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바다에서 반도체의 꿈을 보다 -- ‘실리콘 비치’ 구상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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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24.8.2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9-23 20:15:00
- 조회수189
Nikkei X-TECH_2024.8.26
오키나와 바다에서 반도체의 꿈을 보다
‘실리콘 비치’ 구상에 기대
기자는 지난달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OIST)를 방문해 반도체와 양자컴퓨터에 관한 최신 연구 내용을 취재해 왔다. OIST는 교원과 학생의 약 반수가 해외 출신이기 때문에 캠퍼스 풍경이 마치 유럽과 미국의 캠퍼스와 비슷하다. 최첨단 연구에 감탄하면서도 문득 “오키나와 땅에서 이러한 기술을 사업으로서 정착시킬 수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오키나와대학 등에서 뛰어난 연구를 해도 산업기반이 없으면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OIST발 기술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어느 스타트업 기업 경영자는 “미래의 양산화를 생각했을 때, 산업의 저변이 정비된 간토 지역에 거점을 마련할 것 같다”라고 말한다. 제대로 된 산업기반이 없으면 이처럼 사업 기회를 잃고 만다.
반도체와 같은 저변이 넓은 산업에서는, 재료나 제조장치 등 장대한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반도체 관련 공장이 모여 있는 규슈 지방은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리고 있다. 한편, 오키나와현의 산업 비율은 관광이나 상업 등 3차산업이 80% 이상이며 제조업 등은 한정적이다.
그래서 오키나와에 반도체 관련 기업을 모아,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하는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이름도 ‘실리콘 비치’ 구상이다. 실리콘 비치 구상이란 내각부 오키나와종합사무국이 주도하는 산업 시책으로, 산관학이 연계해 오키나와현의 반도체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반도체’라고 들으면 의외라고 생각하지만, 물류 인프라나 제조업과 같은 산업 기반이 약한 오키나와현에서 중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생각했을 때 반도체는 유망한 산업이라고 한다. 오키나와현 나하시나 우루마시에는 이미 여러 반도체 관련 기업이 존재한다. 아울러 실리콘 비치라고 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연안부에 하이테크 산업이 모여 있는 ‘실리콘 비치’를 가리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키나와의 실리콘 비치 구상은 이를 모방한 것이다.
-- 뛰어난 지리적 조건 --
오키나와현의 경제 성장을 생각했을 때, 반도체 산업에는 많은 이점이 있다. 반도체 제품은 단가가 높고, 가볍기 때문에 수송 비용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세계에서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인 중요성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반도체의 양산 공장이 모여 있는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은 오키나와현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도 있다. 제품뿐만 아니라 장치나 부재의 수송 비용도 작기 때문에 정비/제조 거점으로서 기능하는 것도 기대된다.
예를 들면, 반도체 제조용 냉각장치(칠러)를 개발하는 Flap(나하시)은 지리적인 강점을 살린 반도체 제조장치의 수리 업무 등을 전개한다. 대만이나 한국 등의 반도체 업체로부터 수리가 필요한 장치를 들여와 그것을 수리/보전해 다시 돌려보내는 사업을 전개한다. 나하공항에 인접한 공장에서 수리하기 때문에 혼슈의 공장으로 육지 수송하는 경우와 비교해 비용이나 리드타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Flap은 나하공항에 인접한 자유무역 지역에 있는 오키나와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나하공항 서던 게이트) 내에 보세(保税) 공장을 갖고 있다. 이 거점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수리품을 통관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즉 관세/수입 소비세의 지불이 유보되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Flap의 모회사인 에이디디(ADD, 시즈오카현)가 Flap을 오키나와에 설립한 이유다.
현재 반도체의 고적층화나 미세화로 인해 대형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칠러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는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Flap은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전용 새로운 판로 개척을 진행한다. 오키나와의 국제물류특구 제도를 활용해 앞으로는 수리 뿐만이 아니라 신제품 제조도 시야에 넣는다.
-- 역시 산업 기반이 취약 --
오키나와현은 제도적 측면이나 지리적 조건에 강점이 있지만 당연히 단점도 있다. 우선, 저렴하고 안정된 전력이나 수자원 등 자원이 부족하다. 그리고 기업 간 연결고리가 약하고 산업의 에코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에 고용의 순환이나 기술의 축적이라는 면에서 과제가 있다.
전국 평균과 대비 오키나와현의 급여 수준이 낮은 것도 들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인건비를 낮게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우수한 인력 확보나 인력 유출을 막는다는 관점에서는 약점이 된다. OIST나 류큐대학, 오키나와 공업고등전문학교의 학생은 취직할 때 오키나와현 밖으로 나가는 경향이 있어, 많은 기업이 인재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오키나와현이나 내각부 오키나와종합사무국은 커뮤니티의 창출이나 기업과 교육기관의 연계 강화, 타지역으로부터의 기업 유치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도에는 반도체 관련 기업이나 교육기관의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한 '실리콘 비치 오키나와포럼'을 개최했다. 기업의 대응이나 대학에서의 인재육성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2024년도도 이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리콘 비치 구상의 실현에는 많은 과제가 있지만, 오키나와현의 지리적인 강점을 살리면 실현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OIST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장면에서 영어가 통하는 관광지이기도 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많은 인재를 끌어당기는 환경이 있다. 단순하지만 이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자연을 볼 때마다 기자는 반도체 산업 발전에 큰 가능성과 기대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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