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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고려, 위기를 기회로 (1) : 성장인가 쇠퇴인가? -- 인력부족 도약발판
  •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7.11.2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2-04 10:14:57
  • 조회수520

생산성을 고려한다 : 위기를 기회로 (1)
성장인가 아니면 쇠퇴인가?
인력부족을 도약의 발판으로

“이 방법밖에는 없다”. 폐기물처리업체 시타라코우산(Shitara-kousan, 사이타마현)의 시타라(設樂)사장은 무엇이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심각한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그의 회사에게 남은 희망은 소문을 통해 들은 핀란드의 로봇밖에는 없었다.

-- 폐기물처리업체에 덮친 위기 --
시타라코우산의 시설에서는 작년 가을부터 사람 대신 암(Arm)형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센서로 폐기물을 화상인식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즉각 선별해야 할 대상물을 판단한다. 벨트컨베이어로 운반되는 폐기물 가운데 재이용이 가능한 버려진 나무나 기와 등을 분리한다. 이전에는 18명의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왔지만, 지금은 직원 2명이 로봇을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원래 로봇 도입 등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폐기물을 세세하게 선별하는 중노동 작업에 필요한 인부를 전혀 구할 수 없었다. “폐업까지 생각할 정도였다”(시타라 사장). 비행기를 타고 그가 방문한 곳은 핀란드의 제조사, ZenRobotics. 아시아 진출 예정이 없었던 젠로보틱스를 필사적으로 설득해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로봇을 포함한 설비투자비용은 25억엔으로, 실제 자본금의 250배. 그러나 수작업으로 하루에 400톤이 한계였던 처리 능력이 5배로 증가했다.

일본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인력부족. PERSOL종합연구소(도쿄)는 향후 실질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현재 잠재 성장률 수준인 0.8%라고 가정할 경우, 여성과 고령자, 외국인의 노동 참가율이 지금과 같은 수준이라면 2025년에는 583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 생산성의 성장률을 2014년까지 20년 간의 평균치인 0.9%에서 3배 이상인 3%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시산한다.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을 최대한으로 높인다고 해도, 그보다 30% 많은 1.2%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질 GDP의 성장률이 2.0%의 경우, 현재 상태로는 노동 생산성의 성장 비율을 6% 이상, 노동 참여율을 최대화한다고 하더라도 2.8%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인력부족 극복의 핵심은 생산성이다. 글로벌 경쟁에서도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최근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무인 편의점’에는 점포 안에 음료수 등 500개 품목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지불 방법도 계산대에 상품을 놓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기만 하면 끝난다. 종업원을 두지 않는 만큼 상품은 다른 편의점보다 5% 정도 저렴하다. 무인 편의점의 선구자격인 ‘Bingo Box’는 이미 200개 점포까지 늘어났다.

국내에서는 50년 전인 1970년 전후에 등장한 편의점. 발원지는 미국이지만,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해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1평방미터 당 매출은 소매업 평균의 2배 이상으로, 국내에서만 6만 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50년 후에는 중국발(發) 편의점이 세계의 주류가 될 지도 모른다.

로손은 올 여름, 상해에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상품의 바코드를 읽어 전자 결제로 지불하는 계산대 정산이 필요 없는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을 신설했다. 그러나 무인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다케마스(竹增) 사장은 “IT(정보기술)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라고 인정한다. 인력부족과 글로벌화라는 배경을 가진 일본. 생산성 경쟁에서 진다면 그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 시공을 뛰어넘어 혁명을 향해 --
300년 전, 지금의 일본처럼 낮은 생산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영국. 산업혁명(1760~1830년 경)이 시작되기 전에는 높은 임금에 비해 생산성이 낮아 국제적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았고, 면 등의 공업제품은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인도와는 경쟁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인건비가 인력을 줄이고자 하는 수요를 증가시켰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 기관 개량 등,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원인이 되었다. 경제사 학자 폴 바이록에 따르면, 산업혁명 전인 1750년에는 전세계 공업제품에서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시장점유율은 57%에 달했지만, 1880년에는 15%까지 급감. 같은 기간에 영국은 2%에서 23%까지 확대되었다. 300년 전의 영국의 모습과 시공을 뛰어넘어 겹쳐지는 일본. 국내의 달라진 상황을 감지한 기업들은 이미 혁명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부동산중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기업, Itandi(도쿄). 이전 도쿄 롯폰기(六本木)에 점포를 마련했지만 손님이 없어 회사는 거의 폐업 상태에 처해있었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를 검색 사이트로 편리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연구한 결과 인기를 얻어 지금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현재 문의 전화의 60%를 AI가 응답. 직원 한 사람이 대응 할 수 있는 손님은 월 1,000명으로 기존의 25배로 늘었다. “인터넷을 활용하면 대기업보다도 앞설 수 있다”라고 회사를 설립한 이토(伊藤) CEO는 말한다.

