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우주에서 빛나는 CD 기술 -- 소니, 범용품으로 위성과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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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8.5.17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6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5-24 21:36:40
- 조회수421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우주에서 빛나는 CD 기술
소니, 범용품으로 위성과 통신
창업이래 수 많은 기술 혁신을 탄생시켜온 소니. 흥미롭게도 소니가 신규 참여를 목표로 하는 우주 비즈니스에서 거의 40년 전에 개발한 CD플레이어가 활약할 전망이다. 초미세 홈을 통해 정밀하게 정보를 읽어내는 기술로 1,000km 떨어진 인공위성과 통신할 수 있다. 기존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개발 비용을 낮추고 부품도 범용화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 소니. 이전 세계를 놀라게 한 기술이 우주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하려 하고 있다.
지상에서 약 400km 상공에 있는 국제우주스테이션의 일본 실험실 ‘기보’. 여기서 올해 후반에 새로운 방식으로 지구와의 통신 실험이 시작된다. 그 주역 중 하나가 실험실 외부에 설치된 소니가 개발한 광통신 모듈이다.
“우주가 이렇게 우리 생활과 가까워졌는가?” 소니의 기술자인 이와모토(岩本) 씨는 5년 전 신규 사업 설립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그를 놀라게 한 것은 거리에서 만들어지고 있던 소형 인공위성. 그는 너무도 멀게 느껴졌던 우주 산업이 생활 속 가까운 곳까지 다가온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미국의 우주 개발은 민영화∙상업화 노선으로 크게 방향을 전환. 우주 관련 벤처기업들이 번성하면서 산업으로서의 폭이 단번에 확대되었다. 이와모토 씨가 우주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가며 신규 사업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 통신분야였다.
-- 100km 거리에서도 정확하게 통신 --
현재 우주와 지상과의 통신은 전파를 이용하는 것이 주류이다. 전파는 조사(照射) 범위가 넓기 때문에 정확하게 목표를 정할 필요는 없지만, 확산된 분만큼 효율성은 낮아진다. 한편, 광통신은 정확하게 목표를 정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보량은 많다. 이와모토 씨는 여기에 오랜 기간 키워온 광 디스크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CD플레이어는 디스크 표면에 부딪쳐 반사된 레이저 광을 읽어 소리 등의 정보로 변환한다. 디스크 홈의 폭은 약 320나노미터 정도로, 회전으로 인한 흔들림을 방지하고 같은 홈을 계속 따라 돌게 되어있다.
소니는 1982년에 세계 최초의 CD플레이어를 실용화했다. 플레이어의 경우, 조사부와 디스크 간의 거리는 1mm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한다면 지상에서 500~1,000km 떨어진 위성과도 정확하게 통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앞으로 우주스테이션의 기보에서 실험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개발에서는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협력, 연구 과정에서 성과도 얻었다. 인공위성과 로켓 등에 사용되는 부품은 발사 충격 및 우주라는 극한의 사용 환경에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진동 시험 및 온도 시험을 반복해왔다.
-- 충격에도 강해야 --
실험에서 소니가 JAXA에 가져온 민생품 부품들이 연이어 시험을 통과했다. 특별 주문된 부품이 아닌 일반 가전 제품에 사용된 부품들이었다.
CD플레이어는 자동차 등 격한 진동이 있는 상태에서의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것도 있다. 소니는 주행 중에 흔들려도 정확하게 정보를 읽어내는 기술은 우주 공간에서도 통용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주용에 비해 압도적으로 생산량이 많은 가전용과 부품을 공용화할 수 있다면 비용은 큰 폭으로 낮아질 수 있다. 실험 결과를 확인한 이와모토 씨는 “특수한 부품은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결심. 일부는 사양 변경을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비용 경쟁력을 중시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침에는 과감한 결단력도 작용했다. 기존의 위성은 10년 이상의 운용 수명을 상정해 부품도 장기간의 이용을 전제로 생산되었다. 반면 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낮은 궤도에 쏘아 올리는 소형위성은 “반드시 긴 수명을 상정하고 있지는 않다”.
소형위성은 대학의 연구소나 벤처기업 등이 개발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그 생산 규모가 작아 광통신 분야에서도 시장에는 “하나뿐인 부품만 존재한다”라고 한다. 소니는 수 년 간이라는 짧은 수명이지만 낮은 가격의 범용적인 통신 부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모토 씨는 “2025년경에는 보급 기기로 성장시켜나가고 싶다”라고 포부를 말한다.
광통신을 통해 위성과 대량의 정보를 상시 주고 받을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된다면 우주에서의 정보를 이용한 산업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산간 지역의 재해를 즉시 파악하거나, 교통 상황을 관찰하는 등, 용도가 확대된다. 소니는 그 핵심이 되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단숨에 지명도를 높이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레이저광 기술을 이용한 CD와 DVD, 블루레이디스크 등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있지만, 소니는 기존 기술도 새로운 발상으로 응용한다면 우주라는 최첨단 시장에서 다시 각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다채로운 기술을 가진 다른 일본 기업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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