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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 로봇, 일본에서도 보급 -- 단순 업무 대행 ‘RPA’, 노동 시간 감소에 큰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8.3.1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3-17 19:07:05
  • 조회수787

사무용 로봇, 일본에서도 보급
단순 업무 대행 ‘RPA’, 노동 시간 감소에 큰 역할

일본 기업들의 사무실에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 기폭제가 된 것은 컴퓨터를 통한 단순 작업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공장에서 일고 있는 자동화 움직임이 화이트칼라에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창조적 활동으로 업무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인재 교육 및 법제도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단순하지만 틀려서는 안 되는 업무가 있다. RPA는 이러한 업무를 정확하게 처리해 사람의 업무를 지원해준다”. 1년 전부터 RPA를 도입하고 있는 다이와(大和)하우스공업의 마쓰야마(松山) J-SOX추진실장은 이렇게 말한다. 다이와하우스는 결산 집계 및 근무 태만 관리 등의 작업을 사람 대신 RPA에게 맡기고 있다. 단순 업무가 줄어들면서 오류도 감소해 업무 효율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RPA는 건반을 스스로 움직여 사전에 입력된 악보를 연주하는 자동 피아노와 같은 것이다. 컴퓨터에 도입된 소프트웨어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스스로 움직여 업무를 처리한다. 정형화된 단순 사무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기 때문에 로봇이라고 불리고 있다.

웹에서 자료를 다운로드 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는 등이 RPA의 기본 기능이다. 예를 들어 자재 발주의 경우, 타이머로 설정된 시간에 거래처의 주문 사이트에서 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해 로그인하고 품목과 수량을 지정해 클릭한다. 일본 기업 화이트칼라 업무의 60%는 정형화되어 있어 그 중 80%가 RPA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한다.

본래 RPA는 미국과 영국의 전문 소프트웨어 제조사가 2000년대 초반에 개발. 일본에서는 NTT 데이터와 Accenture, ABeam Consulting 등의 IT기업들과 컨설팅업체들이 2~3년 전부터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파이낸셜그룹은 약 200개 업무에 RPA를 도입해 연간 40만 시간의 업무를 줄일 수 있었다. 앞으로 1,500명 분의 업무량에 해당하는 300만 시간 이상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토리홀딩스는 올해부터 그룹 내 주요 회사의 데이터 입력 등 200개 업무에 순차적으로 RPA를 도입하기 시작, 연간 사원의 시간 외 노동 시간의 약 5%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오릭스그룹, H.I.S 등 대형 기업들이 일제히 도입, 도입 사례 건수만을 비교해보면 일본이 10년의 차이를 극복하고 이미 구미(歐美) 나라들을 상회했다.

국내에서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의 업무 혁신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노동 시간 절감은 꼭 필요해, 이를 해결하려는 경영자들에게 RPA는 매력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1개 당 구축 비용은 약 10~100만엔 정도로 수억 엔의 전용 시스템보다 투자 부담이 적다는 점도 이용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작년 7월에 RPA 구축 서비스를 시작한 NEC는 500개 기업으로부터 사전 문의가 쇄도, 그 중 수십 개 기업이 채택했다고 한다. 문의해오는 대상도 중견 기업들로 확대되고 있다.

업무의 7%가 사라진다?
2020년, 업무 인력 재교육 시급

“RPA로 인해 언젠간 사람의 업무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 한정될 것이다. 대신 한 사람의 업무 범위는 3배가 된다”. 아빔컨설팅의 아베(安部) 집행위원은 이렇게 말한다. 그는 단순 업무 시간이 감소될 경우, 기획 및 영업 등 사람의 지혜와 감성을 필요로 하는 영역에 보다 많은 인재를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RPA의 장점을 강조했다.

국제적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RPA와 인공지능(AI)의 활용은 꼭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고학력화로 인해 화이트칼라를 지향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생산성 개선은 불충분하다. 제조업 고용은 1992년의 1,400만 명에서 현재 1천만 명으로 감소한 반면, 화이트칼라는 약 3천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일본의 부가가치 규모(국내 총생산)를 노동자 수로 나눈 노동 생산성은 35개 OECD가맹국 중 21위에 머물러 있다. 밤 늦게까지 일해도 한 사람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유럽과 미국보다 낮다. OECD는 일본의 노동력 인구의 7%가 종사하는 업무가 2020년까지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고, 22%의 업무 내용이 큰 폭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일본의 일반 사무직은 2018년 1월의 유효구인배율(아르바이트 포함)이 0.41배로 공급 과잉 현상이 뚜렷하지만, 개발 기술자의 경우 2.38배. 정보처리∙통신기술자는 2.63배이다. 이러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인재를 배치하기 위해 직업 훈련 및 인재 교육에서의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지금은 모든 산업에서 인력이 부족해 기계에게 직업을 빼앗기는 사태는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정해진 업무를 소화해 시간 단위로 급여를 받는 업무 방식이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되면서 고용이 악화되는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면 구인은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될 것이다.

RPA와 AI가 보급되고 있는 가운에 앞으로는 성과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탈시간 급여’와 같은 제도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업무 방식을 촉구하는 재량 노동제의 확대는 이번 국회에 제출된 업무 개혁 관련 법안에서 제외되었다. 여야 공방이 아닌 화이트칼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다양한 업종에서 RPA가 채택되고 있다
-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보험 신청 내용 조회 등에 도입. 이번 달 안에 100개의 업무, 최장 6년 간 2,000개 업무로 확대할 계획
- 일본생명: 주소 변경 및 계약 내용 조회 등 54개 업무에 도입
- 농림중앙금고: 증권회사가 제공하는 500개 기업 이상의 주식 정보를 수집∙등록하는 업무 등
- TV아사히: 주최하는 이벤트 티켓 판매 데이터를 집계하는 업무 등
- 스미토모임업(住友林業): 주문 주택 자료 청구 접수 및 판매 데이터 집계 등 21개 업무
- 리코: 2017년 말까지 판매 자회사에서 판매, 인사 등 65개 업무에 도입. 415개 업종으로 확대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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