AI 등의 새로운 기술은 많은 분야에서 고용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 3대 메가 뱅크는 단순 합산으로 3만 2천 명 분의 업무량 및 인원을 감축한다. 한 메가 뱅크의 40대 은행원은 “점점 온라인 거래가 늘어 점포에 오는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대규모 고용 감축에 은행 내부에서도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기술을 통해 직원들의 부가가치를 높여 임금을 늘려나가는 것. 이러한 선순환을 형성하는 것이 일본 경제의 성장에는 꼭 필요하다.

역사인구학의 권위자 토니 네그리는 영국의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을 비교한 저서에서 이렇게 서술했다. “1790년대의 영국 서민들이 자신들이 프랑스 혁명보다도 훨씬 크고 오랜 기간 동안 중요한 영향을 미친 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인력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생산성 혁명을 이루어내 다시 한번 성장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후세 사람들에게 ‘혁명’이라고 불릴지도 모르는 시대를 우리들은 살고 있다.

기존의 ‘맹렬주의’에서 탈피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사장을 통해서 본 일본의 발자취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의 경제 부흥으로부터 고도의 경제 성장, 버블 붕괴, 그리고 ‘잃어버린 20년’을 거쳐 지금에 이른 일본 경제. 장기간 침체되고 있는 생산성 향상이 일본에게는 큰 과제이다. 이와 동일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일본전산(日本電産)의 나가모리(永守) 회장 겸 사장이다. 회사 설립 이래 지속되어 온 직원의 열정과 끈기를 강조한 ‘맹렬주의’에서 ‘야근 제로’로 180도 방침을 바꾼 모리나가 회장을 통해 일본의 생산성 추이를 되짚어 본다.

-- 프로의 업무 방식을 추구하는 시대 --
모리나가 회장을 포함한 4명이 설립한 일본전산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용 모터 등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전자부품업체이다. 모리나가 회장은 “1월 1일을 제외한 364일 일한다”라고 할 정도로 쉴 틈 없이 일하며 40년 만에 연결 매출 1조 2천억엔, 직원 12만 명의 규모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M&A의 달인으로도 알려져 있는 그는 지금까지 5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했다.

나가모리 회장은 1944년생. 초등학교 실습 시간에 선생님께 칭찬을 받은 것을 계기로, 훗날 일본전산의 주력 제품이 되는 모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항상 1등을 고집해온 그는 목욕탕에서까지도 항상 1번 수납장에 옷을 넣었다고 한다. 그가 초등학교 시절, 일본에서는 고도경제성장기(1955~1973)가 시작되었고, 일본의 실질 노동생산성(취업 1시간 당 생산성)의 평균 상승률은 현재의 5배인 5%대 중간 정도였다.

1960년대. “모터 회사를 만들겠다”라고 결심한 모리나가 회장은 회사에 다니면서 모터 연구를 계속해왔다. 일본의 노동생산성도 매년 10%씩 성장해나갔다. “다른 사람이 8시간 일하면 16시간 일해서 성공해 보이겠다”. 모리나가 회장이 1973년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전산을 설립했을 당시 반대하던 모친에게 그는 이렇게 약속했다. 이것이 ‘맹렬주의’의 시작이다. 이 당시 일본에서는 고도 성장기가 끝나고, 노동 생산성도 급속하게 저하되었다.

