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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혁신력--활로는 어디 (3) : 세계로 나가야 미래가 -- 고립된 연구현장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11.3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1-09 16:19:57
  • 조회수569

일본의 혁신력--활로는 어디에 (3)
세계로 나가야 미래가 보인다
고립된 연구 현장

세계 2만 개 이상의 학술지를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학술 출판업체의 엘제비어(Elsevier, 네덜란드). 각국 정부 기관들은 기업 및 대학 논문에서 이노베이션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방문한다. 일본경제신문은 엘제비어와 협력해 지식의 세력 구도 분석을 시도해보았다.

새로운 산업 혁명을 초래한 인공지능(AI) 연구. 논문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인용 수(2012~2016)에서는 1위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2위는 싱가포르의 난양(南洋)이공과대학, 3위는 중국 과학원이 차지했다. 100위 이내에 미국은 30개 기관, 중국도 15개 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도쿄대학만이 64위를 기록했다.

-- 해외 다른 학파와의 경쟁 회피 --
이처럼 일본이 저조한 원인 중 하나는 국내에 안주해있는 연구자들에 있다. 일본은 다른 나라와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의 비율이 21%로, 주요국 중 최하위. 싱가포르의 65%, 미국의 33% 및 중국의 24%보다 낮다. 우수한 연구자들의 네트워크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이다.

AI처럼 최첨단 연구는 각국의 연구자들이 논문을 통해 논쟁하며 진보를 놓고 경쟁한다. 해외 다른 학파와의 경쟁을 피한다면 “최신 정보를 얻지 못하고 낙오되고 만다”라고 하야시(林) 과학기술진흥기구 상임위원은 경고한다.

1980년대부터의 연구 투자가 결실을 맺어,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2000년 이후 17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유럽 수준의 연구 기기가 구비되어 있어 일본에서 충분히 연구가 가능하다’라는 인식이 퍼지며. 해외 체류가 한 달 이상인 연구자는 2000년의 7,674명을 정점으로 2015년에는 40%가 줄었다(문부과학성 조사).

‘기간제 연구직이 늘어나 출국은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라는 불안도 이에 한 몫 했다. 세계와 점점 단절되는 ‘갈라파고스화 2.0’이 진행. 의약품 등 하이테크 산업의 무역 수지 비율은 2011년에 수입 초과로 바꿨다. 혁신을 일으키는 연구 개발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 20년 만의 실험 --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게놈 편집’ 기술. 노벨상이 확실하다고 알려져 있는 이 기술은 한 일본인의 발견에서 시작되었다. 규슈(九州)대학의 이시노(石野) 교수는 약 30년 전, DNA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배열을 발견했다. 이 발견을 계기로 2012년, 미국과 독일의 연구자가 유전자를 간단히 떼거나 붙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시노 교수는 2015년에서 2016년까지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에 1년 간 초빙되었다. “20년 만에 실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즐거웠다”. 일본의 연구자들은 회의나 학생 지도, 예산 청구 등으로 너무도 바쁘다. “세계와 경쟁하며 연구를 할 때도 연구 시간을 쪼개 이러한 일 들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획기적인 성과는 나올 수 없다”(이시노 교수). 대학 교수들의 연구 시간은 국립대 법인화가 이루어진 지난 약 10년 간 11포인트 감소하고, 직무 시간의 35%로 줄었다. 예전 우수한 연구자들을 뒷받침하던 국내 연구 환경도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6월 파리 시내에서 스타트업기업이 모인 박람회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렇게 주장했다. “프랑스는 AI와 디지털화를 통해 세계의 선구자가 될 것이다”. 2022년까지 모든 행정 절차를 온라인화한다. 개혁에 93억유로(약 2,400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재정 적자로 공무원 삭감 등 큰 폭의 세출 절감이 요구되고 있지만, ‘디지털 혁명’에는 이례적인 예산 규모로 대응하고 있다.

정보 및 생명과학의 새로운 기술이 향후 10~20년 안에 세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세계는 확신하고 있다. 일본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노베이션을 놓고 경쟁해나가려면 국내에 안주하고 있을 여유는 없을 것이다.

AI 연구, 세계에서 경쟁
1위, 마이크로소프트


일본경제신문과 세계적 학술 출판업체 엘제비어가 분석한 AI에 관한 전세계 논문 동향을 통해 연구 개발 경쟁의 실태가 밝혀졌다. 수준 높은 연구의 지표인 논문 인용 회수(2012~2016)를 기관 별로 1,000위까지 조사한 결과, 대학 중심의 중국의 약진이 돋보인 반면,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기업의 존재감이 눈에 띠었다. 진보가 빨라 ‘지식의 총력전’이라고 일컬어지는 AI 연구 개발에서 일본의 산학은 뒤쳐져 있다.

-- 인재 육성, 아시아 기업이 상위 차지 --
조사 결과 톱 3는 1위가 마이크로소프트, 2위가 싱가포르의 난양공과대학, 3위는 중국 과학원이 차지했다. 미국은 바둑 AI ‘알파고’ 등을 개발한 구글(8위), AI기술 ‘왓슨’의 IBM(47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초연구 분야에서도 기업의 존재감이 커진 것이다.

범위도 넓다. 반도체 기업 인텔(425위) 외에도 퀄컴(834위) 및 영상처리반도체의 NVIDIA(953위)가 AI와의 상승효과를 모색했다. 또한 일용품∙제약회사의 존슨앤드존슨(814위) 등 업종을 초월한 다양한 분야에서 AI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하에 이뤄지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의 투자가 연구환경 조성에 선순환 역할을 하고 있다. AI와 같이 세계적인 추세인 연구는 논문이 인용되기 쉬워,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가 육성된다. 중국 기업으로는 화웨이(華爲, 936위)가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국립대학(13위)의 성장도 눈에 띈다. “싱가포르는 해외의 우수한 연구자들을 스카우트해 연구 환경을 강화하고 있다”(일본학술진흥회의 안자이(安西) 이사장). 미국의 대학 등에서 유능한 연구자를 초빙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보인다. IT(정보기술)에 적합한 연구 환경을 구비해 인재를 확보. 이를 통해 연구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이다.

말레이시아의 말라야대학(61위)과 말레이시아공과대학(100위)도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신 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기술전략연구센터의 미쓰다(松田) 총괄연구원은 “말레이시아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친숙한 영어식 표현이) 논문의 인용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분석한다.

AI연구는 컴퓨터와 이론을 통해서 비교적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시아의 연구 수준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마쓰다 총괄연구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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