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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도시: 선전∙광저우(상) -- 젊은 아이디어 빠르게 실현, 두터운 부품산업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7.12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7-18 23:03:27
  • 조회수607

X밸리, 창업도시 발흥: 선전∙광저우(상)
젊은 아이디어, 빠르게 실현
두터운 부품산업의 저력, 기존 기술로 걸작 창출

첨단기술이나 자금이 모여들면서 창업가를 배출하는 세계적인 스타트업 기업 집적지는 어디일까?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창업도시’의 선봉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중국 광둥성의 선전(深圳)시와 광저우(廣州)시다. 미중 무역마찰이 격해지는 가운데 역풍도 우려된다. 그러나 지금도 하드웨어산업이 모여드는 독자적인 생태계에 매료된 젊은 창업가나 기술자 그리고 투자가를 모여들고 있다.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일본과학미래관에서 5월 말에 열린 가상현실(VR) 관련 기술 전시회. 참신한 표현 방법을 원하는 카메라맨이나 영상제작회사, 광고대행사의 뜨거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360도 카메라 ‘Insta360’이었다.

“이렇게 간단하게 360도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VR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프로카메라맨이 감탄한 Insta360을 개발한 것은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Arashi Vision'이다. 양면에 2개의 렌즈가 있는 소형 부품을 끼우면 스마트폰이 상하 좌우를 4K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로 변신한다.

-- ‘거인’기업에 납품 --
촬영 동영상을 SNS에 업로드하면 체험을 누구와도 현장감 높게 공유할 수 있다. 여행이나 결혼식 등 추억의 순간을 실시간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VR콘텐츠도 간편하게 촬영 가능하다. 2017년 8월의 발표 당시부터 기발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개하고 싶은 전세계의 프로카메라맨이나 ‘유튜버’의 주문이 쇄도하였다.

미국 애플은 Insta360을 iPhone의 액세서리로 정식 인정하여 애플스토어에서 판매한다. 미국 구글은 지도 서비스인 ‘구글 스트리트뷰’로 거리를 촬영하는 기기로서 Insta360를 채용하였다. 미국 페이스북과도 제휴하여 페이스북 산하에서 VR기기를 전개하는 오큘러스가 VR콘텐츠 제작에 Insta360을 추천하고 있다.

미국 IT업계의 거인을 매료시키고 있는 Arashi Vision은 14년에 창업하였다. 난징대학에서 정보공학을 전공한 Liu Jingkang(劉靖康) CEO(26)가 VR 영상제작 회사를 난징시에서 세웠다. 당시는 10개의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소프트웨어로 통합 처리하여 3차원 동영상을 만들었다. “간단하게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만들면 동영상 전송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라고 판단하여 자사에서 개발하기로 하였다.

하드웨어 기업으로서의 재출발을 각오한 Liu CEO가 선택한 장소가 선전이다. “부품 서플라이어도 집적해 있고 하드웨어에 관심이 높은 벤처캐피털(VC)도 많다”. 거대 투자펀드인 IDG캐피털에서 약 1억엔을 조달. 중국 VC인 QiMing Ventures나 Laox를 산하에 두고 있는 쑤닝전기(蘇寧電器)에서 총 30억~40억엔의 출자도 받았다.

유력 기업이 모여 있는 선전시 난산(南山)구의 본사 사무실에서는 기술자 외에 마케팅 담당자 등 약 250명이 근무한다. 복잡한 동영상 처리를 자동화하는 소프트나 이용자의 조작성을 높이는 소프트 등 프로그래밍 기술자가 가장 많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들의 나이다. 종업원은 거의 전원이 20대라고 한다.

드론 기업 DJI에서 마케팅 책임자로서 전직한 독일 출신의 막시밀리안 씨(29)는 “젊은 인재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모여들고 있다. 급성장하기 전의 DJI와 사내 분위기가 많이 닮았다”라고 말한다. 17년의 매출은 4,000만 달러. 18년은 2배 이상인 1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며 19년에 신규주식공개(IPO)를 목표하고 있다.