“연결 매출이 1조엔 이상이 되면 업무 방식을 바꾸겠다”. 2010년, 나가모리 회장은 사내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1990년대 이후 M&A를 통해 많은 유럽 기업들을 인수하며 기업들이 “프로페셔널 한 업무 방식을 통해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느낀 그는 일본의 맹렬주의에 한계를 느끼고 “이대로 간다면 경쟁에서 패배할 것이다”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정시에 퇴근시켜 어학을 배우게 하는 것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드디어 일본전산의 2014년 4월~2015년 3월의 연결 매출이 1조엔을 돌파. 나가모리 회장은 2016년 가을, “생산성을 2배로 향상시켜 2020년에 야근을 없애겠다”라고 선언했다. 일본은 1990년 중반 이후, 노동 생산성이 최대 1%대에 머물러 있다. 일본전산처럼 일본 경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직면해있는지도 모른다.

초고령화사회, 발명의 호기가 될 수도
모리가와 릿쇼대학 교수에게 묻다

우선 생산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 전문의 릿쇼(立正)대학 요시가와(吉川) 교수에게 물었다.

Q. 생산성이란 무엇입니까?
A. “생산성 상승에는 기술적인 것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의 2종류가 있다. 화과자 전문점의 경우, 1시간 당 만들 수 있는 화과자 수를 늘리는 것이 기술적 의미의 상승이다. 이에 반해 세상의 변화에 맞춰 잘 팔리는 화과자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생산성 상승도 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후자이다”.

Q. 일본 경제와 생산성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A. “일본의 노동 인구는 줄어들겠지만, 1인 당 소득, 즉 생산성이 늘어난다면 마이너스 성장은 안 될 것이다. 고도성장기에 국내 총생산(GDP) 10% 성장을 달성했을 때에도 노동력 증가가 기여한 것은 1% 정도에 지나지 않아, 거의 모든 성장의 원인이 생산성 향상에 있었다.

Q. 고도 성장과 같은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A. “물론 GDP 자체가 당시처럼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1인 당 소득을 늘리는 것은 가능하다. 만약 GDP의 연간 1.5% 성장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인구가 연간 0.5%씩 감소된다면, 1인 당 소득은 2%씩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35년 간 지속된다면 1인 당 소득은 배가 된다”.

Q. 꿈 같은 이야기인데요?
A. “절대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초고령사회는 생산성 향상을 만들어내는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의 보물섬과 같다. 고령자는 생활의 불편함 해소라는 커다란 수요를 가지고 있다. 초고령사회는 20세기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에 필적하는 사회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성의 대표적 지표에 2종류
노동력과 기술∙규제가 영향을 미쳐

생산성은 사람과 돈을 이용해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노동생산성으로, 노동자 한 사람이 일정 기간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10명을 고용해 연간 1억엔의 제품을 생산해낸다고 할 경우, 1명 당 노동생산성은 연간 1천만엔이다.

또 하나의 대표적 지표는 총요소생산성(TFP)이다. 노동생산성이 생산에 필요한 요소 가운데 노동력에 착안한 것에 반해, TFP는 기술혁신 및 규제 완화, 교육 수준 향상 등에 의해 국가와 기업이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기술의 진보와 규제 완화로 인해 드론이 전국에서 안전하게 화물을 운송하는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으로 경제가 성장했을 경우, TFP는 상승한다.

실제로 TFP는 GDP성장률 중 노동력과 자본의 성장률을 뺀 나머지로써 산출된다. 이 때문에 TFP는 비율로 표시되고 구체적 금액은 나오질 않는다. 정부가 올 7월에 발표한 경제 장기 전망에서는 재무 재건을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실질적으로 2%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 중 TFP는 2016년의 0.6%에서 2020년대 초반에 2.2%까지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성장을 이끄는 요소 중 하나인 노동인구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TFP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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