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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는 세계, 뒤집어지는 상식 (3) : 소수 언어의 역습 -- 획일성보다 다양성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4.25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5-01 18:23:36
  • 조회수785

판게아의 문; 연결되는 세계 -- 뒤집어지는 상식 (3)
소수 언어의 역습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에 끌어당기는 힘이 존재

구 소련의 인구 1,780만 명의 나라, 카자흐스탄. 올 2월, 카자흐스탄은 라틴 문자를 기반으로 새롭게 개발한 32개 문자를 국어로 채택. 현재 공용어인 러시아어와 동일한 키릴 문자의 사용을 중지한다. 이번 구상에 참여한 샤야흐메토프 언어개발연구소의 트레쇼흐 소장은 “카자흐어를 보존하면서 세계와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 카자흐어를 복원 --
카자흐어의 문자는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변화가 있었다. 19세기 이후, 아라비아 문자와 라틴 문자를 거쳐 구 소련연맹 편입 이후인 1940년부터 키릴 문자가 쓰였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에 독립했지만 거리에는 아직도 대부분의 간판이 러시아를 상징하는 키릴 문자로, 인구의 20~30%는 카자흐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새로운 문자의 도입으로 제정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의 영향력이 차단되고 42개나 있는 키릴 문자로는 “스마트폰 문자 입력이 번거롭다”(나잘바예흐 대학의 오라자리예와 조교수)라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디지털의 흐름 속에서 카자흐어를 복원시키려는 것이다.

팍스 브리타니카(Pax Britannica),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거치며 20세기 최대 국제 공통어가 된 영어. 하지만 인공지능(AI)의 진화하는 자동 번역 기능으로 인해 ‘영어의 절정기는 지났다’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 세기에서는 사라질 운명이라고 여겨져 왔던 소수 언어에게 역습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19~20세기, 식민지 정책을 추진해온 미국과 유럽의 강국은 지배의 상징으로 언어와 함께 자국의 문화를 보급시켰고, 코카콜라, 햄버거, 청바지 등, 미국은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대중 문화를 팔아왔다. 하지만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도, 문화의 보급도 이젠 더 이상 대국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의 일방 통행이 아니다.

“소리나 문자와는 다른 새로운 언어 수단으로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켰다”. 조치 (上智)대학의 기무라(木村) 교수가 말하는 것은 만국 공통어가 된 에모지(絵文字)이다. 일본 발 에모지는 ‘이모지(Emoji)’로 세계로 확산되며 무수히 많은 종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Chief Emoji Officer’는 프랑스의 석유회사 Total의 프얀네 CEO의 별명이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자사의 경영 정보를 이모지를 혼합해 설명한다. 스위스의 세계적 테니스선수인 페더러는 어느 날 트위터에 40개 이상의 이모지만을 올렸다.

-- 상비식이 된 중동 전통 음식 --
중동의 전통 음식이 구미의 식탁을 바꾸고 있다. 중동의 병아리콩을 갈아 만든 ‘후무스’로 불리는 페이스트 형태의 식품은 영국 가정의 40%가 냉장고에 상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소비 증가로 병아리콩 생산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못 가진 나라’의 식문화가 ‘가진 나라’의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프리드먼은 1999년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강자의 주도로 균일화가 추진되는 국제화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 아이덴티티(정체성)와의 밸런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이란 무대에 서는 국가와 사람들의 폭이 점점 넓어지는 21세기에는 어디에서든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생겨나 널리 보급될 수 있다. 획일성을 넘어 다양함이 넘쳐나는 세계야말로 하나로 연결되는 강한 자력(磁力)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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