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야부사2' 착륙 성공에서 배운다 -- 사람과 로봇, 주종 관계로 위업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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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9.3.19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20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3-25 22:51:04
- 조회수322
'하야부사2' 착륙 성공에서 배운다
사람과 로봇, 주종 관계로 위업 달성/ 명확한 지시와 상상력 필요
공상과학소설(SF)은 때로 사람과 로봇의 불편한 관계를 그린다. 예를 들면 사람의 지시를 듣지 않고 폭주하거나 사람의 일을 빼앗거나 한다. 현명한 로봇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탐사기 ‘하야부사2’가 소행성 착륙에 성공한 사례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로봇이 협력한 좋은 사례를 통해서 명확한 지령을 내리는 리더십이야말로 사람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미래상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 바위와의 충돌 회피 --
하야부사2는 2월 22일 오전 7시 29분, 소행성 ‘류구(龍宮)’에 착륙하였다. 지구에서 3억km 떨어진 곳이다. 지구에서 내린 지시가 도착하기까지 편도 약 20분이 걸린다. 최대 고비인 착륙 시에는 사람이 지시를 내릴 수 없어 탐사기의 자율주행에 맡겼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3월 5일에 공개한 데이터는 탐사기의 절묘한 움직임을 말해준다. 2월 22일 오전 7시 10분, 고도 45m에서 탐사기는 2018년 가을에 떨어뜨린 지표 표식을 카메라로 포착하였다. 표식에 의존하며 고도 8.5m까지 하강. 지형에 맞춰서 기체의 한쪽을 들어올리며 오전 7시 27분에 최종 하강을 시작하였다.
기체의 밑에 창작한 카메라 사진에는, 하야부사2가 ‘삼도(三途)의 돌’이라고 부르는 충돌 우려가 있는 바위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며 원통 장치의 끝부분을 근처 지표에 붙이는 모습이 찍혔다. 원통 속에서 탄환을 발사하여 바위를 폭파, 그 파편을 기체로 가져와 바로 상승하였다.
직경 900m의 류구에 착륙하는 것은, 일본에서 브라질에 있는 6cm의 과녁을 맞추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하야부사2는 목표 착륙 지점에서 불과 1m 벗어난 곳에 착륙하였다. 예정보다 약 40분이나 빨리 달성하였다.
JAXA의 쓰다(津田) 프로젝트 매니저는 “어디에 착륙하고 싶은지를 사전에 사람이 정해서 알려 준다. 임기응변 대응은 탐사기에 맡긴다”라고 말한다. JAXA의 구보타(久保田) 연구주간은 “탐사기가 자기자신을 제어하는 ‘자율’제어가 특징이다. ‘자동’제어와는 다르다”라고 말한다.
구보타 연구주간은 로봇이 컵을 잡는 작업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자동제어는 도중에 컵의 위치가 바뀌면 집을 수 없다. 그러나 자율제어는 컵의 위치를 검출하여 그 정보를 바탕으로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더라도 컵을 잡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환경이 바뀌면 자동제어로는 대응할 수 없다”. 착륙에 적합한 장소는 반경 3m로 한정된다. 지적인 로봇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위업 달성이었다.
그러나 성공의 열쇠는 탐사기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었다. 목적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뛰어난 기능이라도 무시하였다.
당초 계획에서는 탐사기가 지표의 거리를 측정하면서 스스로의 판단으로 자세를 정비하도록 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상정 외로 바위가 많아 사람이 탐사기의 자세까지 자세하게 결정하는 방법으로 변경하였다. 사람의 지시로 탐사기를 조종하는 ‘주종 관계’를 명확히 하였다.
-- 기계와 함께 진화 --
사람에게는 보다 윤리적인 사고가 요구되었다. 류구 사진을 통해 암석의 높이를 10cm 단위로 측정하며 탐사기를 움직이는 전략을 만들었다.
쓰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윤리적인 사고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결론은 나온다. 정보를 어떻게 세련되게 만들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작업의 본질을 파악하여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사람의 깊은 사고가 갖는 소중함을 실감했던 것 같다.
쓰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도쿄대학 재학 시절 지도교수였던 나카스카(中須賀) 도쿄대학 교수는 “쓰다 군과는 인공지능(AI)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라고 회상한다. 지적인 로봇을 다루기 위해서는 사람의 상상력이 중요해진다고 지적한다.
사람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복잡하게 얽히면 고도의 지능이 기계에 나타난다. “복수의 프로그램이 합쳐지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읽지 못하게 된다. 사람이 복잡함에 견디지 못하게 되었을 때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과제다”.
자율주행 차의 제어에도 통하는 이야기다. “위험한 동작을 시작하면 안전하게 정지하는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사람은 이러한 아이디어나 상상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기계의 지능이 더욱 진화하면 “사람이 ‘주인’이고 기계가 ‘종’이라는 사실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사람 자체도 고도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야부사2가 착륙할 때는 JAXA가 인터넷 중계로 해설하였다. 위업을 목격한 AI 연구의 제1인자인 소니컴퓨터사이언스연구소의 기타노(北野) 소장은 “하야부사2는 사람이 직접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려운 미션을 자율제어로 완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인류의 실질적인 활동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소행성 탐사에 있어서도 사람의 깊은 사고가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미래에는 AI나 자동주행 차, 로봇으로 넘쳐나는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야부사2는 사람과 로봇의 협력 플레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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