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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고려, 한 걸음 앞으로(4) : 너무 느린 교육 개혁 -- 다양성이 미래를 열어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5.4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5-10 21:58:32
  • 조회수480

생산성을 고려, 한 걸음 앞으로 (4)
너무 느린 교육 개혁
다양성이 미래를 열어

“학교를 그만둘 것인지, 머리를 검게 염색해올 것인지 정해라”.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갈색인 여학생은 몇 번이나 선생님으로부터 이렇게 강요당했다. 처음에는 참고 검은 색으로 염색해보았지만 염색약으로 인해 두피가 가렵고 아파왔다. “학교 규칙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항의에 교사는 이렇게만 대응했다.

-- 균일한 인재 공급 --
오사카의 부립 고교에서 일어난 검은색 머리로 염색하라는 학교의 강압적 강요는 창의적이지 못한 일본 교육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규칙과 획일성을 중시해 학생의 개성을 살려나가기보단 정해진 규칙 안에 가두려고 하고 있다.

예전에는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균일한 노동력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교육이 일본의 고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금까지도 OECD 가맹국들 중 고등학생의 수학적∙과학적 리터러시(Literacy) 평가에서 일본은 수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높은 기초 학력이 반드시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별 학력과 생산성의 관계를 살펴보면, 세로 축이 학력(OECD 학습 수준 조사 중 수학 평점), 가로 축이 생산성(한 사람 당 각 국의 GDP)으로, 일본을 100으로 지표화했을 때, 스위스, 미국, 핀란드, 네덜란드 등은 일본보다 학력은 떨어지지만 생산성은 높다.

이들 국가들은 이노베이션 능력도 높다. 세계 경제 포럼에 따르면, 이노베이션은 스위스가 세계 1위, 미국이 2위, 핀란드가 4위, 네덜란드가 6위로, 일본(8위)을 앞서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야마다(山田) 수석연구원은 “다양성을 중시한 교육이 이노베이션을 자극한다”라고 구미의 높은 생산성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은 고도 성장기와는 요구되는 인재가 달라졌다.

개인 간의 물품 거래를 중개하는 프리마켓앱 메루카리(도쿄). 기업 가치가 10억달러(1,100억엔)를 넘는다.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한 메루카리는 지금도 자전거 공유 서비스 등 계속해서 새로운 사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야마다(山田) 회장 겸 CEO는 “앞으로 3년 간 1,000명의 기술자 체제를 구축. 그 중 절반을 외국인으로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다양한 인재의 협업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탄생시킨다는 생각에서이다.

-- 메이지(明治)시대 이래의 변혁 --
국내 교육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메이지 정부가 고급 기술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도쿄공업대학. 입학 때부터 서구식 기초교양을 배우고 학생 간 그룹 토론을 늘리는 등 메이지 이래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선도해온 미지마(三島) 전(前) 학장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1970년대 말 그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교에 유학했을 때의 경험이었다. 학생들의 출신지나 연령 구성은 각각 다르지만 활발하게 토론하며 함께 연구의 질을 높여나가는 자유로운 분위기. 미지마 전 학장은 “균일한 일본의 교육을 바꿀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한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일본의 현대 교육 시스템은 완성되었다. 그로부터 70년. 교육 개혁 속도는 너무나도 느리다. 이렇게 해서 세계의 변화에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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