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센터는 '기가 와트' 시대로 -- AI 수요로 전력 소비량이 4년 안에 두 배 증가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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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미분류
- 기사일자 2024.8.30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9-30 20:11:31
- 조회수826
Nikkei X-TECH_2024.8.30
데이터센터는 '기가 와트' 시대로
AI 수요로 전력 소비량이 4년 안에 두 배 증가할 위기
생성 AI(인공지능) 붐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4년 안에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전력 부족 리스크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철회하는 등, 탈탄소에 역행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는 '물'과 '구리'에 이어 세 번째 테마로 생성 AI 붐으로 인한 전력 부족을 다룬다.
올 1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충격적인 추산을 발표했다. 생성 AI의 이용 확대를 배경으로 2026년에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AI, 가상화폐 등으로 인한 전력 소비량이 2022년 대비 최대 약 2.3배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IEA는 미국 오픈AI(OpenAI)의 챗GPT가 한 번의 질문에 답변하는 데 소비하는 전력량은 2.9와트시(Wh)로 구글 검색의 약 10배에 달하며, AI의 방대한 연산량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해 2022년 약 460테라와트시(TWh)였던 전력 소비량이 2026년에는 620~1,050TWh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1,000TWh는 일본 국내 연간 전력 소비량에 필적하는 규모이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상업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는 8월 19일, 2024년 1~6월의 데이터센터 시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미 시장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는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 전력 공급량은 24%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시 전력 공급 능력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한다.
데이터센터 증가와 함께 규모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의 독립계 전력회사 탈렌에너지(Talen Energy)는 올 3월,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 소유한 데이터센터 '큐뮬러스데이터(Cumulus Data)'를 아마존웹서비스(AWS)에 6억 5,000만 달러(약 940억 엔)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큐뮬러스는 인접한 부지에서 탈렌이 운영하고 있는 서스퀘하나(Susquehanna) 원자력발전소(출력 용량 약 1.3기가와트 원자로가 2기)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이다. 탈렌에 따르면, 원전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는 미국 최초이며, 2023년에 완공되었다.
탈렌의 투자자용 설명 자료에 따르면, AWS와 탈렌은 10년간의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했다. 매년 120메가와트(MW)씩 전력 공급을 늘린다는 계약으로, AWS는 최종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소비전력 960M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즉, 약 1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데이터센터는 1G~2GW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정도의 규모는 전례가 없고, 물리적 면적도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올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컨퍼런스 '데이터센터월드(Data Center World)'의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데이터센터 사업자 랜시움(Lancium)의 펑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랜시움에 따르면,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은 이미 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부지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탈탄소화 흐름이 '역주행' --
지금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조달에는 주∙야간에 관계 없이 발전 및 공급이 가능한 안정성과 기후변동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에 기반한 탈탄소 전원이 요구되어 왔다. 특히 AWS 등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제공 업체들은 재생가능에너지 100%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의 보급으로 전력 소비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안정성', '탈탄소', '대규모'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전원으로 원자력발전과 지열발전이 주목 받고 있다. AWS의 큐뮬러스 인수도 이러한 흐름에 따른 것이다.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5월, 미국의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Helion Energy)로부터 2028년까지 핵융합 기술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헬리온에너지는 오픈AI의 알트만 CEO가 2021년 11월, 3억7,500만 달러를 투자해 이슈가 되었던 기업이다. 구글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발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 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에 투자했다.
구글은 지열발전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지속해왔으며, 2023년 11월에는 미국 네바다 주에서 미국 최초의 차세대 지열발전소를 가동했다고 발표했다. 지열 발전은 태양광발전 등에 비해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성이 장점이다.
기존의 지열발전은 온천이 나오는 곳에서 지하를 굴삭해 증기 등으로 발전했지만, 구글과 제휴한 스타트업인 페르보에너지(Fervo Energy)의 기술은 온천이 아닌 건조한 암석을 굴삭해 인공 온천을 만드는 방식이다. 가동되는 것은 소형 설비로, 출력은 3.5MW. 전력회사로의 공급을 시작했다고 한다.
-- "미국 전력망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
지열발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핵융합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는 시간이 걸린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급증하고 있어 첨단 기술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전력 소비량 증가로 인한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3년 6월, 미국 미주리 주와 캔자스 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버지(Evergy)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을 철회하고 2028년까지 계속 가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버지는 2021년, 7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 계획도 철회했다. 탈탄소화를 위한 계획이 크게 후퇴한 모양새이다.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장, 미국 메타(Meta)의 데이터센터와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와 미주리 주와 캔자스 주의 경제 발전 등으로 인해 우리의 서비스 제공 지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견조한 전력 수요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라고 에버지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을 철회하는 성명서에서 설명했다. 메타의 데이터센터는 2023년 후반에 완공되었다.
에버지뿐만 아니라 미국의 얼라이언트에너지(Alliant Energy)와 퍼스트에너지(FirstEnergy)도 올해 들어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및 전환 계획을 철회했다. 퍼스트에너지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이산화탄소를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철회했다.
"미국의 전력망은 대규모 부하 증가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미국의 조사기관 그리드스트래티지스(Grid Strategies)는 2023년 12월, '평탄한 전력 수요의 시대는 끝났다(The Era of Flat Power Demand is Over)'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전력 수요 증가로 탈탄소의 흐름이 역주행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실적인 대안은 AWS가 인수한 데이터센터인 큐뮬러스처럼 지역의 계통 전원과 분리되어 발전소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일 것이다. 계통에 의존하지 않고 전력을 자급자족하는 형태를 '오프그리드(Off-Grid)형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다음 편에서는 오프그리드형 발전소로 주목 받고 있는 해상풍력발전을 통한 그린수소 제조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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