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학 제 3부 : 만능비서 AI 이어폰 -- SF를 현실로, 스마트폰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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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8.1.4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5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1-11 20:55:43
- 조회수646
포스트 헤이세이의 미래학 제 3부
만능비서, AI 이어폰
SF를 현실로, 스마트폰이여 이제 안녕
11년 전, 애플의 ‘iPhone’의 등장으로 세계의 풍경은 일변했다. 전철 안, 빨간 신호등 앞, 그리고 길을 걸을 때에도 사람들은 아래를 보고 걷는다. 그리고 10년 후, 우리들은 이러한 풍경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어폰형 정보단말기 ‘히어러블(Hearable)’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시선은 정면을 향하게 되고, 모든 정보는 귀를 통해 접하게 된다. 정치가나 경영자, 연예인이 아니어도 개개인이 정보를 제공해주는 비서를 갖게 되는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다.
“잘 주무셨습니까? 열은 좀 내린 것 같네요”. 2030년, 아침에 일어난 내가 이어폰을 착용하자 여성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 전용 AI. 내장 센서가 그날의 내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하루 일정과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 전철 시각, 업무에 도움이 되는 뉴스 등을 계속해서 안내해준다. 스마트폰과 달리 양손을 쓸 수 있어 움직임이 자유롭다.
집을 나서면 동료로부터의 메시지가 들리고, 음성으로 답한다. 역에서는 자동 개찰구를 그대로 통과. 요금은 계좌로 이체된다. 전차 안에서는 전자 간판과 연동된 음악이 흐른다. 아침 첫 회의는 인도네시아인 상사와 한다. 서로의 대화는 즉시 통역된다. “가까운 곳에 무슬림 친화 일본 레스토랑이 있습니다”라고 상사에게 점심을 제안하면 AI가 길 안내를 시작한다. 히어러블은 항상 내 행동을 미리 예측해 관리해주는 우수한 비서이다. 길을 걷는 사람 모두 자신만의 비서 말에 따르고 있다.
이런 미래 생활을 내다보고 연구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NEC가 개발하고 있는 단말기는 보청기 정도의 크기로, 4~5시간 구동이 가능한 배터리와 근거리 무선통신 블루투스, 다양한 센서, 마이크 등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부품이 가득 탑재되어 있다.
“위화감이 없죠? 귀는 우리 신체 중 가장 이물질에 대한 저항감이 적답니다”라고 말하는 NEC 신사업추진본부의 후루다니(古谷) 씨. 그의 말처럼 귀에 착용해도 별로 불편함을 못 느꼈다.
귀 안의 반향음은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본인 확인이 가능하다는 말에 착용 후 스위치를 켜자, 작은 크기의 히어러블은 나를 인식했다. 지자기 센서로 건물 안 위치 추정 및 기록, 맥박과 혈류를 통한 건강 체크 등 지금도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손과 시선이 해방되고 정보를 귀로 들을 수 있게 되면 사람 본연의 신체 능력, 그리고 감성은 한층 발달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등의 제조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스카트폰과 연계된 차세대형 단말기는 많이 출시되었다. 애플의 ‘에어팟(AirPods)’은 전화 통∙발신이 가능하다.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의 ‘엑스페리아 이어(Xperia Ear)는 대화 앱과 뉴스 청취, 음성 답신이 가능하고, 그리고 목을 움직여 조작할 수 있다. 구글이 2017년 10월에 발표한 ‘픽셀 버드(Pixel Buds)는 일본어를 포함한 40개국 이상의 언어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양판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히어러블은 음악을 들으면서 통신이 가능하다는 기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이라는 정보 전달 수단을 넘어, 우리들의 비서로써 생활을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전화 기능이 있는 이어폰’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히어러블의 높은 기능성이 실현된 미래를 꿈꾸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회사 문을 닫게 되었다”. 11월 히어러블의 유망주였던 미국의 Doppler Labs가 사업을 중지했다. 음향으로 증강현실(AR)을 재현하는 등 높은 기술력으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엔터테인먼트용만으로는 투자의 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많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서 문제시되는 것은 개개인의 주체성이다. AI의 이용 범위가 확대될수록 우리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도전하는 것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지금도 지도를 보고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생각하거나 시간표를 보고 전차의 환승 루트를 알아보는 기회가 줄었다.
