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CATL, EV 배터리 시장 수위 질주 -- 세계적 기술자 영입, 규모를 무기로
-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8.5.23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8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5-29 16:23:25
- 조회수773
중국 CATL, EV 배터리 시장에서 수위 질주
세계적 기술자 영입, 규모를 무기로 선점
중국 기업들이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td)는 설립 7년 만에 세계 수위를 차지, 중국 정부의 외자 배제 정책과 시장 규모의 힘을 통해 급속히 성장해나가고 있다. 세계 3위의 BYD 등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0% 이상. 2019년에는 중국이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일정량의 EV 제조를 의무화하는 등, 본격적인 EV 시대가 펼쳐지는 가운데, 국가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중국 기업들이 조기에 패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5월 중순, 중국 남부의 작은 도시, 푸젠(福建) 성 닝더(寧德) 시를 방문해보니 어느 건물 안으로 도요타 자동차의 기술자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근 1년 간 수 십 회. 도요타 등 일본과 구미의 자동차 대기업 관계자들이 자주 이곳을 찾고 있다”(36세의 여직원). 이곳은 2017년, 세계 최대 차량용 배터리 제조사로 성장한 CATL의 본사이다.
이곳 주변에는 본사 이외에는 거의 아무 것도 없다. 도로가 먼지가 가득한 중국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이런 곳에 지금 세계적 자동차 제조사 관계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EV용 배터리분야에서는 일찍이 승부가 결정된 것으로 판단. 규모도 가장 크고 자금력도 있는 중국의 CATL에 앞으로의 배터리 공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일본계 자동차 제조사 간부)라는 것이 그 배경에 있다.
이전에는 달랐다. 도요타 등 세계적 자동차 제조사들은 핵심 기술인 배터리는 자체적으로 제조하던지,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일본이나 한국의 대형 배터리회사에 공급을 의존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라고 중국의 자동차 시장에 대해 잘 아는 미즈호은행의 탕(湯) 주임연구원은 지적한다.
그 배경에는 배터리 제조 기술이 최근 수 년 간 급속도로 진보해 액정 패널 및 태양전지와 같은 ‘장치산업화’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 있다. 대량으로 제조하고 자금력도 있는 기업들이 더욱 유리해지며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일본과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독일의 보쉬도 2월에 가중되는 투지 부담으로 배터리 사업 축소를 결정했다.
CATL은 2011년에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 미국 애플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휴대전화용 배터리 자회사로부터 분리∙독립해 탄생.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었다. CATL은 보쉬와 독일의 콘티넨탈, 프랑스의 발레오 등 세계적 부품업체에서 기술자를 대량으로 스카우트해 경쟁력을 높이며 입지를 굳혔다. 관계자들은 “보쉬 출신자만 20명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중국 정부와 협력해 해외에서 활약하는 초일류 기술자들을 최고의 대우로 중국에 스카우트하는 ‘천 명 계획’을 통해 배터리 연구의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인 갈리엔 씨를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2인 3각으로 만들어낸 제조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ATL이 독일의 BMW의 고급 SUV으로의 공급을 통해 BMW로부터 배터리 기술을 흡수할 수 있었던 것도 성장을 가속화하는 요인이었다. 현재 구미(歐美)를 중심으로 세계 18개 기업들과 배터리 분야에서 협력하는 기업으로 성장, 앞으로의 해외 EV 시장 확대도 성장에 순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월에는 선전(深圳)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허가 받았다. 상장으로 2천억엔 이상의 자금을 조달, 새로운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2017년 CATL의 배터리 출하 실적은 2016년의 약 2배인 12기가와트시(GWh)로 급속하게 확대, 2020년에는 50GWh(약 EV 200만 대 분)로 확대될 전망이다.
CATL과 함께 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BYD는 차량용 배터리와 EV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중국 EV의 선구자 같은 존재로 국내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19년부터 중국의 EV 제조가 의무화되면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기준을 통과한 제조사로부터 ‘크레딧(Credit)’을 구매해야 한다. 이를 통해 BYD는 2019년부터 3년 간 최소 140억위안(약2,400억엔)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BYD는 자금력을 활용해 CATL과 함께 다른 제조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갈 전망이다.
국가 전략을 등에 업은 성장
외자 배터리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
CATL을 포함한 중국 제조사들이 세계 차량용 배터리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게 된 것은 자력보다는 오히려 중국의 용의주도한 국가 전략에 의한 것이 크다. 그 중심에는 외자 기업들에게 매우 불리한 2012년부터 이어져온 정부 보조금 정책이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를 중국의 56개 제조사로부터 조달 받지 않으면 중국에서 EV를 제조하더라도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보조금이 없으면 값비싼 EV는 팔리지 않을 것이다. “왜 억지로 중국 기업의 배터리를 채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라고 반발한 외자기업들은 중국에서의 EV 참여를 미뤘다.
이 결과, 중국 기업들은 정부가 2012~2016년에 투입한 최소 2조엔의 보조금을 독식, 최근 5년 동안 빠르게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기술 수준도 향상시켰다. 하루가 다르게 비용 절감이 추진되는 배터리업계에서 외자 기업들의 진출을 봉쇄한 5년간의 어드벤테이지는 엄청난 것이다.
중국에서는 2017년에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지(PHV)의 판매 대수가 78만대로, 세계의 50%를 넘었다. 이에 불리해진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는 궁지에 몰리며 “중국에 신설한 거대 공장들은 거의 가동이 불가능해 매각설도 나돌고 있다”(관계자). 3월에 새로운 공장을 가동한 파나소닉도 앞으로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중 마찰의 근간에는 이러한 중국의 방식에 대한 미국의 반발이 있다. 중국 정부는 22일에 승용차의 수입 관세 인하를 발표하는 등 외자 기업들에 대한 시장 개방을 어필하고 있지만, 배터리 분야는 ‘이미 너무 늦었다’라는 의견이 대세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