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terial X : 제3부 새로운 싸움(하) -- ‘소재’ 레이스, 파트너는 I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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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18.3.27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4-02 16:58:19
- 조회수718
Material X: 제3부 새로운 싸움(하)
‘소재’ 레이스, 파트너는 IBM
JSR, 양자계산과 AI 병용 / 화학 4사 집결
화학업체인 JSR에서 반도체 재료의 포토레지스트 연구자로서 근무하고 있는 나가이(永井) 주임연구원은 최근에 이런 대화를 하게 되었다. “(컴퓨터의 프로세서에 상당하는) 양자비트의 연산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가장 원하는 성능의 고분자를 도출하는 알고리즘은 어렵다”
-- 나노 단위로 미세화 --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기판에 칠해 빛으로 회로를 현상하기 위해 이용하는 폴리머(고분자) 용액이다. 그러한 소재를 연구하고 있는 나가이 씨가 왜 IT기업의 연구원과 같은 대화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상대가 미국 IBM의 알마덴연구소(실리콘밸리)와 왓슨연구소(요크타운)의 연구자들이기 때문이다. 나가이 씨는 메일뿐 아니라 빈번하게 태평양을 건너가 그들과 무릎은 마주하고 논의한다.
2017년 12월, JSR은 정식으로 IBM과 팀을 이뤘다. 기존의 컴퓨터보다 이론적으로는 수백, 수천배 빠른 스피드로 연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양자컴퓨터 시스템 ‘IBM Q’를 사용하여 포토레지스트의 성능을 높이는 새로운 고분자를 발견하거나 재료를 설계하거나 한다.
이미 JSR의 욧카이치연구센터(미에현)는 클라우드를 매개하여 IBM의 연구소와 연결, IBM Q의 운용을 시작하고 있다.
반도체 회로선의 폭은 매년 좁아졌다. 현재는 나노미터(나노는 10억분의 1) 단위로 세분화가 진행되고 있다. 회로를 현상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서도 해상도나 빛에 대한 감도 등의 요구 성능이 높아졌다. 그 요구에는 지금까지의 컴퓨터 연산으로는 즉시 응할 수 없다.
“화학과 (양자 현상 등을 취급하는) 물리 사이에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 JSR의 고시바(小柴) 사장은 IBM과 협력한 목적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그리고 “7년 후인 23년에는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고시바 사장의 시선 끝에는 양자컴퓨터와 AI의 병용이 있다.
인간의 뇌처럼 경험에서 자기학습을 한 후에 학습내용의 상관관계를 발견, 가설을 세우는 IBM의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 인간의 뇌를 모방하여 유효한 재료를 찾아내, 그 탐색 속도를 빠르게 하면 실험이나 시작(試作)을 여러 번 반복할 필요는 없어진다. 개발과 양산이 직결되어 제품화까지의 효율을 100배, 1,000배로 향상시킬 가능성도 높아진다.
IBM과 협력하는 기업은 JSR만은 아니다. “귀사의 AI시스템은 언제쯤 완성되나요?” 최대 화학상사인 나가세산업에는 거래처인 화학업체로부터 이러한 문의가 들어온다.
나가세산업은 IBM의 AI기술 ‘왓슨’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19년 중에 사내외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질의 특징 데이터를 대량으로 AI에 입력시킴으로써, 강도나 내약품성 등 지금까지 없던 효능을 나타내는 새로운 화학물질을 찾아낸다.
거래처인 화학업체에게 있어서 AI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나가세산업 New Value Creation실의 오리이(折井) 실장은 “이 때문에 우리의 AI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라고 말한다.
나가세산업은 화학품이나 각종 원료를 전문업체에 발주하여, 전자기기나 소재 등 폭넓은 업체에 도매로 판매하고 있다. 그 화학품의 수는 약 3만 5천개에 달한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의 화학업체와 거래가 있다. AI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고객이 요구하는 화학품을 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밝혀내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크다.
-- 데이터는 비장(秘蔵)의 무기 --
과제도 있다. 소재산업에 있어서 제조업체가 보유한 재료 데이터는 그야말로 ‘비장의 무기’다. 각 제조업체가 보유한 재료데이터는 다른 기업이 열람할 수 없도록 엄중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블랙박스화하면서 어떻게 그 힘을 드러낼 것인가? 빅데이터 시대에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개별 회사 차원에서 싸우는 시대가 아니다”(아사히카세이). “재료를 지배하는 것은 스피드와 비용”(스미토모화학). 미쓰비시케미컬이나 미쓰이화학 등 화학 4사와 국립연구개발법인인 물질∙재료연구기구는 17년부터 신재료의 실용화를 서두르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조직을 설치하였다.
각 사가 기술자와 기존의 지식을 공유하면서, 신소재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를 사용한 물성 예측이나 기초 데이터의 취득, 물질의 특성 데이터를 AI 등으로 분석하는 ‘Materials Integration(MI)’에 대응한다. 기초연구까지는 4사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한 신재료의 실용화는 각 사에서 전개함으로써 개발기간을 단축한다.
그러나 오픈 이노베이션이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일찍부터 차세대 반도체의 개발에 있어서 국가가 선도적으로 전자기기업체를 집결시켰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일본의 반도체산업은 한국에 뒤처지고 있고 과거의 영광은 찾아볼 수가 없다.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같은 업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온 4사는 대동단결할 수 있을까? 그 성패가 일본의 화학업체의 세계 경쟁력을 좌우한다.
-- 연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