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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혁신력, 활로는 어디 (4) : 일그러진 기업 소국 --기업 신진대사 활성화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11.4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1-11 09:59:44
  • 조회수607

일본의 혁신력--활로는 어디에 (4)
일그러진 기업 소국(小國)
자금력을 활용해 기업의 신진대사를 활성화

“미국의 테슬라를 뛰어넘어보겠습니다”. 전기자동차(EV)를 개발하는 GLM(교토시)의 고마(小間) 사장의 야심 찬 계획에 128억엔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홍콩의 투자회사인 O Luxe Holdings였다. 올해 8월의 일이다.

상정가 4,000만엔이라는 최고급 스포츠 EV를 개발하고 있는 GLM은 2010년에 설립한 교토대학발(發) 스타트업이다. 해외 대형 자동차업체가 의욕적으로 자본 참여 의사를 밝힐 만큼 뛰어난 기술의 신흥기업이지만, 일본 기업들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투자 제안은 기껏해야 수십억엔. 투자 판단에도 시간이 걸렸다”(고마 사장).

-- 대기업의 그림자 옅어져 --
어느 시대나 이노베이션(혁신)을 견인하는 것은 상식이나 속박에 얽매이지 않는 신흥 세력의 몫이다. 혁신 역량의 쇠퇴를 자각한 일본의 산업계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구호로 내걸고 스타트업과의 연대를 확산해 나가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매입하지 않은 채, 소액 출자만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구글은 2001년 이후에 약 200개사, 한 달에 1개사 페이스로 스타트업을 포함한 기업을 매수해왔다. 사업을 판매한 기업가는 새로운 스타트업의 담당자가 된다. 테슬라를 이끌로 있는 엘론 머스크 씨는 24세 때 개업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대기업에 매각했다. 그로부터 얻은 자금으로 설립한 차기 회사를 기점으로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의 길을 걷고 있다.

-- 부족한 스피드 --
일본의 상식으로는, 스타트업은 신규주식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손에 넣는다. 창업자의 데뷔 무대에서 지원자 역할인 벤처 캐피털(VC)도 이익을 얻게 된다. 그러나 작은 규모로 상장했을 때, 꾸준한 이익 확보에만 쫓기게 되어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VC의 투자회수의 80%이상이 대기업에 의한 매수를 차지하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의 창업률은 5%로 미국과 유럽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있다. 따라서 기업 소국으로 불린지 오래다. 스타트업 지원 업체인 크루(CREWW, 도쿄)의 이지(伊地) 사장은 “대기업에 의한 매수 및 대규모 출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일본에서도 기업가가 차기 사업을 일으키거나 투자가를 순회하는 등의 에코시스템(생태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자금은 있다. 상장 기업 3,600개사의 보유 자금은 사상 최고인 115조엔. 최근 5년동안에 1.4배로 늘었다. 늘 화려한 매입 퍼포먼스로 이목을 모으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주도하는 투자펀드는 10조엔 규모이지만, 당사 측의 실제의 자금 처출은 3조엔 정도이다.

상장 기업의 보유 자금의 절반을 움직이면 소프트뱅크 투자펀드의 약 10~20배의 존재감이 있는 민간 투자펀드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변화의 여지는 남아있다. “글로벌한 전개를 위해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가집시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 통신의 솔라콤(도쿄). 다마가와(玉川) 사장은 먼저 KDDI에게 매각의사를 타진했다. “통신 회사의 스피드 감각으로는 비즈니스 모델의 격변에 대응할 수 없다”. 라고 통감했던 KDDI에게도 단비와도 같은 제안이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듣기 좋은 말에만 안주해 있다면 혁신력 재생은 힘들다. 대기업의 자금을 활용한다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비즈니스의 활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업가 비율은 저조
일본, 안정 지향이 강하게 뿌리내려

“지금까지 없었던 인프라를 만든다”. 이렇게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은 대만의 스타트업인 Gogoro(고고로)의 루크 CEO이다. 무인 충전소를 거리에 설치하여 전동 스쿠터의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와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전개해 나간다. 독일이나 프랑스에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가정신연구(GEM, 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의 2015년도 조사 및 인구통계로부터 추계하면 창업 초기, 또는 준비 중의 기업가는 전세계 약 4억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서 중국에서는 이미 1억 2,000만명을 점유하고 있으며, 인구에 대한 창업가의 비율도 9%를 넘는다. 고고로가 있는 대만도 큐슈(九州) 정도의 면적에 불가하지만, 창업가는 120명으로 인구 대비 5%를 차지한다. 이에 반해, 일본의 창업가는 350명, 인구 비율은 3%에 머물러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발전한 선진국에서는 취직할 수 있는 수많은 대기업이 존재한다. 창업하는 것보다 대기업으로의 취직을 선택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미국은 창업가 인구가 2,300만명, 비율로는 7%로 일본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GEM의 2014년도 조사에 따르면 “회사를 세웠다가 실패하는 경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일본은 5%가 넘으며, 구미(歐美)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일단 취직하게 되면 엄격한 규제로 해고될 리스크는 낮으며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창업가 비율이 7%로 미국 수준으로 높은 이스라엘. IT(정보 기술) 창업가의 육성 지원을 하는 사무라이 인큐베이터(도쿄)는 이스라엘에 거점을 두고 있다. 사카키바라(榊原) 사장은 “이스라엘은 스타트업이 당연시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가치관이 새로운 스타트업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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