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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 실패하더라도 ‘우선 시작해보자’ -- 혼다 CVC, 대등한 관계 지원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3.12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20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3-18 22:45:52
  • 조회수526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실패하더라도 ‘우선 시작해보자’
혼다 CVC 졸업, 대등한 관계에서 개발 지원

혼다가 스타트업 기업의 개발을 지원하는 연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럽과 중국, 일본으로 프로그램을 확대, 글로벌 한 전개에 착수한 것이다. 혼다는 스타트업기업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혼다의 엔지니어들이 기업가들과 함께 실패하고 땀 흘리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발상과 기술력을 흡수하려고 하고 있다.

■ 콜라보(협업)

2015년 2월, 미국 Drivemode의 고가(古賀) CEO는 혼다R&D이노베이션즈의 스기모토(杉本) CEO의 초대로 레스토랑에 갔다. 고가 CEO가 자사의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계한 앱 개발에 대해 설명하자, 스기모토 CEO는 “흥미로운 발상이다. 같이 만들어보자”라고 말했다.

-- 가벼운 분위기에서 협업 이뤄져 --
드라이모드는 2014년에 설립된 새내기 스타트업 기업이다. 혼다와의 협업이 “가벼운 분위기에서 결정된 것에 놀랐다”(고가 CEO). 대기업에게 공동 개발을 제안해왔지만 비밀 유지 서약서를 제시하며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여기에 사인을 해야 한다”라고 강요당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우선 한 번 시도해보자는 벤처 기업가 정신을 혼다도 공유한다”라고 말하는 스기모토 CEO. 혼다는 우선 제품과 서비스의 체험판을 공개해 소비자의 반응을 본 후, 개선해나가는 스타트업식 방법을 잘 이해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둔 혼다R&D이노베이션즈는 외부 지식을 도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창구로, 스타트업 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구체화하기 위한 시작품 제작 비용을 대주거나 시험용 차량 및 엔지니어를 제공하는 등을 통해 개발을 지원한다.

원래는 북미 연구 개발 자회사의 한 부문이었지만, 2017년 4월에 분사해 혼다기술연구소의 자회사가 되었다. “결재가 가능해짐에 따라 속도감 있는 사업 전개가 가능해졌다”(스기모토 CEO).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이스라엘에서 추진해온 스타트업 기업과의 연대 프로그램을 디트로이트, 유럽, 중국, 일본으로 확대, 수평적 전개를 시작했다. 현지법인 등에 담당자를 파견해 인공지능(AI)와 커넥티트카, 로봇 공학 등의 분야에서 신흥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1월의 미국 전자제품 박람회 ‘CES’에서는 6개의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활동을 전시했다.

혼다의 실리콘밸리 진출은 2000년. 컴퓨터사이언스의 기초 연구가 목적이었지만, 그보다 주변에 있는 스타트업기업들에 흥미를 느끼며 2005년부터 코퍼레이트 벤처캐피탈(CVC)로서 활동을 시작. 리쿠르트 출신의 스기모토 CEO를 스카우트한 것도 이 시기이다.

하지만 CVC로서 스타트업기업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웠다. 오랜 시간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을 심사해 투자해도 후에 쌍방의 개발 방침이 달라진 경우도 발생하는 등, 투자와 협업의 성과를 얻기 어려웠다.

스타트업 기업측도 특정 제조사로부터 출자를 받을 경우, 기술을 널리 보급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하는 케이스가 많다. 실리콘밸리에는 벤처캐피탈 등 다른 형태의 자금 지원 방법도 있다. 혼다는 자금 지원보다 개발 지원을 통해 얻는 것이 많다고 판단, CVC를 ‘졸업’했다.

-- 신속한 제품화 --
현재 혼다R&D이노베이션즈는 자본 관계에서 벗어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 독점 계약도 맺지 않는 대등한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이것이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원인이다. “혼다 차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을 시도할 수 있고 독점 계약을 맺을 필요도 없어 협업이 쉬웠다”. 카메라용 렌즈 제조사로 혼다의 개발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DynaOptics(싱가포르)의 천(陳) CEO는 혼다와 협업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기술을 독점하지 않는 대신 혼다가 얻는 것은 가장 먼저 제품화하는 스피드이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계한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혼다R&D이노베이션즈가 두 회사에 제안해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혼다가 가장 먼저 도입했지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채택하는 기반 기술로 자리잡았다.

스기모토 CEO는 혼다R&D이노베이션즈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이노베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혁신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의 싹을 탄생시켜도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소의 판단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탄생한 시작품을 연간 2회 정도 연구소의 엔지니어들에게 선보여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차량 개발에는 수 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혼다R&D이노베이션즈가 들여온 기술은 “대부분 아직 제품의 개발 단계이다”(스기모토 CEO)라고 한다.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제품화의 실적을 쌓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일본을 시작으로 각국의 엔지니어들과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

많은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CVC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 스기모토 CEO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단순하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조달하는 방법이 아닌, 외부와의 협업으로 혼다 자신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가 목표이다”라고 말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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