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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에 제 3의 혁명 --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 CEO에게 묻는다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12.2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12-10 10:42:00
  • 조회수453

미답(未踏)에 도전한다 (인터뷰)
콘텐츠에 제 3의 혁명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 CEO에게 묻는다

▶리드 헤이스팅스 / 넷플릭스 CEO
1960년 보스턴 출생. 아프리카에서 수학 교사 봉사활동을 경험. 1988년, 스탠포드대학에서 인공지능(AI)학 수료. 1991년에 퓨어소프트웨어를 설립해 1997년에 매각. 같은 해에 넷플릭스를 설립했다.

기존 산업을 새로운 것으로 교체 해나간다는 의미의 디스트럽터(파괴자). 영화와 TV분야에서는 미국의 넷플릭스가 그 대표적 기업이다. 인터넷 동영상서비스는 컨텐츠 사업의 방식을 바꾸며 미국 케이블TV업계 재편의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 혁명은 무엇을 파괴하고, 무엇을 창출 할지에 대해 헤이스팅스 CEO에게 물었다.

■ 서로 다른 문화, 동영상이 연결

Q. 2007년에 시작된 동영상서비스는 지금은 기존의 영상 미디어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습니다.
A. “인터넷으로 인해 콘텐츠 세계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과거 120년 전의 영화와 TV의 탄생에 필적하는 제 3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시간에 관계없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시청 매체도 TV에서 스마트폰까지 각자에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에는 어느 작품을 어디까지 봤는지 등 이용자 데이터 분석도 가능해졌다. 우리 회사는 이용자의 취향을 2,000개까지 세분화해 정리해놓고 있다. 전세계로부터 수집한 대량의 콘텐츠에서 이용자에 맞는 동영상을 추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싱가포르를 소재로 다큐멘터리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싱가포르의 문화와 논픽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평가 받고 있다. 데이터를 이용해 작품을 볼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은 20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Q. 1997년, DVD의 우편 배송으로 귀사의 비즈니스는 시작되었습니다.
A.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공부했을 때, 대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당시는 동영상을 전송하기에 인터넷 속도는 불충분했다. 비디오가 아닌 DVD를 배송하는 것은 정보를 디지털로 전송하는 ‘디지털 배급(Digital Distribution)’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확신했었다.”
“당시 염두에 두었던 것은 비디오 렌탈의 블록버스터와 아마존닷컴의 중간 정도의 성격이다. DVD의 우편 배송을 토대로 계약자를 늘려나갔다. 인터넷의 진화로 동영상 서비스 시대가 온다는 것은 이 때부터 알고 있었다. DVD로 그것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Q. 동영상 시장에 다른 기업들도 참여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A. “가장 처음으로 의식한 곳은 2005년에 무료 동영상을 제공한 구글의 유튜브이다. 동영상서비스를 운영하는 아마존과는 벌써 10년간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애플, 게다가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월트 디즈니도 경쟁사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는 독자적인 콘텐츠 등, 타사에는 없는 개성으로 승부해나가려 한다”.
“하지만 경쟁은 제로섬(Zero-sum)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사람들은 서로 다른 내용의 여러 잡지를 구독하고 있듯이 동영상도 그렇게 될 것이다. 나의 경우, 아마존과 유튜브, 그리고 넷플릭스에 각각 계약해 좋아하는 동영상을 보고 있다. 작가와 배우 등 크리에이터에게 흐르는 자금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플러스이기도 하다”.

 

Q. 디지털시대에 IT대기업들이 콘텐츠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일 수 있을까요?
A. ”IT기업들은 앞으로 몇몇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 등 콘텐츠기업들도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라는 어드벤티지가 있다. 콘텐츠 기업들은 IT기업의 노하우를 배우려 하고 있고 IT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콘텐츠 기업에서 배우려 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가 만능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 세계는 유행을 사전에 캐치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다. 데이터는 전세계 이용자들의 과거 시청의 공통성을 가르쳐주지만, 새로운 콘텐츠로 어떤 것이 평가될지에 대해 생각할 때에는 그다지 참고가 되지 않는다”.

Q. 최근 넷플릭스는 미국 이외의 이용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A.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이용을 전세계적으로 분석해보면 미국은 겨우 10%정도밖에는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은 90%는 해외 이용자들이다. 그리고 미국은 세계 인구의 5%정도다. 성장을 위해서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글로벌 TV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이기도 하다. 세계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양질의 동영상을 제공하는 기업은 우리밖에 없다”.

