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 수요는 언제 포화상태가 될 것인가 -- EV 전환으로 분석 잇따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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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18.1.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1-14 22:13:41
- 조회수707
석유 수요는 언제 포화상태가 될 것인가
EV 전환으로 분석 잇따라 나와
앞으로 향후 5~20년 안에 전세계 석유 수요는 포화 상태에 다다를 것이다. 이러한 석유 피크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를 필두로 전기자동차(EV)로의 대담한 전환이 추진되고 있고, 공유 경제 등의 구조 전환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EV의 기술 개발 등 과제도 있어 피크론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아, 산업계를 망라해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 2020~2030년대 예측 엇갈려 --
2017년 11월, 2개의 국제기관이 연이어 석유 수요가 2040년 전에 정점에 달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 중 하나가 석유수출국제기구(OPEC)로, 2030년대 후반에 하루 양 약 1억 900만베렐로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또 하나인 국제에너지기관(IEA)은 온난화 대책을 위한 국제 협약 ‘파리협정’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석유 수요는 ‘2020년경에 포화 상태가 될 것이다’라고 보다 빨리 피크가 되는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 공급에 대한 불안은 후퇴 --
이뿐만이 아니다. “매우 현실성이 높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Wood Mackenzie는 OPEC와 거의 동일한 2035년 직후의 피크를 시사. 오일메이저인 네덜란드와 영국의 로얄 더치 쉘의 함블덴 CEO는 2017년 여름, 구미 언론에 ‘2020년대 후반에서 2030년대 전반’에 수요가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피크론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지금까지 그 근거는 원유가 언젠간 고갈될 것이라는 공급 측면의 제약이었다. 하지만 10년 전 캐나다의 오일샌드,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지구에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많은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판명. ‘공급 피크론’은 힘을 잃게 되었다.
이번 피크론은 오직 수요 측면에서 나오고 있다. 그 배경에는 프랑스와 영국, 중국, 인도가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에서 EV로의 전환을 명확하게 표명한 것이 있다. 전세계 석유 수요의 56%(2015년)는 운수부문이 차지하고 있어, EV가 보급되면 될수록 가솔린 사용량은 줄어들게 된다.
각국은 이미 2000년대 이후, 환경 대책으로 친환경차 도입 및 배출 가스 대책을 본격화했다. 머지않아 수요의 피크가 올 것이다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EV 전환이란 파도가 단번에 밀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는 전세계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제로에미션 자동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EV, 연료전지차)가 2030년에 30%, 2050년에 100%가 될 것이라는 전제로 시산.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는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2050년에는 이러한 방침이 전세계로 확산될 것을 상정했다.
-- 자율주행도 원인 중 하나 --
이것이 정말로 실현된다면 석유 수요는 2015년의 약 9,040만베럴에서 2030년에 약 9,820만베럴로 피크에 달한 뒤, 2050년에 2015년을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한다.
EV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 구조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영국의 BP는 석유 수요의 피크는 그리 빨리 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2035년 시점에서 ‘자율주행’과 ‘카셰어링’이 EV에 못지 않게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했다. 불필요하게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자율주행으로 연비는 개선되고, 카셰어링은 자동차의 보유 대수 감소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RITE)의 아키모토(秋元) 씨는 “자율주행 등이 폭발적으로 확대된다면 수요는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피크가 현실화된다면 석유 가격은 어떤 추이를 보일 것인가?
▶2030년 시점에서 1베럴 65달러, 2040년에는 60달러, 2050년에는 다시 50달러로 계속 하락할 것이다(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
▶2025년에 1베럴 72달러, 2040년에는 64달러가 된다(IEA)
이 두 가지 모두 한동안은 가격이 올라 지금 수준보다 수요는 상승하지만, 그 이후에는 완만하게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IEA에 따르면, 선진국의 석유 수요는 2005년을 피크로 이미 감소세에 있다. 한편, 성장률이 높은 신흥∙개발도상국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2014년에 선진국을 역전했다. 이러한 흐름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신흥∙개발도상국의 수요는 증가하고, 그 이후에는 EV 전환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이다.
석유 가격이 하락한다면 상위 수입국인 일본과 중국, 인도 등에는 유리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원유를 저렴하게 조달할 경우 에너지 절감 및 기술 혁신에 대한 의욕은 약화될 수 있다. 가솔린 등에 부여되는 세수도 줄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중동으로의 영향에는 시간 걸려
저비용으로 커지는 존재감
석유 수요가 포화 상태가 되더라도 그것이 바로 중동 지역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낮은 비용의 채굴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의 미국산 셰일가스 등의 생산량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는 석유 수요가 감소되는 상황에서도 중동의 존재감은 높아져, OPEC의 생산 점유율은 2015년의 42%에서 2050년에는 54%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동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유사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게 된다.
중동으로 영향이 미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긴 안목으로 본다면 중동도 석유 하나로 지탱되는 경제 구조로는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OPEC 등도 가까운 미래에 피크론의 현실성이 현저히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아직 피크론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도 피크가 오지 않는다는 ‘참조 시나리오’의 경우 석유 가격 추이는 95달러, 115달러, 12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시장 환경에 따라 2040년 시점에서 2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는 계산이다.
EV 등이 단번에 보급되기는 어렵다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의 야나기사와(柳沢) 연구주임은 “각국이 계획대로 EV 전환을 추진해나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망하고 있다. EV 확대에는 주행 거리와 배터리 기술 혁신, 충전 인프라 정비 등 과제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석유 시장을 전망하는데 열쇠가 되는 것은 개발도상국 수요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향방이다. 경제산업연구소의 도와(藤和) 상급연구원은 중국에 대해 “EV 시장의 대폭적인 확대와 함께 산업도 급속하게 서비스화되고 있어 피크는 곧 올 것이다”라고 지적. “전세계적으로도 2020년에는 피크가 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한다.
석유의 수요는 그리 간단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무거운 화물을 운반하는 트럭의 EV화는 어렵고, 항공기는 제트 연료가 필요. 석유화학분야에서는 신흥국의 경제 성장으로 플라스틱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EV와 자율주행의 보급이 어디까지 ‘혁명적’으로 추진될 것인지가 석유와 산업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