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가 제조현장을 바꾼다 -- 범용 소프트웨어로 공장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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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8.5.14
- 신문사 일간공업신문
- 게재면 28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5-21 09:15:01
- 조회수577
5G가 제조현장을 바꾼다
범용 소프트웨어로 공장을 움직인다
2020년에 서비스 개시 예정인 차세대 이동통신시스템 5G를 제조현장에 응용하려는 움직임이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5G는 데이터 전송에 있어서 문제가 되었던 지연이 해소되면서 로봇 등의 기기를 클라우드에서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일본이 자랑하는 정밀한 기계제어나 관리시스템이 범용 소프트웨어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5G는 경쟁 원리가 완전히 뒤바뀌는 ‘게임 체인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각 사는 대응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해외의 공세: 서버에서 로봇 제어
4월 하순에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산업전시회 ‘하노버 메세’. 중국의 통신기기 기업인 화웨이가 시작(試作)한 로봇의 팔에는 보드가 장착되어 있다. 보드에 올린 볼이 떨어지지 않도록 로봇이 능숙하게 보드를 조정한다.
이는 5G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다. 볼의 위치 데이터를 5G로 로봇에서 서버로 송신. 그리고 서버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이 통신사이클의 시간은 1.5밀리초 전후로 현행의 통신 방식인 4G의 10분의 1이하다. 서버에서 로봇을 거의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다. 화웨이는 5G의 보급이 시작되는 20년에 실증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화웨이는 독일의 자동화기기 업체인 벡오프(Beckhoff Automation)와 협력하여 떨어져 있는 공장 사이를 5G로 실시간 제어하는 시스템도 시작(試作) 중이다. 벡오프 외에도 보쉬나 쿠카 등 독일의 유력 기업과도 협력하여 공장의 무선화를 추진한다.
핀란드의 통신기기 기업인 노키아도 5G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보쉬와 공동으로 공장에 사용하는 산업기계 데이터를 고속 전송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일본에서의 5G 응용은 자율주행이나 엔터테인먼트 등이 유력하다. 한편, 해외에서는 공장에 5G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게임 체인지: ‘장인의 기술’ 불필요
“이것은 게임 체인지다”. 하노버 메세에서 클라우드 측의 공세를 직접 목격한 일본인 관계자 대부분이 이렇게 표현한다.
4G를 이용하여 로봇 등을 제어할 경우는 데이터 전송의 지연이 큰 문제다. 통신 케이블은 설치하는데 수고가 든다. 그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과 기계에서 정보처리하는 ‘엣지 컴퓨팅’으로 공존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클라우드는 유럽과 미국 기업의 단독 무대다. 이 때문에 화낙이나 미쓰비시전기, 오므론 등 일본의 팩토리 오토메이션(FA) 기업은 엣지용 시스템 개발에 주력한다. 5G의 보급으로 인해 앞으로 엣지가 우위를 차지하는 장면은 줄어들지도 모른다.
또한 일본이 자랑하는 하드와 소프트의 ‘최적화’가 필요한 제품이, 범용의 표준적인 소프트로 대체될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화웨이의 5G를 사용하는 로봇에서는 기계제어를 담당하는 Programmable Logic Controller(PLC)가 로봇에서 서버로 이동하였다. 벡오프의 주력 제품의 하나인 산업컴퓨터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본소프트 ‘윈도우’에서 PLC의 기능을 실현할 수 있다. PLC는 미쓰비시전기 등의 일본기업이 독일 지멘스 등과 같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PLC의 소프트웨어화가 진행되면 지금과 같은 ‘장인의 기술’은 불필요하게 되고, PLC의 차별화는 어렵다.
화웨이는 5G가 보급되면 ‘RaaS(Robot as a Service, 서비스형 로봇)’가 진척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자체는 기능이 간소한 범용품으로서 공급하고, 클라우드에서 유저에게 필요한 추가 기능을 제공한다는 발상이다.
이러한 동향에 주목하는 경제산업성 산업기계과의 하세가와(長谷川) 과장은 “5G가 공장에 침투하는 것은 2025년 이후로, 시간이 걸릴 것이다. PLC의 소프트화 흐름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한다.
▶클라우드화 가속: 스마트공장의 주역
5G의 보급으로 인해 공장의 클라우드 관리의 흐름은 한층 가속될 것이다. 예를 들면, 작업현장에서 작업일정, 작업지시, 품질관리, 작업실적 집계 등 제반 활동을 지원하는 제조실행시스템(MES). 모든 데이터가 MES상에서 오가기 때문에 ‘스마트 공장의 요충’으로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으로 유명한 독일의 SAP도 MES의 클라우드 제공을 시작하였다. 표준 MES를 클라우드화하면 초기 투자를 억제할 수 있어 다른 시스템과 연계시키기 쉽다.
한편, 일본에서는 MES를 내제화(內製化)하거나 공장 별로 커스터마이즈 한다. 이용 환경에 맞추는 편이 사용하기는 편하지만 호환성이나 확장성이 부족하다. 이것이 오히려 문제가 되어 업계 표준을 획득한 해외 소프트에 의해 시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실제로 사무용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SAP가, 3차원 CAD 등 공업용 소프트웨어는 프랑스 다소(Dassault) 등이 일본 시장을 석권하였다. 특히 CAD는 일본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지식을 흡수했다는 지적도 있다. 제조 데이터의 요충인 MES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관계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노무라총합연구소의 후지노(藤野) 연구원은 “일본도 제조업의 표준화에 대한 시도를 무시하지 않는 편이 좋다”라고 지적한다.
일본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19년에라도 해외 거점을 설치하고 싶다”. 산업용 IoT 기업연합인 엣지크로스컨소시엄의 도쿠나가(徳永) 사무국장은 의욕적이다.
17년 11월에 설립할 당시부터 미쓰비시전기, 오므론, 일본 IBM, 일본 오라클이 간사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엣지크로스컨소시엄은 엣지 측의 기기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측과도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국제협조를 목표한다. 해외 거점의 설치로 연계를 더욱 확장한다. 일본이 세계 표준에서 고립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계에 맹점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모든 기기가 연결되면 일부 기기가 불필요해지거나 진부화된다는 점이다.
모든 참가자가 디지털화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는 없다. 화웨이 등의 중국∙독일 연합은 그곳에 주목하여 게임 체인지로 산업구조를 다시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이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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