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와 데이터로 신약/ 신소재 개발 -- 시험관 없이 컴퓨터로 연구, 효율 1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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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7.11.21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6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1-27 16:11:37
- 조회수678
Start Up Innovation, Science
AI와 데이터로 신약 및 신소재 개발
시험관 없이 컴퓨터로 연구, ‘효율 100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정보과학이 연구 현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고 있다. 대량의 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과학적 연구라는 의미로 ‘데이터 사이언스’라고 불리며 의약품 및 신소재 개발을 효율화하거나 고객 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신제품을 제공하는 등에 사용. 대학들이 인재 육성에 주력하기 시작하는 등, 데이터 사이언스가 산∙학 연대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세대의 새로운 사이언스를 만들어낼 것이다”. 14일, 나라(奈良) 현 이코마(生駒) 시의 나라 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 나라 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의 나카무라(中村) 데이터구동형 사이언스 창조센터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데이터구동형 사이언스 창조센터는 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과학연구를 추진하는 연구 기관으로 4월에 발족. 10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센터의 킥오프 회의로, 국내외로부터 최 일선에서 활약하는 연구자들이 모였다. 나카무라 센터장은 “데이터를 활용한 신소재 및 신약 개발에 특화된 연구 조직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이다”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 개발 기간도 단축 --
AI 및 빅데이터를 재료 개발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심포지엄에서 나라 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의 하타나카(畑中) 특임 조교수는 기계학습을 활용한 촉매 개발 연구를 소개했다. 탄소들을 서로 결합시키는 화학 반응을 찾는 연구로, 기계학습을 통해 최적의 합성 방법을 찾아냈다.
이 연구에는 시험관 등은 사용되지 않았고, 컴퓨터로 모든 것이 시행. 기존의 실험 결과를 모은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 약 500회의 반응을 반복했다. 이것은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로 시약을 사용해 합성하더라도 그 재현성은 높다. 하타나카 조교수는 “안전성이 높은 용매 연구에서는 개발 효율성이 100배 정도 높아진다”라고 말한다. 이미 내구성을 높인 고무 연구에서 국내 대형 소재 제조사와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의 연구자가 딥러닝(심층학습)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을 설명. 독일의 본 대학 연구팀은 알레르기 치료를 위한 표적 물질 탐색에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를 설명했다. 나라 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의 후나쓰(船津) 공인(公人)교수(도쿄대학 교수)는 “15~20년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큰 폭으로 단축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후나쓰 교수는 약 50억 개의 화학 반응을 수집한 데이터 베이스도 작성 중으로, 2019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보기술을 활용한 재료 개발이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11년에 미국 정부가 시작한 ‘재료게놈계획(Materials Genome Initiative)’이다. 생물의 게놈(유전 정보)에서 착안해 만든 용어로, 컴퓨터를 통한 재료 개발을 뜻하는 말이다. 실패를 반복하면서 개발해온 재료 개발을 AI와 빅데이터를 통해 효율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Material Informatics(MI)라고도 부른다. 제약사 및 소재 제조사가 가진 화학물질 데이터를 재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재료게놈계획을 계획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 현실성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삼성전자가 리튬이온전지보다 안전성이 높은 전고체전지 연구에 활용해 개발 기간을 큰 폭으로 단축시켰다. 이것을 계기로 전세계에서는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었고 유럽과 중국, 한국이 연구 계획을 연이어 시작. 일본도 2015년에 물질∙재료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인재 육성이 과제 --
재료 게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전문 인재 육성이다. 나라 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 데이터구동형 사이언스창조 센터는 이러한 미션도 담당하고 있다. 9월에는 오사카대학과 고베(神戶)대학 등 관서지방 대학들과 연계해, ‘데이터 관련 인재 육성을 위한 간사이(關西)지구 컨소시엄’을 설립했다. 국내에서는 홋카이도대학과 도쿄대학, 구슈(九州)대학도 이와 같은 거점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베대학도 12월에 ‘수리∙데이터사이언스 센터’를 설립해 연구 및 인재 육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연구분야는 재료와 신약뿐만 아니라, 농약과 법학, 마케팅 등도 연구하는 문∙이과 융합 조직으로서 발족. 이에 앞서 10월부터 대학 내 횡단적(橫斷的) 과목으로 데이터사이언스입문 수업을 시작했다. 고베대학의 사토(斎藤) 부학장은 “앞으로의 학문은 데이터 사이언스의 지식이 꼭 필요하다”라고 지적. 매년 100명 정도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굳건한 산∙학 연대를 지원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간사이경제연합회(關西經濟聯合會)는 산∙학 연대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검토. 간사이경제연합회 산업부의 다케다(武田) 고문은 “데이터 사이언스가 대학과 산업계를 연결시키는 기능이 있다”라고 말한다. 대량의 데이터를 가진 기업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대학이 연대한다면 신제품 및 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개발은 과학자의 경험과 지식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이러한 경험 등을 보충해 연구의 효율화를 도모한다. 후나쓰 교수는 “미래에는 컴퓨터와 인간이 역할 분담을 하면서 연구 개발을 추진해나갈 것이다”라고 전망한다. AI로는 이노베이션을 낳는 창조적인 발명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간은 기초 연구를 담당하고 AI가 응용 연구를 맡는다면, 과학 연구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