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대 경쟁(3): ‘후계자’ 창업 -- 잠자고 있는 보물, 가까이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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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8.8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8-14 23:32:44
- 조회수443
스타트업 대 경쟁; 일본, 변할 수 있을 것인가 (3)
‘후계자’ 창업
잠자고 있는 보물, 가까이에 있어
소설 ‘변두리 로켓’을 실제로 옮긴 초특급 소규모 공장 그룹이 있다. 세계적인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유키(由紀)정밀(시나가와 현)의 오쓰보(大坪) 사장(43)이 그리는 미래는 장대하다.
-- 기술력을 융화 --
그가 가업인 금속 가공회사의 3대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2013년. 그는 바로 박리다매(薄利多賣)의 차량용에서 경쟁이 적은 항공∙우주산업으로 사업을 전환. 올 9월기 매출은 전기 대비 20% 증가한 약 5억엔, 10년 전의 3배 이상이 될 전망이다.
가업을 재정비한 오쓰보 사장은 2017년 유키홀딩스(도쿄)를 설립. 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후계자 부족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출자해 서로의 기술력을 융화, 재생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도쿄 오타(大田) 구의 금형공장을 인수, 그룹은 총 12개사, 매출은 66억엔을 기록했다.
베트남, 홍콩, 중국 선전(沈圳), 프랑스 등, 유키홀딩스 그룹 회사들의 거점은 세계 제조업의 주요 지역을 망라한다. 오쓰보 사장이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고급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LVMH모엣헤네시∙루이비통이다. LVMH사는 산하로 인수한 브랜드들의 개성을 유지하면서 성장해나가고 있다. 그는 “브랜드의 강점을 가진 그룹이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다”라며 그와 같은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조업 강국 일본을 뒷받침해온 중소기업들은 ‘대규모 폐업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까지 10년간 70세 이상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약 245만명으로 증가. 그 절반이 후계자가 미정인 곳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폐업으로 2025년까지 GDP가 22조엔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찬스로 바꿀 여지도 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술력과 인재를 활용하는 것은 젊은 스타트업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강점이다. 가업을 이어받은 젊은 경영자가 사업모델을 전환하는 ‘후계자 창업’. 새로운 리더 아래 기업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는 모습은 일본식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치(愛知) 현 동부의 산골마을에 본사를 둔 플라스틱 성형 가공업체 혼다(本多)플러스(아이치 현)는 도쿄 미나미아오야마(南青山)에 세련된 디자인 거점을 둔 조금 독특한 중소기업이다.
사업모델을 전환한 혼다 사장(49)는 오쓰보 사장과 같은 3대째 후계자이다. 수정액 보틀 시장에서 국내 최고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문구 용기에 강했지만 ‘페이퍼리스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구에만 의존해나가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혼다 사장은 판단했다.
디자인에 주목하게 된 것은 대기업으로부터의 하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최종적인 고객은 발주처가 아닌 소비자다. 이용하는 사람을 고려해 디자인을 제안해나간다면 우리들의 기술은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다”. 지금은 화장품 및 식품 용기까지 운영, 그 독창성을 평가 받아 수주 가격도 상승했다. 직원 수는 약 200명으로, 혼다 사장이 취임한 2011년보다 50% 증가, 9명의 디자이너도 보유하고 있다.
-- 위기감을 공유 --
대규모 폐업 시대의 위기감을 공유한 기업들이 모여 ‘후계자 창업’를 전국적 네트워크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6월 말, 후계자 창업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중심이 되어 일반 사단법인 벤처형 사업승계(도쿄)를 설립. 사업 창출 및 자금조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야마노(山野) 대표이사는 “지역에 뿌리를 내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적 중소기업들을 육성해나가고 싶다’라고 말한다.
일본은 이전부터 산업의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가까이에는 고도 성장의 발판이 되어온 중소기업이라는 보물이 잠자고 있다. 이들이 되살아난다면 일본 특유의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늘어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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