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 IT 기업, 경영 혁신인가, 폭주인가 -- 흑자 속에 감시 없는 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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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5.22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5-28 21:18:21
- 조회수524
모네타 여신의 경고; 흔들리는 거버넌스 (1)
거대 IT 기업, 경영 혁신인가, 폭주인가
흑자 속에 감시 없는 경영자
▶모네타(Moneta): 영어 머니의 어원인 라틴어. 기원 전 로마에서는 여신 ‘유노 모네타’를 모시는 신전에 화폐 주조 시설이 병설되었던 것에 유래했다. ‘경고하는 자’ ‘충고하는 자’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자금은 시장을 활용해 경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거버넌스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부호들이 넘쳐나고 있는 지금, 거버넌스로서의 자금 역할이 여기저기서 흔들리고 있다.
4월 말에 발표된 어느 스카우트 인사를 통해 투자 세계의 패권 교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주인공은 바로 골드만삭스의 간판 트레이더였던 사고(佐護) 씨. 3년 전에 유초(ゆうちょ)은행 부사장으로 취임해 운용부문을 이끌어왔지만, 6월에 소프트뱅크그룹으로 이적한다. “이너 서클에 들어가지 않으면 최고의 투자 안건 정보를 얻을 수 없다”라고 사고 씨는 주위에 말하곤 했다.
-- 총 자산 15배로 증가 --
현재 이너 서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거대 IT기업들이다. 미국의 애플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중국의 알리바바그룹 등 8개 IT기업의 자산은 141조엔으로, 10년 전보다 15배 증가. 금융위기 전에 투자 사업으로 많은 수익을 벌어들여 ‘최강의 투자 은행’이라고 불리던 골드만삭스를 추월했다.
3월, 미국 여론은 아마존닷컴이 은행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고, 수입 등 개인의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것이다. 은행을 뛰어넘는 힘을 갖기 시작한 IT기업들. 흑자가 낳은 이상적인 모습이지만, 이것은 IT 기업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며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디지털 경제의 보급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듦으로써 많은 기업들은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2009년 이후 일본∙미국∙유럽의 5개국의 상장기업들은 채무 상환과 자사 주식 매입을 통해 500조엔을 은행과 주주에게 되돌려주었다. 미국의 주요 500개 기업들의 자사 주식 매입과 배당은 올해에만 1조 2천억달러(약 130조엔). 설비 투자와 연구 개발비(약 1조달러)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가계 저축을 은행으로부터 빌려 투자, 주주와 은행이 경영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기업에게 돈이 쌓이면서 투자자들은 힘을 잃고 있다.
-- 모든 주식이 의결권 없는 주식 --
사진∙동영상 공유 사이트 ‘스냅챗(Snapchat)’의 미국 스냅 사. 작년 상장 시에 모든 주식을 의결권 없는 주식으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 일반 주주는 경영을 말 없이 지켜볼 수 밖에 없다. “IT 경영자들이 회사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혁신을 낳는 힘을 억제시킬 수는 없다”. 미국 Fidelity Investments의 듀노브 씨의 생각은 복잡하다. 20세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발전해온 주식회사. 21세기 디지털 경제 속에 태어난 새로운 주식회사에 대해 경영자의 폭주를 멈추게 할 사회적 수단이 정비되어 있지 않다.
자금이 윤활유인 시장 경제에서는 기업과 개인의 자유로운 거래가 시장의 가격 조정 기능을 통해 정치와 사회의 질서를 구축해왔다. 경제학자인 하이에크는 이것을 ‘자생적 질서’라고 불렀다. 하지만 지금 기업의 자금 팽창으로 인해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 (2)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