“선전은 최고의 장소”. 물건을 주고받는데 사용하는 스마트 락커를 개발한 Pakpobox의 차이빙(蔡兵) CEO(38)는 이렇게 말한다. Pakpobox의 락커는 이른바 ‘거리의 택배 박스’다. 인터넷 통신판매의 상품 수수 외에 클리닝 의뢰나 회수, 개인간 거래의 플랫폼으로서의 활용도 확산되고 있다.

-- 기술자도 윤택 --
Pakpobox는 선전에서 생산하고, 자유무역항으로 발전한 홍콩에 영업거점을 두고 세계 시장에 판매한다. 저가의 생산위탁처와 수출 창구가 가까운 선전은 정말 ‘최고’의 입지다. 호주나 싱가포르, 이탈리아 등 약 10개국에서 락커 서비스에 착수. 17년도의 매출은 2,000만 위안(약 3억 3,000만엔)으로 18년도는 6,000만 위안을 전망한다.

미쓰비시UFJ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16년 전자상거리(EC) 거래액은 23조 위안으로 380조엔 규모에 달한다. 증가 일변도인 물량에 대해 택배업자의 확보가 어렵다. 때문에 차이빙 CEO는 “(고객 집까지의) 라스트원마일 문제는 현저하다”라고 말한다.

선전시에 위치한 물류기기 회사인 Urobo에 근무했던 차이빙 CEO는 13년에 수요 확대를 전망하고 Pakpobox를 창업하였다. 불과 1년 후에는 국내에서 스마트 락커의 도입을 시작했다.

Arashi Vision이나 Pakpobox는 결코 자사에서 최첨단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다.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의 편리성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양사의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이 선전에 집적되어 있는 거대한 서플라이어 기업군이다.

레노보그룹이나 캐논 등에 프로젝터 광원의 기간 부품을 공급, 이 부품에서 30% 이상의 세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iView도 선전으로 본사를 옮긴 기업 중 하나다. Yang Weiliang(杨伟樑) CEO는 “두터운 하드 기술자 층, 서플라이어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에서 선전을 따라올 도시는 없다”라고 홍콩에서 선전으로 이전한 이유에 대해 말한다.

제품의 기획에서 시작(試作), 양산까지 최단거리에서 추진할 수 있다. 재빠른 제품 개발도 선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어촌, 40년 만에 1,200만명의 도시로
텐센트나 화웨이, DJI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탄생시킨 선전시. 인구 30만명의 어촌이 1979년에 중앙정부에 의해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불과 40년 만에 1,200만명이 넘는 하이테크 산업도시가 되었다. 물류의 허브 기능을 담당하는 홍콩에 인접해 있으며 외자기업의 자금과 첨단 기술을 흡수하면서 팽창하였다.

선전은 인접하는 둥관(東莞)시와 함께 1990년대에 가전이나 IT기기의 수탁생산 집적지로서 발전하였다. 싼 인건비를 찾아 일본의 전자기기 기업도 잇달아 진출하였다.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 등 전자기기의 수탁제조서비스(EMS)가 거대 공장을 갖추면서 각 공급업체들도 경쟁하듯이 생산 거점을 설립하였다.

그리고 ‘짝퉁 제품’이라고 불리는 모조품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이 선전 주변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홍콩을 경유하여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전자부품이 모여드는 비옥한 토양에 하드웨어 스타트업 기업이 소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다. 텐센트나 DJI 등의 유력 기업을 탄생시키는 선전을 목표로 벤처캐피털(VC)도 모여들면서 ‘창업 도시’로서의 색이 짙어졌다.