Q. 지금은 미국 작품들이 중심이지만, 국제화를 위해 할리우드 외의 해외 투자도 늘어나고 있나요?
A. “정확히 그렇다. 지금은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중심의 콘텐츠 관련에 연간 8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연간 160억달러로 늘어나게 될 시대가 올 것이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우수한 크리에이터와의 협력이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작품과 그에 관련된 경제망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영화 품질의 TV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관련 스튜디오에 투자하고 있다. 현지 사람들이 납득할 정도의 수준 높은 작품은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다”
“이것은 디지털 혁명이 무엇을 창출하는가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문화 간 연결되는 방법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이것이 동영상을 통해 타국의 사람들이 비슷한 것에 재미를 느끼거나, 희망을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도 ‘심야식당을 보고 일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Q. 한편, 중국 시장에서는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지 않는데요.
A.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차단되고 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다른 나라들에 주력하고 있다”
“주력하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인도이다. 인도가 다른 나라와 다른 것은 현지의 통신회사들이 200억~300억달러를 새로운 통신망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인터넷 접속이 현저히 좋아졌고 통신비도 점점 낮아져 지금까지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았던 인도사람들과도 연결되는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혁명에는 효율보다는 유연성

Q. 귀사는 기한을 두지 않는 휴가를 인정하는 등, 실리콘밸리 안에서도 자유로운 기업 문화로 유명합니다.
A. “우리 회사는 많은 변화에 적응해온 기업이다. DVD에서 시작해 동영상서비스로 전환, 지금은 글로벌 전개를 추진하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의 권리를 사면 되었지만, 지금은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조직의 효율성보다는 유연성을 중시하고 있다”
“만약 효율성을 중시할 경우에는 제조업처럼 사내에 많은 규범과 절차가 필요하다. 유연성과 개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사원에게는 자유와 책임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20년간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었다”.

Q. 데이터를 둘러싼 규제론 등 IT기업들에게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A. “우리들의 투자 가운데 80억달러가 콘텐츠 분야이다. 10억달러를 테크놀로지에 투자하고 있어 비교적 콘텐츠 기업에 가깝다. 이러한 의미에서 콘텐츠 검열 등 정부와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유튜브 및 아마존과 경쟁하고 있어 독점기업 규제 대상이 아니다. 페이스북이 비판 받고 있는 광고사업도 하고 있지 않다. 그것에 대해선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

Q. 프리캐시플로우(영업활동으로부터의 현금흐름)가 30억달러 적자. 귀사의 투자 선행 비즈니스 모델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애널리스트도 있습니다.
A. “우리들은 콘텐츠에 투자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콘텐츠는 한번 손에 넣으면 이후 오랜 시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주식시장도 그것을 알고 있어 우리의 시가총액은 과거 5년 간 10배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비판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들의 성장 스피드가 빠른 만큼 캐시플로우는 적자가 된다. 앞으로 3년 동안 어떤 스피드로 우리가 성장할지는 모르지만, 그 속도가 느릴 경우 캐시플로우는 흑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을 투자자들이 원할까?”

Q. 영화관에는 가시나요?
A. “가끔 간다. 작은 마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의 선택지가 없다. (아직 동영상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도 아직 보지 못했다”.

인터뷰 후기
이성과 감성이 만들어내는 ‘파괴’

일본에서는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닷컴)가 미국 거대 IT기업들의 총칭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미국 월가에서는 N(Netflix)를 추가해 FAANG이 일반적인 속칭이다.

1997년에 DVD의 우편배송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10년 뒤 동영상서비스에 참여. 지금은 전세계 1억 3,700만명의 계약자를 보유하고 있다. 월 10달러 전후의 정액 요금으로 인터넷 동영상을 무제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전세계 190개국 이상에서 전개하고 있다. 콘텐츠의 확보∙제작에 투자하는 비용은 2017년에 63억달러로, 미디어 분야에서는 디즈니에 이은 두 번째 규모이다.

‘콘텐츠 기업’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헤이스팅스 CEO이지만, 넷플릭스 강점의 원천은 ‘IT기업’으로서의 성장 배경에 있다. 인터넷으로 인한 디지털 유통 가능성을 빠르게 인식해 비디오 렌탈의 블록버스터들을 차례로 무너뜨린 넷플릭스. 고객 데이터의 유용성을 활용해 정밀한 동영상 추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터넷의 특성을 이론적으로 파악해 비즈니스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구글과 아마존에 가깝다.

한편, 헤이스팅스 CEO는 단순한 IT기업에 머물러있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취재 중 그는 애플의 이름을 자주 거론하며 “기술과 디자인을 멋지게 융합시켰다”라고 말하며 동영상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애플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데이터로는 확보할 수 없는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해나갈지 라는 아날로그 측면에서의 현실을 중시하고 있다.

그 과제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지금도 자사의 강점을 계속 발휘할 수 있을지 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취재하는 동안 ‘파괴’라는 말을 신중히 피했지만, 디즈니와 워너미디어 등 시청자를 빼앗긴 기업들은 반격의 칼을 갈고 있다. 사생활 보호에 대한 규제 등 IT기업들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도 넷플릭스에겐 역풍이 되고 있다.

헤이스팅스 CEO 자신도 성장을 위한 유연성을 잃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했다. 일본이 이 58세의 창업가에게 배워야 할 교훈은 계속 변화해나가야 한다라는 강한 의지일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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