익숙한 길목에서 벗어나 옆길로 들어서면 생각지도 못한 풍경이나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듯이, 비효율이나 낭비, 실패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 경우가 많다.
10년 전 나는 대학 졸업 후 입사한 지방 은행을 그만두고 무직 상태에서 취직 활동을 시작했다. 만약 AI에게 상담했다면 리스크와 효율을 생각하고 “사전에 취직할 곳을 확보한 후 그만두도록 하죠”라고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상황 덕택에 지금 나는 신문기자의 고통과 즐거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AI에게 인생을 지배 당해서는 안 된다. 단지 언제나 옆에 있어 오랜 친구처럼 조언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차세대 IT는 ‘사람의 오감’으로 이동 --
포스트 스마트폰이 제공해주는 것은 단순한 생활의 편리함만은 아니다. 손 바닥 크기의 작은 단말기로부터의 해방으로 사람은 눈 앞의 세계에 좀 더 민감해질 것이다.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듣고, 만지는 등, 차세대 IT는 AI를 이용한 문제 해결 및 제안을 통해 보다 사람의 오감에 다가갈 것이다.
경제산업성 등에 따르면, 차세대 IT 시장 규모는 현재의 1조엔에서 2030년에는 9조엔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기기의 하드웨어와 정보 처리가 중심인 기존형 IT는 13조엔에서 절반 이하인 6조엔으로 축소. 이 둘의 규모는 역전될 것이다.
이미 변화의 싹은 가까운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두로 컴퓨터의 국내 출하 대수는 과거 10년 간 20% 줄어든 연간 1,000만대 규모. 디지털 카메라출하 수도 연간 350만대로, 3분의 1로 축소되었다.
현재 각광 받고 있는 포스트 스마트폰이지만, 세계적으로 포화 상태를 맞이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1년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연 평균 0.8%의 성장에 머무를 전망이다. 수치 상으로 비교해 보면, 민간 경제 학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2018년 일본 경제의 실질 성장률은 평균 1.2%. 실감할 수 없는 경기 회복보다도 스마트폰의 성장률이 더 낮다는 것이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리드하는 하드웨어는 웨어러블 단말기와 가상현실(VR) 관련, 로봇 등이 있지만 결정타는 지금부터 나오게 될 것이다. IT버블과 리먼 사태가 그렇듯이 눈 앞의 하드웨어와 기업 수익에 눈이 먼다면 ‘미래의 본질’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MM총연(総硏)의 나카무라(中村) 집행위원은 “웨어러블 단말기 보급 등으로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는 자동차, 의료, 교육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 경제권이 출현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정보가 가속화되어 국경과 인종의 벽을 넘는다면 공통의 가치가 만들어져 인간이 스스로 오감에 가까운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 따르면,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의 대상은 2030년에 IT관련 기기 전체의 80%로 확대된다.
시장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산업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밖에는 없다. 헤이세이가 시작된 때는 1989년. 현재 도쿄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3,700개로, 이 중 1989년 이후 상장된 ‘헤이세이 탄생’ 기업들의 비율은 60%까지 높아졌다. 헤이세이에 들어 연 평균 100개 기업씩 총 3,100개 기업 이상이 상장, 경영 부진 등으로 퇴장한 기업들도 약 1,650개에 달한다.
하지만, 헤이세이에 탄생한 기업들도 주식 시가 총액에서는 전체의 약 30%에 머무르고 있어, 1997년 상장한 아마존닷컴과 2004년의 구글이 세계 시가 총액 베스트 10에 드는 미국의 주가 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일본 국내에서도 산업의 신진대사가 더욱 활발해져 경영력을 통해 기업을 선별하는 움직임이 확대된다면, 차세대 IT 보급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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