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대 경쟁(1): 도쿄대 엘리트의 변화, 창업 확산 -- 정책보다 사업
-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8.6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8-12 18:07:27
- 조회수497
스타트업 대 경쟁; 일본, 변할 수 있을 것인가 (1)
도쿄대 엘리트의 변화, 창업의 움직임 확산
국가를 위해서는 정책보다 사업
‘대표이사 의사’라는 직책을 가진 남성이 있다. 온라인 진단기업, 메들리(도쿄)의 도요타(豊田) 공동대표(34). 그는 도쿄대학 의학부 졸업 후, 신경외과 전문의로 도쿄 시내의 유명 병원에서 근무했다. 당직 근무가 월 13회나 되는 고된 업무였다.
그는 “이대로 간다면 현장은 무너질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료 시스템은 행정만으로는 좀처럼 변화시키기 어렵다”. 이러한 고민을 갖고 있던 그는 초등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메들리의 존재를 알게 된다. “기술의 힘을 통해 보다 환자 가까이에서 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느낀 그는 2015년, 메들리 경영에 참가해 새로운 의료 시스템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 대장성(大蔵省)에서 나와 창업 --
일본의 탑 엘리트를 배출해온 도쿄대학 졸업생들 사이에서 창업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우주 공간의 위성 등의 잔해 회수 기술을 개발하는 아스트로스케일. 오카다(岡田) CEO(45)는 2000년, 도쿄대학 졸업 후 4년 간 근무하던 대장성(지금의 재무성)을 그만두고 나왔다.
그 계기가 된 것은 대장성에서 파견 나온 미국 유학 시절, 그는 창업을 한다며 과감하게 대학을 중퇴하는 동급생들의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관료로서는 세계의 스피드에 따라갈 수 없다”라고 통감한 오카다 씨는 미국에서 우편으로 퇴직서를 보내고 유학 비용을 자비로 지불한 후 사퇴했다.
중앙 관청, 대기업, 의사 등, 대부분의 도쿄대 학생들은 선배가 닦아놓은 레일 위를 달려왔다. 하지만 그 정점이었던 재무성에서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공문서 위조 사건이 일어났다. 엘리트들이 조직을 지키려고 발버둥칠수록 세계의 상식에서 멀어지는 모순이 최근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도쿄대학의 자료에서 산출한 학부 졸업생들의 공무원 취업률은 2017년 봄에 6%로, 20년 전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반대로 도쿄대학 발 스타트업 기업은 2017년에 245개사로 2년만에 30% 증가했다.
일본과 같이 성장력이 약해진 나라에겐 현상 유지는 쇠퇴를 의미한다. 유연한 발상으로 이노베이션을 창출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얼마나 다양한지는 나라의 흥망을 좌우한다. 정부도 사회인의 재취업 지원, 1엔 창업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도쿄대학 발 스타트업 기업들의 증가는 그 상징이지만,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본의 창업률은 5%대로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 10% 전후의 구미(歐美)에 훨씬 뒤처져 있을 뿐만 아니라 7%였던 30년 전 수준마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좀 더 도전 의식을 가져야’ --
최상위권 대학의 우수한 인재들이 솔선해 창업하며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탠포드 대학이 유명하지만, 이젠 더 이상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많은 정치가, 관료를 배출해온 칭하(清華)대학. 최근에는 창업가 배출 대학이란 색채가 강하다. 그 계기는 2013년에 시작된 창업가 교육 프로그램 ‘X-lab’. 학생들에게 공동 오피스, 투자자 및 대기업 소개 등을 제공해 400개사 이상의 창업을 지원했다. 일본도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도쿄대학을 졸업한 후 도쿄 시내 은행을 거쳐 연두벌레 개발업체 유글레나를 설립한 이즈모(出雲) (38)에게 도교대 발 스타트업기업에 대해 의견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아직 부족하다. 일본의 사장되어 있는 기술들을 사업화하려면 도쿄대학 학생들은 좀 더 도전 의식을 가져야 한다”.
록본기(六本木)힐즈(도쿄)의 창업가들이 한 시대를 풍미한지 10년 정도가 지난 지금, 일본에서 다시 한번 스타트업 기업들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이 붐을 넘어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