는 없는 민첩함과 결단력으로 아시아에서 패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그 역동성 이야말로 MaaS 시장의 장래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3)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