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은 사용하기 불편해” -- 생체 인증을 통한 캐시리스 결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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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8.8.28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9-03 14:47:03
- 조회수386
캐시리스 Now (1)
“현금은 사용하기 불편해”
생체 인증을 통한 캐시리스 결제 확대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의 회사원 아렌다(34)는 지갑이 없다. 그는 아침 6시 반에 집을 나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귀가 전에는 거리 노점에서 파파야를 구매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가끔 할인 쿠폰도 온다. 현금은 사용하기 불편하다”. 결제 앱 ‘Paytm’이 설치된 스마트폰이 아렌다의 지갑인 것이다.
1,000루비(약 1,590엔)의 고액권을 없앤 인도. 부유층의 부정 축적 재산을 막기 위한 것이 목적이지만, 모디 정권에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다. 그것은 ‘디지털 인디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IT의 하나로서 스마트폰 및 지문 등의 생체 인증을 통한 캐시리스 결제가 확대되고 있다.
수도 뉴델리의 교외. 인도 최대 영화관 체인, PVR시네마는 티켓 예약에서 입장, 스낵 구입까지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진다. 간판에는 ‘노 캐시’라고 쓰여 있다. 근처 쇼핑몰을 방문해보니 한 점원이 고객에게 “현금인가요? 잔돈 10루비 모자라는데 괜찮을까요?”라고 사과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인도의 국내 전자 결제 규모는 올 1월에 131조 루비(약 208조엔)으로, 전년 1월에 비해 40% 증가했다. 모바일 결제회사 Paytm은 비상장이지만, 미국 데이터 분석회사 피치북에 따르면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약 1조 1천억엔). 시민의 지갑을 대신해주는 결제회사가 시장에서는 라쿠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치를 갖고 있다.
중국에서는 쇼핑 행위 자체가 결제와 연결되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시의 한 건물 지하 매장. 이곳의 냉장 케이스에 손을 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선반에 배열되어 있는 음료수를 꺼내면 그 시점에서 결제가 완료된다. 이것은 사전에 등록된 손바닥 지문 인식을 통해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 등으로 결제되는 ‘테이크 고’라고 하는 무인 판매 시스템이다.
사실 트러블도 많다. “왜 안 열리지?” 방문한 회사원 여성은 손을 대도 냉장 케이스 문이 열리지 않자 화를 내며 돌아갔다. 다른 남성의 경우, 1병에 4위안(약 65엔)의 음료수를 구입했지만 앱을 보니 7위안의 컵라면을 구입한 것으로 되어있었다. “클레임을 넣는 것도 귀찮다. 아직 시스템의 정밀도가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 남성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일단 시도해보고 실패하면 그만두면 된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가치관이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토대가 형성되어 있다. 구매한 제품, 가격, 개수, 날씨, 시간 등, 캐시리스는 모든 쇼핑을 데이터로 전환한다. 이들이 실패의 반복을 통해 손에 넣은 광맥에는 알리바바회장인 마윈(馬雲)(53) 씨가 ‘현대의 석유가 될 것이다”라고 공언한 빅데이터가 있다.
미국 조사회사인 IDC는 빅데이터를 취급하는 비즈니스의 시장 규모는 2020년에 약 20조엔에 달할 곳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는 구글과 아마존닷컴 등 GAFA라고 불리는 거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중국이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캐시리스의 경우, 이용자의 소비 동향이 빅데이터가 되어 효율적인 광고 및 금융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가 없다면 세계의 흐름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 일본은 결제에서 차지하는 캐시리스 비율은 18%로, 60%의 중국에 비하면 개발도상국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도 이러한 차이를 좁히려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산∙관∙학의 인재들이 모여 7월에 설립한 캐시리스 추진협의회. 사무국장의 후쿠다(福田)(41) 씨는 위기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일본의 결제시스템을 독점하게 해서는 안 된다”. 협의회에는 3곳의 메가뱅크와 소매업체, 인터넷회사 등 200개 이상의 기업∙단체가 참가. 최근 국내에서 난립해 캐시리스화를 방해하는 결제 방법의 통일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시스템만 보더라도 의견 일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QR코드 복제 등 부정 이용이 불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등, 데이터 보호를 위한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참가 기업 중 한 곳인 JCB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저렴한 결제 방법의 이용을 원하는 벤처기업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렇게 대립하고 있는 사이에 세계 각국들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일본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현금 사회에 안주해 있어서는 안 된다”. 전국은행협회 회장(미즈호은행 총재)인 도하라(藤原)는 이렇게 경고하며 본격적으로 캐시리스를 추진해나가려 하고 있다.
현금 신앙이 강한 일본. 현금 중시에서 벗어나 ‘캐시리스화’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빅데이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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