선전에 1년간 살며 도시 기능을 연구한 도쿄대학의 이토(伊藤) 교수는 “미국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연구개발(R&D) 거점을 설치하면서 수탁생산에서 첨단적인 연구개발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라고 분석한다. “우수한 인재와 시정부가 수백만 엔의 보조금을 출연하여 이주하도록 하는 ‘공작(孔雀)계획’도 효과를 발휘하여 사람과 자금이 모이는 선순환이 생겨났다”

유력 기업을 배출하는 반면, 실제로는 자금 흐름이 막혀 파탄하는 스타트업 기업도 많아 ‘다산다사(多産多死)’의 측면도 있다. 현재 지역발 통신기기 업체인 ZTE가 미국의 제재로 타격을 받는 등 선전은 미중 무역마찰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미중 대립이 추가 제재의 응수를 통해 계속 과열된다면 선전의 도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선전 거점에서 ‘Insta360’ 개발
Arashi Vision의 Liu Jingkang CEO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360도 카메라 ‘Insta360’을 개발한 아라시비전의 Liu Jingkang(劉靖康, 26) CEO에게 창업지로서의 선전의 매력과 앞으로의 사업 전개에 대해 물었다.

Q: 창업한 경위에 대해 알려주세요.
“난징대학 학생이었던 2014년 여름,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360도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미래의 기록 수단으로서 정착할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졌다. 당시는 5개 이상의 카메라로 촬영하여 영상을 잇는 편집을 하였고 비용이 많이 들었다. 간단하게 360도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직감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씨나 애플의 스티브잡스 씨를 동경했다. 언젠가는 경영자가 되고 싶었다. 3차원 동영상을 봤을 때 ‘이거다’라고 직감, 나와 아버지의 저금 수백만 엔으로 난징시에서 창업하였다”

Q: 왜 선전으로 거점을 옮겼습니까?
“설계 기술자나 전자부품의 서플라이어 등 기기 개발에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점이 하드웨어 분야에서 창업하려면 선전이 최적의 장소라고 말하는 이유다.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 벤처캐피털(VC)도 많고 하드웨어 기업에 대한 출자 의욕이 강하다. VC측도 테크놀로지의 추세를 잘 살피면서 제조 능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려는 자세가 강하다”

Q: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염가판 360도 카메라를 50달러 정도에 발매했습니다.
“기존 제품은 4만엔 정도였다. 설계나 소프트웨어를 연구하여 ‘보급가격대’를 개발하였다. 우선은 360도 카메라를 사용하여 그것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하고 싶었다.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 시장 전체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다”

“나 자신도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영상을 찍고 싶고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매에 카메라가 달린 벨트를 장착하여 새의 시점을 경험하거나 드론으로 불꽃놀이 속에 뛰어들면 어떤 360도 영상을 찍을 수 있을지 도전을 해보고 싶다”

“현재는 낮은 화질의 영상이 중심이지만 360도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지고 차세대 통신망 ‘5G’가 정비되면 8K레벨의 초고화질 360도 영상이 보급될 것이다. 영상은 물론 소리나 냄새도 기록하고 재현할 수 있다면 VR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간접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일기를 대체할 개인 기록용 웨어러블 카메라도 보급될 것이다. 누구를 만나 무엇을 먹었는지 모든 것을 기록하고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조언을 해주는 시대가 온다. 건강관리나 의료 분야 등의 요구는 착실하게 높아지고 있다.

Q: IT업계는 ‘스마트폰의 다음’을 모색하고 있다. 다음에 보급될 단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안경이라고 생각한다. 안경에 비치는 메일이나 뉴스를 읽고, 웹서비스를 이용한다. (미국 구글의) ‘구글 글래스’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안경형 단말에 최적인 어플리케이션,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 소프트웨어 기술이 축적되고 있다. 미국 애플도 안경형 단말의 개발에 착수하였다고 들었다.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더욱 새로운 것이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간다”

Q: 회사 이름인 ‘아라시 비전’은 일본어에서 딴 것입니까?
“나도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다’는 의미에서 ‘아라시(嵐)’라고 지었다. 신제품인 ‘Insta360’은 ‘순간’을 포착하여 간단하게 360도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 (중)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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