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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혁신력--활로는 어디에 (2) : 대기업에서 잠들고 있는 지식 -- 해답은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11.2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1-09 10:45:11
  • 조회수598

일본의 혁신력--활로는 어디에 (2)
대기업에서 잠들고 있는 지식
해답은 가까이에 있다

숲에 둘러싸인 도요(東洋)대학 가와고에(川越) 캠퍼스. “회사에 계속 근무했다면 전기자동차(EV) 모터의 세력 구도는 바뀌었을 수도 있다”. 2010년까지 도시바의 기술자였던 사카이(堺)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그가 도시바에서 담당했던 것은 영구 자석의 자력을 자유롭게 변화시키는 것으로, 모터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이었다. 세탁기를 통해 실용화하고 대형 하이테크 기기로의 활용을 계획했지만, 리먼 사태 이후 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기술 응용은 추진되지 못했다. 사카이 교수는 더 나은 연구 환경을 위해 도시바를 떠나게 되었다.

-- 사라진 기술의 씨앗 --
EV시대를 앞두고 사카이 교수는 LG전자 등의 한국 제조사로부터 공동 연구 제안도 받았다. 결과적으로 도시바는 미래 성장의 핵심이 될 수도 있는 EV용 모터 기술의 씨앗을 잃게 된 것이다. 일본 기업은 1980년대에 반도체 및 가전 분야에서 세계를 제압했지만, 그 이후엔 미국 등에 뒤쳐지게 된다. 무엇보다 연구 개발(R&D)이 창출하는 이익, 즉 ‘ROR(Return On R&D)’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딜로이트 토마츠 컨설팅은 주요국의 기업들이 만들어낸 5년 간의 부가가치 평균을 그 전 5년 간의 연구개발비 평균으로 나눠 R&D의 효율성 비율을 산출했다. 일본이 제조업에서 경쟁하는 나라의 경우, 프랑스가 49배, 독일이 42배, 미국이 39배로 높았고, 일본과 한국은 32배로 최하위였다.

“일본 기업의 연구소는 사업화라는 출구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에 기술의 씨앗을 어떻게 활용해나갈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히타치제작소에서 중앙 연구소장을 역임한 일본전산중앙모터 기초기술연구소의 후쿠나가(福永) 소장은 이렇게 지적한다.

그 해결책은 가까이에 있다. 2016년 8월 대만의 홍하이(鴻海)정밀공업에 인수된 샤프. “중국 기업은 “회의는 ‘다음주’가 아닌 ‘지금 당장’이다. 경영 판단이 현저하게 빠르다”라며 Sharp LifeScience(고베 시)의 기타무라(北村) 부사장은 놀라워했다. 샤프 라이프사이언스가 8월에 발매한 노화 원인 물질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건강 기기는 혈액을 채취하지 않아 이용자의 불쾌감을 낮췄다.

-- 외부의 힘을 활용 --
이 제품은 샤프의 기술자가 2010년에 개발을 시작해 4번이나 시작품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당시의 경영진은 이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상품화는 계속 미뤄지며 추진되지 못했다. ”일본 기업의 사원들은 우수하지만 경영 판단에 문제가 있다”(궈 회장)라고 생각한 홍하이는 인수 직후 이 사업을 독립시키고 1년 만에 제품 발매를 이뤄냈다.

외부의 힘을 빌려 ‘지식의 사장(死藏)’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소니라는 한 회사만의 카메라에 한정되고 싶지 않았다”. 감시 카메라의 영상을 클라우드 상에 녹화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기업, 세이피(Safie, 도쿄)의 사도시마(佐渡島) 사장은 2014년 창업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도시마 사장은 당시, 소니 그룹에 속해 있었다. 소니측은 출자를 통해 지원하는 형태로 세이피를 독립시켰다. 이 후 세이피는 200종 이상의 카메라에 대응하는 수준까지 시스템을 향상시켰다. 9월 말에는 기술력을 평가한 오릭스 등 5개 사가 10억엔 가까운 규모의 출자를 결정, 기업의 가치가 높아졌다.

산업 변화가 별로 없던 시대에는 지식을 모아두는 일본식 경영이 통용되었다. 그러나 변화가 심한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는 독자 노선에서 벗어난 경영의 지혜가 혁신 능력을 좌우한다.

R&D, ‘출구’에 초점 맞춰야
기술은 우수하지만 우려도…


이노베이션(변혁)의 주역은 당연히 기업이지만, 일본의 기업들이 연구 개발을 통해 수익을 내는 능력은 점점 저하되고 있다. “다른 회사가 흉내내지 못하는 전극 기술을 가지고 있건만…”. NEC의 한 간부는 이렇게 안타까워했다. NEC는 8월, 공동 출자한 리튬이온전지 회사를 중국계 펀드에 매각할 것을 결정했다.

리튬이온전지는 전기자동차(EV)의 동력원으로 앞으로 시장이 확대될 분야이지만, NEC는 조달 기업의 다양화 방침을 세운 닛산 이외의 다른 고객사를 개척하지 못했다. 기술은 있지만 그것을 비즈니스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다.

기술 자체를 만들어내는 연구 개발(R&D) 능력을 살펴보면, 문부과학성이 조사한 2015년 나라 별 기업의 연구 개발 비용에서 일본은 2000년 대비 26%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10배 증가한 중국 기업에게 2009년 추월 당했고, 결국 중국과 미국에게 크게 뒤쳐진 3위에 머물렀다.

전자업계를 보면 일본의 심각한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NEC 등 대형 종합 전자업체 8개 사의 2016년 4월~2017년 3월의 연구 개발 비용은 총 약 2조엔으로 2000년에 비해 22% 감소했다. 3% 감소한 매출에 비해 그 감소 폭이 크다.

-- 급격한 하락세의 일본 --
심각한 것은 연구 개발의 효율성 악화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딜로이트 토마츠 컨설팅은 주요국 기업들이 만들어낸 5년 간의 부가가치 평균을 그 전 5년 간의 연구 개발 비용의 평균으로 나눠 ‘효율성’을 조사했다.

일본∙미국∙독일∙프랑스∙한국의 5개국을 비교해 본 결과, 2016년 일본은 32배로 최저 수준. 2000년 47배에서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유럽과 미국 기업들도 하락세이지만, 하락 폭이 그리 크지 않다. 일본의 연구 개발 현황에 대해 딜로이트 토마츠 컨설팅의 도이(藤井) 집행위원은 “앞으로 어떤 시장이 확대될 것인지 그 ‘출구’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채 연구 개발을 추진해온 사례가 많다”고 말한다.

 -- (3)으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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