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결되는 세계 (3) : 사라지는 ‘남북의 벽’ -- 자유무역, 개발도상국을 윤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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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1.4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1-11 21:09:26
- 조회수676
판게아의 문, 연결되는 세계 (3)
사라지는 ‘남북의 벽’
자유무역, 개발도상국을 윤택하게
모로코 남부에 자생하는 ‘아르간(Argan) 나무’.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 나무 열매로 만들어지는 오일을 피부 미용에 애용하고 있다는 정보가 SNS 등에서 퍼지면서, 약 10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은 아마존에서 약 4만 개의 관련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히트 상품이다.
-- 자립 경제를 모색 --
초기에는 가내 공업에 의한 소규모 생산이었지만, 대규모 생산 조합이 연이어 탄생. 생산량은 현재 연간 4천 톤에서 2020년에는 1만 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EU와 미국 등 50개 이상의 나라들과 자유무역협정 (FTA)를 체결한 모로코는 10억 명에 달하는 세계시장에 참여하게 되었다.
국가와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었던 기존의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은 선진국이 천연자원 등 일차산품을 개발도상국으로부터 구입하고, 개발도상국은 거기서 얻은 외화로 선진국으로부터 공업제품을 수입하는 ‘남북 무역’이 엔진이었다. 하지만 자원 가격에 의존하는 경제는 취약하고 고용도 불안정하다. 이러한 개발도상국이 스스로 자유무역에 뛰어들어 자립으로 향하는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모로코도 일차산품인 인광석 수출국이었지만, 지금은 자동차 산업의 집약지이다. 이곳에서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가 연간 40만 대를 생산, 그 대부분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급속한 IT(정보기술)의 보급도 개발도상국에는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 갈 필요가 없고, 가격을 깎는 흥정을 하지 않아 편리하다”. 나이지리아에서 전자상거래(EC)를 이용하는 오데보데 씨(31)는 이렇게 말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고정 전화보다도 휴대전화가 더 보급되어 EC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EC 사이트 운영업체 ‘MALL FOR AFRICA’는 미국 대형 EC 사이트 업체 eBay와 제휴해 아프리카의 의류와 악세사리를 판매한다.
-- 선진국 의존에서 벗어나다 --
무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개발도상국들과 신흥국들이 보호주의에 흔들리는 선진국들과는 무관하게 자국의 무역권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2017년 12월 초순, 니제르에서는 아프리카 무역담당 장관들이 55개 국∙지역의 자유무역권(CFTA) 창설에 합의했다. 3월에 각국 정상들이 서명할 예정으로, ‘남남’이라는 새로운 연결이다.
니제르의 이수푸 대통령은 “고용도 없고, 빈곤도 구제 못하는 취약한 경제와는 결별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육지가 이어져 있는 아프리카에서 무역 장벽이 사라진다면 경제는 활성화될 것이다. UN은 CFTA를 통해 아프리카의 무역량은 지금보다 52%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남미에서도 보호주의에 흔들리는 미국을 제외한 무역망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브라질 등 남미 4개국이 참여하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EU와 FTA 교섭을 재개. 칠리와 멕시코 등이 만든 ‘태평양 동맹’과의 통합 구상도 나오고 있다.
국제연맹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이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에 30%였지만, 2016년에는 40%를 넘었다. 새로운 글로벌리제이션의 흐름은 개발도상국을 자유무역의 수혜자로 만들어가고 있다.
아프리카의 저력
자원 수출에 의존한 경제, 기로에 서다
자유무역권(CFTA)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아프리카에서는 지역 별 경제 통합도 추진되고 있다. 주로 6개의 지역 경제공동체가 있어 자유무역협정(FTA)와 관세 동맹의 실행∙계획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프리카는 나이지리아와 이디오피아 등 인구 대국을 제외한다면, 한 나라 당 시장 규모가 작아, 지역 연대를 강화해 일정의 시장 규모를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성장을 지속해온 아프리카 경제이지만, 지금 기로에 서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2012년에는 6%대였던 성장률은 2016년에는 2%로 하락했다. 지금까지 앙고라와 나이지리아 등 자원국들이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자원가격 하락으로 이러한 구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곳은 자원 수출에 의존하지 않는 나라들이다. 코트디부아르와 이디오피아 등의 경제 성장률은 높다. 원유 수출국의 2010~2014년 평균 성장률이 6%에서 2015~2016년에 1% 미만으로 줄어든 반면, 비(非)자원국은 6%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개방 정책으로 투자를 유치해 무역을 추진하는 나라들이 아프리카 경제를 이끌고 있다.
인프라 부족, 미비한 법 제도, 부정부패 등 개선해야 할 점은 많지만, ‘최후의 미개척 시장’이라고 알려져 있는 아프리카의 잠재성은 크다. 인구는 2050년에는 현재의 2배인 25억 명이 될 것으로 예측. 나이지리아는 인도, 중국에 이어 3위로 등극할 전망이다. 소비 시장으로도, 생산 거점으로도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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