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부품 재이용 -- 경제안전보장도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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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24.9.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10-08 09:06:39
- 조회수169
Nikkei X-TECH_2024.9.6
늘어나는 부품 재이용
경제안전보장도 목적
재(再)제조(Remanufacturing)란, 사용이 끝난 제품에서 부품을 회수해 세정이나 보수, 가공 등을 실시한 후에 다시 제품에 사용해 신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보증해 판매하는 제조 프로세스다. 부품 비용의 삭감이나 순환경제, 탄소중립(온난화 가스 배출량 실질 제로)을 목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재제조는 원료나 재료, 소재 레벨까지 되돌리는 ‘재활용’과는 다르다. 재제조와 비슷한 개념으로 한 번 사용된 제품을 다른 사용자가 재이용하는 'Reuse'나 제조 시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수리해 다시 판매하는 'Refurbish'가 있다. 이들은 원래 제품의 형태를 바꾸지 않고 일부를 수리/교체해 중고품이나 Refurbish 제품으로 판매한다. 이에 대해서 재제조는 부품 단위로 재이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종류의 제품에 재생 부품을 사용하는 것도 상정되는 점에서 역시 다르다.
재제조는 Reuse나 Refurbish와 비교해 제조 프로세스의 상류 측으로 되돌리기 때문에 재생에 필요로 하는 비용이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외관이나 성능을 신제품에 가깝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재생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진다.
-- 국책으로 추진하는 미국, 유럽, 중국 --
유럽이나 미국, 중국에서는 정책으로서 재제조의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5년에 연방정부가 관용차 유지비를 삭감할 목적으로 재생부품의 사용을 권장하는 법률 ‘Federal Vehicle Repair Cost Savings Act(연방 차량 수리 비용 절약법)’를 제정했다. 엔진이나 스타터, 교류발전기 등의 고가 부품을 재이용함으로써 부품 비용을 20~50% 삭감할 수 있고, 제조시의 에너지도 약 85%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유럽위원회가 ‘순환형 경제 행동 계획’을 2020년에 발표해, 그 일환으로서 ‘수리할 권리’를 강화할 방침을 나타냈다. 이 시책의 의도는 미국이나 중국 기업이 높은 점유율을 가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리할 때마다 고액의 새 부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품을 재이용해 유럽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제조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순환경제의 실현을 국가의 우선목표로 내걸고, 재제조를 중요한 시책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7년에는 ‘하이엔드 스마트 재제조 행동 계획’을 책정하고, 2020년까지 재제조 산업의 시장 규모를 2000억 위안(약 4조 엔)으로 확대할 방침을 내세웠다. 기업에 대한 보조금과 소비자에 대한 재생 부품 구입 시 할인제도 등을 도입해 재제조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국내에서는 건설기계나 공작기계에서 앞서다 --
일본에서는 정책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일부 업체에서 재제조가 확산되고 있다. 고마쓰는 중고 건설기계에서 회수한 엔진이나 트랜스미션을 재이용하는 ‘재생 컴포넌트 사업’을 오랫동안 추진하고 있다. 신품과 동등한 품질이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건설기계를 구입할 수 있어 고객의 주목을 모아, 2010년도부터 2022년도까지 재제조 제품의 매출을 약 3배로 늘렸다. 2023년부터는 기계부품만이 아니라 커패시터나 인덕터와 같은 전기부품으로도 재제조의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공작기계 대기업인 DMG모리정기도 재제조를 비롯한 재생품 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2023년 11월에 중고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자회사 DMG모리정기 CIRCULAR(미에현)를 설립. 전시기계나 중고기계의 Reuse 제품이나 주축 부품을 재이용한 재제조 제품의 판매에 그치지 않고, 폐기된 기계의 판금이나 주물, 가공 시에 발생하는 부스러기 등을 주물 부품의 원료로서 리사이클하는 대응까지 폭넓게 전개한다. 주축 부품의 재제조에 관해서는 취급 건수가 연간 1000개를 넘는다.
-- 경제안보 관점에서도 재제조 가속화? --
최근에는 재제조를 부품 비용의 삭감이나 순환경제의 추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부품의 안정 조달을 위해 대응하는 움직임도 나오기 시작했다. 경제안전보장정책을 기점으로 한 사업전략 형성 전문가인 EY Strategy and Consulting(도쿄)의 최고 경제 보안 책임자인 고쿠분(國分) 씨는 “미국에서는 탈 중국 전략의 일환으로 재제조를 잘 이용해 ‘프렌드 쇼어링(우방국 간 공급망 재구축)’을 완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재제조를 통해 중국산 부품을 미국 내에서 사용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인도 등으로 공급원을 옮겨 공급망을 보다 강고하게 할 계획이 있다”라고 말한다. 2022년에 발매된 미국 애플의 ‘iPhone14’가 부품을 회수하기 쉽도록 분해하기 쉬운 설계로 재검토했던 것도 “부품의 재이용을 촉진해 탈 중국 공급망을 가속하는 목적이 있다”라고 고쿠분 씨는 분석한다.
재제조를 부품 조달의 핵심으로 삼는 새로운 조류에 대해서 일본의 기업들은 남의 일이라고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중고 부품의 유통량이 늘면서 신품이 팔리지 않게 되고, 내구성이 높은 제품을 제공하는 일본의 부품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재제조가 새로운 사업 기회도 될 수 있다. 고쿠분 씨는 “재제조를 통해 부품을 2차 이용, 3차 이용했을 때 완성품 업체에 이용료를 추가로 지불하는 사업 모델이 생긴다면 큰 이익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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